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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건축도시 우화(寓話)] 포스트 코로나 시대 도시와 삶의 변화⑦ 도시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

[에듀인뉴스] 우화(寓話)는 장르적으로 보면 서사적인 것과 교훈적인 것이 절충된 단순 형식이라 할 수 있고, 그들이 가르치는 교훈은 비교적 저차원적인 사리 분별을 위한 것이나 우리 삶에 알아두면 좋은 실용주의적인 것입니다. 같은 형식으로 우리의 삶에서 뗄 수 없는 도시와 환경, 그를 이루는 많은 건물 안에 담겨있는 이야기와 일상에서 놓치고 살았던 작은 부분을 들여다보며 우리가 사는 도시와 건축에 관한 진솔한 물음을 던져보고자 합니다


[에듀인뉴스] Valérie Plante는 Covid-19 극복을 위한 글로벌 도시 네트워크 C-40와의 만남에서 도시 활성화를 위한 아이디어 중에 ‘15분 도시’가 언급이 되었다. C-40에는 밀라노, 로스앤젤레스, 멜버른, 뉴 올리언스, 로테르담, 시애틀, 프리 타운, 홍콩, 리스본, 메 데인, 서울이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15분 도시’ 아이디어는 시민의 6가지 주요 요구사항(주거, 생산, 병원, 공급, 교육, 여가)에 대한 접근성이 도보 또는 자전거로 최대 25분 안에 접근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흥미로운 방안이지만 현재 정말 이것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누구도 확실하게 답을 내놓을 수 없다.


솔직히 이러한 아이디어는 그리 새로운 것도 아니다. 이미 오레곤 주 포틀랜드와 멜버른을 포함한 전 세계 다른 도시에서 이미 확립된 개념인 ‘20분 지역’에 대해 수년간 다뤄 왔었다.


그러나 이 도시 개념이 다시금 언급되며 인기를 얻은 이유는 최근 터진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생긴 이동성의 제약이 커서 그렇다. 모든 생활권을 15분으로 줄인다는 아이디어는 밀도가 높은 파리와 같은 도시(서울 면적의 1/6)에서 더 쉽게 적용할 수 있다.


단순히 좁아서 일까? 그렇지 않다. 파리는 걷기도 좋지만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도 그다지 큰 불편함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15분 도시’의 주 아이디어인 걷기와 자전거 타기로의 이동이 현실화 되려면 그만큼 대중교통의 다양성을 확보해야만 한다. 또 엄청나게 면적이 큰 서울에 사는 우리의 현실에선 더욱 어렵다.


예를 들어 우리는 응급실이나 주치의를 보러 가는데 까지 걸리는 평균 시간이 단 2분인 파리의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또 학교는 종종 멀리 떨어져 있고, 쇼핑 지역은 주거 지역에서 떨어진 넓은 대로에 자주 세워지며 건강과 스포츠 서비스 시설의 수는 적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15분 도시’의 접근 방식을 달성하는 방법 중 하나는 특정 장소의 기능을 시간별로 변화 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지난주에도 언급한 교육시설의 복합화나 아니면 골목을 사용하여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변화 시키거나, 재택근무자들을 위한 도서관 개방(공공 작업 공간), 교회를 활용한 문화 장소의 유지 등이 그 예다.



시장의 움직임에 민감한 도시 생물체



이처럼 ‘15분 도시’의 도입은 분명 짧은 이동을 필요로 하는 판데믹 상황에서는 필요하지만 도입 후 앞으로 시민들은 점점 더 제한된 공간에서 점점 더 많은 일들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급자족이 가능한 소규모 이웃에 대한 아이디어가 매력적이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 도시의 모습은 때론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모든 도시의 인프라가 전부 다 똑같지 않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라, 매번 같은 상점, 같은 카페, 같은 바, 같은 레스토랑에서 보내는 모습을, 정말 답답하고 무엇보다도 더 좋은 음식과 서비스를 누리고 싶은 마음이 들것이다. 


15분 도시 개념 다이어그램– 그러나 모든 도시의 인프라의 질을 똑같이 맞출 수 없다.  (출처=http://www.moreno-web.net/the-15-minutes-city-for-a-new-chrono-urbanism-pr-carlos-moreno/)

시장의 형성은 늘 그렇다. 더 좋은 품질을 생산하는 쪽으로 돈과 시간을 들여 서비스를 누린다. 우리는 이 서비스를 빠른 시간에 누릴 수 있도록, 혹은 상품을 빨리 배송할 수 있도록 도로망과 도시는 형성되어 왔다. 사람들은 좋은 품질을 제공하는 곳을 찾아 여행을 떠나며 도심을 누리고 도시 전체가 나에게 속한다고 느낀다.


이것이 15분 도시 혹은 걷기 좋은 도시를 지향할 때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또 다른 축이 대중 교통의 배치인 이유다. 자동차 이외의 접근이 쉽지 않은 장소에는 어디든 가져야 하는 필수 조건이다. 


도시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체와 같다. 늘 필요를 느끼고 그를 채우기 위한 노력을 하기 때문이다. 도시의 요구와 필요가 다양해질수록 그에 따른 대안도 좀 더 복합적이고 포용력 있게 다뤄야 할 것이다.


유무종 프랑스 건축가
유무종 프랑스 건축가

유무종 프랑스 건축가, 도시설계사, 건축도시정책연구소(AUPL) 공동대표.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원 건축학 전공 후 프랑스 그르노블대학 Université Grenoble Alpes에서 도시학 석사졸업, 파리고등건축학교 Ecole spéciale d’architecture (그랑제꼴)에서 만장일치 합격과 félicitation으로 건축학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파리 건축설계회사 AREP Group에서 실무 후 현재 파리 건축사무소 Ateilier Patrick Coda에서 근무 중이며 건축도시정책연구소(AUPL) 공동대표로 활동 중이다.


그는 ”건물과 도시, 사람을 들여다보길 좋아하는 건축가입니다. 우리의 삶의 배경이 되는 건축과 도시의 이야기를 좀 더 쉽고 유용하게 나누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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