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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디지털교과서와 함께 시즌2] "집에서 외로울 아이들을 위해"...영어 전담교사의 디지털교과서 활용법은?

[에듀인뉴스] 2020년, 코로나19를 만난 인류는 삶의 방식을 바꾸기 시작했다. 많은 영역에서 비대면이 강조되면서 접촉은 금기시되다시피 했다. 학교 역시 교문이 닫히면서 수업 방식의 온라인화에 따라 온라인에 적합한 교수법과 수업 자료를 필요로 하게 되었다. 정부가 온라인 학습 격차를 줄이겠다며 태블릿 등 정보화 기기 보급에 나서면서 디지털교과서의 활용 가능성에 무게가 더해졌다. 또 학습공유플랫폼 ‘위두랑’이 전면에 등장하며 교사들의 원격 수업을 돕기 시작했다. <에듀인뉴스>는 위두랑을 운영하고 디지털교과서 정책을 다루며 현장을 지원하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과 함께 지난 한해 디지털교과서가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 2021학년도 수업 준비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맹준오 광주 송우초등학교 교사
맹준오 광주 송우초등학교 교사

광주광역시 송우초등학교는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한 디지털 리터러시 신장’이라는 주제로 2년 동안 디지털교과서 연구학교를 운영하면서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한 다양한 교육활동을 펼친 바 있다.


따라서 학생들의 스마트 기기 및 디지털교과서 활용 능력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으며, 가정 내 원격수업에 필요한 스마트 기기를 학생들에게 대여해 줄 수 있는 여건도 갖춰져 있다.


본인은 4학년, 6학년 영어 교담 교사로서 연초 원어민과의 협력 수업을 통해 되도록 많은 학생들이 원어민 영어 노출될 수 있도록 수업 계획을 세웠으나, 갑작스러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이러한 계획을 현실화하기 어렵게 되었다.


다른 교과와 달리 영어과는 교사의 언어 사용 시범이 필수적이고 과제 제시형 수업으로는 수업을 진행하는 데 한계를 느끼던 중,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한 수업 장면을 직접 녹화하여 이를 수업에 활용하게 되었다.


수업은 실제 원어민 협력수업과 마찬가지로, 한국인 교사와 원어민 교사가 수업 주제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이후, 교사의 지시에 따라 학생들이 핵심 단어와 문장을 익히고 따라 읽도록 하는 식으로 구성하였다.


또한 수업 중간 학습한 핵심 단어 및 문장을 디지털교과서 녹음기능을 이용하여 학생들이 스스로 녹음하고 이를 위두랑에 전송하도록 하여 학생들의 발화를 유도하고 배움을 확인하였으며, 아이들이 위두랑을 통해 질문을 올리면 이를 피드백하기도 하였다.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한 수업 녹화는 OBS 프로그램(Open Broadcaster Software)을 이용하였다.


OBS 프로그램의 최대 장점은 수업에 활용되는 디지털교과서 장면에 더하여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의 모습 또한 함께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영어는 발화자의 입모양뿐만 아니라 표정과 제스처 등 비언어적 표현에 따라서 이해도가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학생들의 수업 집중을 이끌고 목표 언어의 명확한 이해를 돕기 위해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들의 모습도 함께 영상에 담아서 제시하였다.


OBS 프로그램을 이용한 원어민 협력 수업 녹화 장면.(사진=맹준오 교사)
OBS 프로그램을 이용한 원어민 협력 수업 녹화 장면.(사진=맹준오 교사)

수업 영상의 공유는 YouTube를 활용하였다.


본교는 기본적으로 e학습터를 이용하여 학생들에게 수업 내용을 안내하고 있었는데, 녹화한 수업 영상은 용량 제한으로 e학습터에 바로 탑재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업 영상을 YouTube에 탑재 후, 링크를 공유하는 식으로 수업 콘텐츠를 제시하였다.


YouTube를 활용한 영상 업로드는 화질 저하가 다소 발생하지만 영상의 용량을 YouTube에서 자동으로 줄여준다는 점, 제작한 영상을 교사가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 저작권 침해 여부도 사전에 어느 정도 알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만, YouTube 링크를 직접 학생들에 제공한 경우에는 학생들이 수업 영상을 YouTube를 통해 시청할 때, 영상 화면 주변에 학생들의 주의를 분산시킬 수 있는 불필요한 영상들의 썸네일이 보여진다는 점이 수업을 방해할 수 있는 큰 요소였다.


따라서 YouTube에 탑재한 수업 영상을 교사 계정의 구글 프레젠테이션 속에 삽입하여 제공하는 과정을 한 번 더 거침으로써, 교사가 의도한 시청 환경 속에서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도록 이중 장치를 마련하였다.


또한 구글 프레젠테이션을 이용하면 수업 콘텐츠에 수정 사항이 발생했을 때, e학습터에서 해당 내용을 삭제하고 다시 올리는 등의 번거러움 없이 구글 계정을 이용해 수정하면 즉각 반영된다는 점도 큰 장점 중 하나였다.


구글 프레젠테이션을 통한 영상 게시.(사진=맹준오 교사)
구글 프레젠테이션을 통한 영상 게시.(사진=맹준오 교사)

우리 아이들은 원어민 선생님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특히 원어민 선생님이 교과서에 나온 영어 단어를 어눌한 우리말로 설명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업로드되는 날이면 가히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반응을 보면서 친구도 만날 수 없고 선생님도 볼 수 없는 우리 아이들이 참 외로웠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 한켠이 아련했다.


모두가 적응하기 힘든 시간이었다.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대로, 교사는 교사 나름대로 마치 휴전선을 앞에 둔 이산가족처럼 코로나19라는 벽을 두고 서로를 어떻게 만나야할 지 고민스러운 날 들이었다.


집에서 혼자 있을 외로운 아이들에게 최대한 생생하게 선생님과 학교의 모습을 전달해주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었다. 어렵다고 생각했고 두려움이 앞섰으나 막상 그렇지 않았다. 누구나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이 큰 법이니까.


아마 전국의 수많은 선생님들께서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시리라 생각한다. 나의 작고 평범한 경험이 어느 선생님의 특별한 아이디어가 되기를 바라는 작은 소망으로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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