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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0
[박석희의 교육원정대] 2월, 이맘때 학교는...

[에듀인뉴스] 교사는 교육 전문가로 교육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배웠지만 그 누구도 교육이 무엇인지 알려준 사람이 없었습니다. 

교육이라는 절대반지를 찾기 위해 뜻이 맞는 동료들을 모아 교육원정대를 결성해 모험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박석희 선생님과 함께 떠나보실까요?



2월 중순이다. 보통 이맘때가 되면 선생님들은 아쉬운 겨울 방학을 뒤로하고 학교에 모여 새 업무를 인수하며 새 학년도를 준비한다. 방학 중에 학기 운영이 바빠 미뤄왔던 각종 연수와 자기 연찬에 몰두하다 이 시기를 맞닥뜨리면 선생님들은 다시 학기 운영의 현실로 돌아온다. 


이때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3월 첫 주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아이들과 함께할 1년의 시간, 새로운 교육과정 운영의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너무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것들을 결정해야 하므로 방학 동안 자신의 교육관, 교사로서의 발전 방향과 같은 추상적인 것들을 고민하다가도 이 시기가 되면 구체적인 문제들을 현실적으로 고민하고 빠르게 선택해야 한다.


먼저 1년 동안 선생님들의 희비를 가르는 것은 학교에서 어떤 업무를 맡느냐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선생님들은 한 학급의 아이들과 1년을 함께 하는 담임교사가 되느냐 특정 학년들을 대상으로 몇 개의 과목을 전문적으로 수업하는 교과전담 교사가 되느냐에 따라 아주 다른 1년을 맞이하게 된다. 


그러나 담임교사나 전담교사가 되어 학생들에게 좋은 수업을 해야 하는 것은 모든 교사에게 기본적으로 주어진 일이지 특별한 일은 아니다. 


보통 담임교사는 학생들의 생활 전반을 다루는 상담과 생활지도의 책임과 각종 학급의 관리를 책임져야 해서 학생들에 관련해 더 많은 지도책임이 따르므로 전담 교사에게 더 많은 업무가 주어지는 경우가 있다. 


어떤 경우에는 특정 교과에 더 많은 전문성이 있어 더 나은 교과 수업을 제공할 수 있는 이가 아니라 누가 더 많은 업무를 담당해야 하느냐로 인해 교과 전담교사가 결정되는 경우도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 교사의 본분인데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보다 학교의 업무 분배가 더 우선시되는 것이 쉽게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현장에선 수업은 어떻게든 교실에서 학생들과 시간을 때우면 그만인데, 학교 업무는 업무 담당자가 없으면 학교 기능이 원활히 돌아가지 않게 되기 때문에 담당 업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다. 


이때 내부에서 보는 교직관은 학생들을 더 좋게 가르치고 바르게 성장하려는 교육자라기보다는 학교라는 조직의 기능을 분담해 맡는 주무관 혹은 계원의 모습에 가깝다. 


어쨌든 교사는 학교를 통해 일하고 학교를 통해 교육 기능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학생들과 어떻게 의사소통하고 교류하는지, 어떤 수업이 더 훌륭한 수업이고 선생님들이 어떤 수업을 어떻게 훌륭하게 해내는지는 바로바로 알기 힘들지만 누가 업무를 적게 하고 많이 하는 것은 한눈에 보이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학교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가 선생님으로서의 능력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교사가 수업과 강의, 평가에만 집중하여 사교육이나 기타 민간 교육기관과 경쟁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이러한 현실은 굉장히 낯설지도 모르겠다.


보통 학교를 옮길 경우, 자신이 무슨 업무를 맡는지는 학교 홈페이지나 전입 학교 교장, 교감 선생님의 전화로 알게 될 수도 있다.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스스로 준비되지 못한 업무를 맡게 될 수도 있다. 


1년의 교육과정 운영, 학생들을 지도하는 일도 굉장히 많은 연구와 품이 드는 일인데, 학교 운영에 참여해 기능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동시에 교사 본연의 교육과 지도와 조화를 이루려면 스스로 어떻게 균형을 찾고 교육자로서 자신의 역할에 최대한 침해가 되지 않게 조율을 할 수 있을지 미리 파악하고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부딪히기 전에 미리 알기는 어려운 일이고, 새 교육과정을 연구하고 준비하며 병행하기는 더욱 어려운 일이다. 선생님들이 학교의 업무를 부담하기 힘들어하고 교육 활동과 관계없는 업무를 분담하기 거부하기 시작한 것은 무리한 일이 아니다.


규정과 업무 매뉴얼, 학교 업무의 관행 등을 알고 앞으로 학교 업무를 어떤 리듬에 따라 해나가면 되겠다며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사실 정말 중요한 것은 앞서 말한 것처럼 새 학생들과 만나 어떤 교육과정을 운영하느냐다. 


특히 학교 시간표를 만들고 이리저리 시수를 맞추어 나가면서 학교가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지 알아가고 어떤 행사들이 기다리고 있는지를 파악한 다음 그 바탕에 학급과 전담 교과의 교육과정을 끼워 넣어야 한다. 여기에는 학기에 어떻게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을 평가하고 그를 위해 어떤 프로젝트 활동과 교과 활동을 연계할지를 미리 연구하고 계획하는 것도 포함된다.


이 모든 일이 빠르면 3일 안에 결정된다. 그래서 이맘때의 학교는 정말 밀도 있는 시간을 가지며 선생님들은 스트레스 속에 하루하루를 보낸다. 경력이 얼마 안 된 선생님이나 갑자기 서툰 일들을 맡게 된 선생님들은 새로운 환경에서 크게 당황하게 될 수 있다. 


녹초가 된 심신을 잠시의 휴식으로 치유하고 더 나은 교사가 되기 위한 짧은 준비의 시간을 가지다가 다시 새로운 모험을 향해 떠나야 될 시간이 왔다. 새로운 일과 새로운 수업들을 맞이하고 떨리면서 설레기도 한다.


선생님과 학생들 모두 새로운 1년을 준비하는 2월 말. 모든 교육 가족들을 응원한다.


박석희 경기 마산초 교사
박석희 경기 마산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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