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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인 현장] '흑백논리' 혁신 정책 "혁신을 위한 혁신이 필요하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에듀인뉴스] 정체성 없는 학생 참여형 수업이 슬로건만 요란한 채 교육과정과 엇박자를 내며 활성화되고 있다.


참여 수업이 길러내야 할 학생은 당연히 2015개정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다.


두뇌의 시대로 상징되는 4차 산업혁명사회에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고 융합하는 창의적 지식 역량을 갖춘 미래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참여 수업의 목적이다.


그러므로 공교육의 모든 수업은 어떤 수업이 되었든지 간에 이러한 창의·융합적 지식 생산을 할 수 있는 지식기반 중심의 다양한 수업들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현재 학생 참여형 수업이라는 혁신 슬로건은 과연 이러한 창의적 지식 생산이 가능한 수업을 담보하고 있는 정책인가.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학생 참여형 수업의 본래의 의미는 ‘지식과 기능의 깊이 있는 탐구를 위한 사고력과 탐구력 기능을 활성화 시키는 참여 수업’을 말한다.


그러나 혁신 슬로건으로 만들어진 수업을 보면 정반대의 참여형 수업들만 불티나게 활성화 되어 있다.


대부분의 참여 수업은 질이 보장되지 않는 흥미 중심의 토의·토론과 놀이와 신체활동으로 참여하는 수업들로 활성화 되어 있다.


참여 수업의 핵심인 지식과 기능의 깊이 있는 사고력과 탐구력 기능을 활성화 시키는 사고력 중심의 학생 참여형 수업은 찾아보기 어려운 상태다.


교사의 촘촘하고 정교한 가르침 활동이 혁신 슬로건에 의해 의도적으로 축소 소외된 채 학생들을 단편적인 재미로 참여시키는 기형적 구조의 활동중심수업들이 활성화되다보니 정작 2015개정교육과정이 지향하는 ‘깊게 생각하고 탐구하는 수업’은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학생들이 가장 싫어하는 수업으로 전락되어 있다.


수업 혁신 정책의 학생 참여형 수업이 활성화 될수록 교육과정 중심의 지식과 탐구력과 사고력 증진의 학생 참여형 수업은 멀어지고 있다는 역설이다. 교육과정과 미스매치 되고 있는 수업 혁신 정책에 대한 반성적 성찰이 필요한 지점이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수업 혁신의 목적은 교사와 학생 모두가 동반 성장하는 성장 중심의 교단 문화를 만드는 데 있다.


그러나 현재의 혁신 슬로건에는 수업의 두 주체인 교사와 학생이 질적 동반 성장을 추구하며 자신의 고유 역할인 가르침과 배움에 대해 책임감 있게 행동하도록 하는 균형 잡힌 슬로건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슬로건은 교사와 학생 서로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힘의 균형을 깨뜨리는 데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만약 혁신 정책이 수업과 평가의 질 개선이나 균형 감각을 갖춘 교사 전문성을 지향했다면 정책 슬로건에 사용되는 전선의 이동 방향 또한 현재와 같은 단편적인 좌우 개념의 이분법적인 용어들을 사용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교사 전문성의 시각을 질적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위 아래로 깊이 있게 심화시키고 의식을 확장시켜주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면, 지금처럼 흑백논리로 작동되는 이분법적 슬로건 용어를 만들 수는 없기 때문이다.


수업에서 교사와 학생의 역할이 대립각으로 배치됨으로써 수업의 균형을 깨뜨리는 슬로건들이 활성화 되어 있다는 점은 가르치는 전문가인 교사 입장에서는 심각하게 생각해볼 점이다.


학생 주도라는 혁신 슬로건에 의해 수업에서 교사 역할이 의도적으로 축소되고 학생의 활동이 활발해진다는 의미 하나 만을 가지고 학생의 학습경험의 질이나 교사 자신의 교수학습 질 이 저절로 개선될 것이라고 믿는 교사는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러한 이분법적인 혁신 슬로건들은 정책의 섬세함과 구체성의 결핍은 물론 용어적 한계까지 갖고 있는 슬로건임을 볼 때 2015개정 교육과정이 지향하는 ‘질 개선된 탐구중심의 학생참여형 수업’이나 이를 통해 창의융합형 인재를 길러내는 수업 설계와는 별 관계가 없는 정책들이라 하겠다.


수업과 교육의 기본을 잃고 용어와 새로움만을 쫓는 수업 혁신 정책은 대부분 실패로 끝난다.


기존 정책이 갖고 있는 단점과 부작용은 그대로 둔 채 기존 정책과는 상반되는 개념인 용어 한두 개를 수업과 평가 영역에 혁신적으로 추가하고 유행시킨다고 해서 수업 혁신 정책이 성공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모든 혁신은 현재의 혁신에서 빠져나오는 순간 완성된다. 수업혁신 또한 그러하다.


혁신에 혁신을 수없이 거듭하는 마르지 않는 샘물 같은 혁신 정책으로는 어떠한 안정적인 교단문화도 창출할 수 없다.


오히려 계속되는 혁신은 정책이 처음 출발한 원래의 자리를 기억하지 못함으로써 수업 혁신의 방향을 잃을 확률 또한 크다. 방향을 잃은 혁신은 혁신을 혁신해야 한다는 또 다른 혁신 정책의 대상이 될 뿐이다.


혁신은 할수록 새로운 혁신이 필요하다는 교단의 무한 혁신론자로서 ‘불안정성 교단’ 문화 추구가 목적이 아니라면 2021년 수업혁신정책들은 지금의 이분법적인 혁신의 늪에서 과감히 빠져나오길 바래본다.


교사와 학생의 가르침 전문성과 배움 전문성에 기반한 두 주체의 역할과 책임으로 교단이 안정될 때 수업은 저절로 혁신되는 것이지 절반의 가치가 지향하는 반쪽짜리 슬로건들에 의해 혁신되는 무지한 수업 현장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떠한 정책도 완벽한 정책이 없다는 것을 안다면 지금 유행하는 흑백논리로 진행되는 혁신 정책들 또한 적당한 때가 되면 퇴장은 불가피하다.


교육이 추구하는 균형적 가치와 거리가 먼 정책일수록 교사 전문성과 비판적 시각에 의해 퇴출당하는 퇴장의 시기는 빠를 것이라 본다.


송미나 한국유초등수석교사회장/ 광주 대반초 수석교사
송미나 한국유초등수석교사회장/ 광주 대반초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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