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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팡 교육뉴스] 학습의 의미 - 진학사 홍성수의 바른 공부


공자님의 말씀이 기록된 논어는 “學而時習之 不亦說乎(학이시습지 불역열호)”로 시작됩니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뜻인데, 사실 저처럼 배우고 익히는 과정이 기쁘기는 커녕 괴롭거나 불편하게 느껴져 문장의 의미가 잘 와 닿지 않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 문장에서 “學(학)”과 “習(습)”을 따와 “배우고 익히다”라는 의미의 “학습”이라는 단어가 나왔죠. 그러면 “學(학)”이라는 글자는 어떻게 배운다는 의미를 가지게 되었으며, “習(습)”이라는 글자는 어떻게 익힌다라는 의미를 가지게 되었을까요. 여러 해석이 있지만, 그 중 제 마음에 가장 남는 해석은 이렇습니다.

“學(학)”은 사람이 책상에서 두 손으로 책을 잡고 있는 모습에서 유래했다는 설이죠. 글자 윗부분의 양편에 있는 모습은 손(手)을 뜻하는 것이고, 그 손 안에 든 것이 책인 것이죠. 어떤 해석은 사람이 깍지를 끼고 서로 교우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또 다른 여러 해석들도 있죠. 하지만 대체로 무언가로부터, 그것이 책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일 수도 있고, 배우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스스로 성찰하거나 깨닫거나 하는 것은 아니죠. 많은 학생들이 이런 “學(학)”에 있어서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학교 수업을 통해서도 경험할 수 있고, 학원이나 과외도 가능하죠. 또 인터넷 강의를 통해서도 뛰어난 강의력을 가진 선생님들을 시간이나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고 얼마든지 만날 수 있습니다. 때문에 “學(학)”에 있어서 만큼은 많은 학생들이 잘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수업시간에 집중을 하지 않거나 인터넷 강의를 들으면서 딴짓을 하는 학생들도 있긴 하지만요.

하지만 학생들을 상담하다 보면 아쉬움이 크게 남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이런 “學(학)” 만으로 학습이 완성되었다고 여기는 것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학습”이라는 단어는 “習(습)”으로서 마무리가 되죠. “習(습)” 역시도 여러 해석이 있는데, 대체로 글자의 윗부분에 해당하는 “羽(우)”는 새의 날개, 깃털을 형상한다는 것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글자의 모양을 보면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죠. 글자의 아랫부분에 해당하는 “白(백)”에는 해석의 차이가 있는데 원래는 “日(일)”이었지만 지금처럼 변했다고 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두 글자의 의미를 합치면 매일매일(日) 꾸준히 날개짓(羽)을 하며 새가 나는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는 뜻이죠. 어떤 동물들은 태어나자 마자 걷기도 하고 또 헤엄치기도 하지만 사람은 태어나고 백일 이상이 지나야 겨우 뒤집거나 기는 것이 가능해지죠. 새 역시 태어나자 마자 바로 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미의 먹이를 받아먹으면서도, 편안히 자기 위해 자리를 조금 옮기면서도, 계속해서 날개짓을 하며 근육을 키우고, 이것을 매일매일 연습하다 보니 결국은 비행이 가능해집니다.

그런데 학생들은 배우는 것에는 많은 시간을 사용하지만, 익히는 것에는 필요한 만큼을 투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시간을 학습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이죠. “왜 이번에는 지난 중간고사 보다 공부를 많이 했는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았지?”와 같은 의문을 가지는 학생들이 많이 있지요. 하지만 안 다니던 수학 학원을 다니거나, 인강을 추가로 더 듣거나 하는 것만으로는 내가 바라는 만큼의 효과를 얻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현재 성적에 불만족스러운 점이 있다면 배운 것들을 내 것으로 만드는 시간을 더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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