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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제4차 산업혁명이 학생, 교사, 학교의 희망이다

[조전혁 교육칼럼] 제4차 산업혁명이 학생, 교사, 학교의 희망이다

사진 조전혁 위원장.
사진 조전혁 위원장.

[에듀인뉴스=황윤서 기자]


"제4차 산업혁명은 인류 삶의 모든 분야를 급속히 바꾸고 있다. 전통적인 학교교육에 급속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 발 에듀테크 기술혁신은 교육보다 학습, 티칭보다 코칭으로 교육계의 습속(norma)를 변화시켰다. 학교와 교사가 새로운 습속에 빠르게 동화해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 삶을 새로 규정하는 가장 파워풀한 변화


‘제4차 산업혁명’이 빠르게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은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세계경제포럼의 창립자인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이 2016년 포럼에서 최초로 주창한 개념이다. 제4차 산업혁명은 인류 삶의 모든 것이 디지털로 전환하는 문명사적인 혁명을 칭한다. 만들어진지 불과 5년에 불과한 이 용어는 어느새 인류의 삶을 새로 규정하는 가장 파워풀한 개념이 됐다.


인류가 경험한 모든 산업혁명은 “기술발달이 촉발한 ‘문명적 전환’의 과정과 결과”를 말한다. 제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기술 발달이 만들고 있는 가장 상업적인 분야부터 가장 공적인 분야까지 광범위한 변화의 물결을 만들고 있다. 변화의 물결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분야에 따라 다르지만 이러한 변화가 갓 시작되는 분야가 있는가 하면 이미 해당분야의 '습속(norma)'을 바꾸어 놓은 분야도 있다.


 


인공지능이 수천년 전통의 바둑을 단숨에 바꾸다


2016년 3월 15일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바둑천재 이세돌을 꺾었다. 비단 바둑관계자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바둑과 같은 고도의 지적(知的)인 ‘마인드 스포츠’에서 기계가 인간을 이길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이었다. 그로부터 1년여 후 알파고는 더욱 강한 기력(棋力)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중국의 커제(柯洁)마저 가볍게 제압했다. 세계적인 두 기사는 인공지능에게 너무나 무기력하게 패했다.


알파고가 이세돌과 커제를 꺾은 것은 하나의 사건에 불과했지만 그 사건은 바둑계 전체의 의식과 문화를 단숨에 바꾸어버렸다. 수천년의 전통을 가진 바둑이라는 게임에 있어서 인간이 인공지능의 착수를 연구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즉 대국에 있어서 “인공지능이라면 어떻게 둘 것인가?”가 최대의 과제가 됐다. 대국 해설에 있어서도 인공지능의 승률예측 시스템을 참고로 하는 것이 기본이 된 지 오래다. 프로기사들은 이제 인공지능 선생님의 지도(?) 아래 바둑을 학습하고 연구한다. 인공지능은 불과 2~3년 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바둑계의 기술적, 문화적 표준이 됐다.


 


제4차 산업혁명 발 교육 혁신, 발 빠른 선진국, 갈길 먼 한국


많은 전문가들이 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메타버스(Metaverse) 등 제4차 산업혁명이 핵심 기술들이 인간의 학습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들 기술을 응용한 많은 실험이 진행돼 왔고 또 진행되고 있다. 이미 검증이 끝나 교육과 학습의 현장에 훌륭하게 적용되고 있는 프로젝트들도 다수 있다. 영국의 경우에는 제4차 산업기술로 무장한 수백 개의 스타트업 기업들이 학교교육의 현장에 혁신적 교육수단을 제공하고 있다. 기술 혁신이 바둑 분야의 습속을 혁명적으로 바꾸었듯이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은 공교육, 민간교육 구분 없이 교육과 학습 분야의 습속이 빠르게 바뀌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변화가 제한적이다. 대학과 연관이 있는 소수의 고등학교 정도에서 소규모의 실험이 갓 시작됐을 뿐이다. 오히려 지자체가 더 적극적인 곳이 많다. 서초구, 평택시, 포항시 등은 맞춤형 교육 플랫폼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수행률’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으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소득간 교육격차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변화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미국과 영국에 비하면(심지어 인도네시아에 비교해도) 우리의 혁신은 너무나 초라하다.


지자체가 학교 교육청보다 오히려 적극적?


주목할 것은 서초구, 평택시, 포항시 등 지자체가 제공하는 맞춤형 교육 플랫폼에 참여하는 주체가 ‘민간’ 에듀테크 기업들이라는 점이다. 정작 교육정책의 직접적인 담당자가 아닌 지자체들은 이렇게 적극적인데, 시‧도교육청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답은 의외로 엉뚱한 데 있었다. 소위 교육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진보(?) 단체와 전교조 등 교육계 기득권층 세력의 강한 반대다. “공교육을 사교육에 맡길 셈인가?”라는 거부가 그 답이다.


반대와 거부의 명분이 너무나 빈약하다 못해 ‘허접’하다. 공교육을 사교육에 맡기겠냐며 항변하는 분들은 자기 자식에게 그 흔한 방문학습지조차 안 시키는지 묻고 싶다. 자기 자식을 사교육의 표상인 학원에 안 보내는지 묻고 싶다. “공(公)은 선(善), 사(私)는 악(惡)”이라는 이분법적 구호를 외치며 매사를 공과 사로 나눠 갈라치기해 남는 것은 무엇인가? 학생과 학부모는 흑모백묘(黑苗白描)다. 내가 잘 배우고, 내 아이가 잘 배우면 그것이 선이다. 잘 가르치면 학원강사도 존경받고, 못 가르치면 학교 선생님도 무시당한다.


산업혁명의 선두주자였던 영국이 자동차 산업에서 미국과 독일에 뒤쳐진 이유가 있다. 마부들의 기득권에 무릎 꿇어 제정한 ‘붉은 깃발법(red flag act)’ 때문이었다. 영국의 도로들을 속속들이 잘 아는 마부들이 자동차 운전기사로 재빠르게 혁신했다면 영국의 자동차 산업을 오랜 기간 세계를 제패했을지 모를 일이다. 나는 우리 선생님들이 백 수십년 전 영국 마부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우리나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들이 영국 정부의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를 바란다.


선생님이 다시 존경받을 기회, 교육에서 학습으로, 티칭에서 코칭으로


제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교육이 학습으로, 티칭(teaching)이 코칭(coaching)으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다. 이 변화는 조만간 교육계의 새로운 습속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요즈음의 학생, 젊은이들이 쓰는 ‘솔까’라는 말이 있다. “솔직히 까놓고 말하자”란 뜻이란다. 솔까, 요즈음 학생들에게 존경받는 선생님이 몇이나 되나. 존경은커녕, 무시당하고 멸시당하는 교사가 한 둘이 아니다. 나는 티칭에서 코칭의 시대로 바뀌면서 코치로서의 교사가 다시 존경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가 AI와 빅데이터라는 초현대식 무기(?)를 교사에게 쥐어줘야 한다. 교사들도 재래식 무기는 버리고 적극적으로 초현대 무기를 요구해야 한다. 그것이 학생이 살고, 교사가 살고, 학교가 살고 나아가 대한민국이 살 길이다.


 



◇ 조전혁 위원장은?



-인천대, 명지대에서 경제학을 가르친 경제학자이자 교육자 , 자유교육연합 대표와 이사장을 지낸 교육활동가. 


-18대 국회의원으로 현재 서울시 오세훈 시장의 특별자문기구인 서울혁신공정교육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


-2~30대 젊은 보수정치인 양성기관인 청아(淸芽)정치학교 설립, 학생주임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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