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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뉴스

[에듀팡 요즘자녀] 위험천만한 아이들의 ‘기절 놀이’

[서민수 경찰관의 '요즘 자녀學']위험천만한 아이들의 ‘기절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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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가 다시 유행하고 있어 큰일입니다. 게다가 아이들의 생활에서도 조금씩 참을성이 무너지는 현상들이 속속 보이고 있습니다. 방콕만 하다 보니 몸이 근질근질할 만도 하지만 그렇다고 아빠 차를 가지고 새벽에 운전 놀이를 하고,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민식이법 놀이를 서슴지 않는 건, 대단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또 최근에는 남자아이들이 또래 여학생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야한 소설을 지어내는 일명 ‘알페스 놀이’까지 등장했습니다. 아이들은 생각만 해도 아찔한 행동을 단순한 놀이라고 말하니 이를 어쩌면 좋을까요. 마치 고구마 서너 개를 한 번에 꿀꺽 삼킨 느낌이 드는 건 기분 탓만은 아닐 겁니다.

게임과 소셜미디어가 아이들의 놀이를 완벽하게 대체해줄 것 같았지만, 아이들의 게임기 콘솔이 자동차 핸들을 대신하진 못한 듯합니다. 사실 아이들은 무릎이 좀 까지더라도 운동장에서 흙먼지를 일으키며 친구들과 땀을 흘려야 하는 게 맞았습니다. 지금이라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놀이 문화를 만들어주는 정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며칠 전이었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중학생 아이들이 또래 아이의 목을 조르고 신체 부위를 만지는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었습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도로가 연결된 상가 건물 앞에서 중학생으로 보이는 아이 서너 명이 모여있고, 그중 덩치 큰 한 남학생이 또래 남자아이의 목을 졸라 기절시키는 영상이 담겨 있었죠. 놀라운 건, 남학생이 기절 당하고 있는데도 주변 아이들은 구경만 하고 있었고 또, 그중 한 여학생은 담배를 피우며 피해 남학생의 신체 부위를 아무렇지 않게 만지는 장면까지 담겨 있었습니다. 영상은 단지 아이들의 잘못된 기절 놀이뿐 아니라 잘못된 성 문화와 방관자의 모습까지 담고 있었습니다.

일단, 기절 놀이에 사용하는 ‘초크(Choke)’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죠. 아이들 사이에서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초크’는 격투기에서 상대를 제압하여 기절시킬 때 주로 사용하는 전문 기술 중 하나입니다. 다시 말해, 기술의 이해가 부족하면 자칫 무고한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는 위험천만한 기술이죠. 전문가에 따르면, ‘초크’는 경동맥을 압박하여 상대를 기절시키는 기술이라고 합니다. 경동맥은 심장에서 뇌로 혈액을 공급해주는 혈관인데, 그 경동맥에 정확하게 기술이 걸렸을 경우 3~10초 사이에 혈액이 뇌로 가지 못하도록 막으면 산소 결핍으로 순간 의식을 잃게 된다더군요. 다시 말해, 조르는 시간을 지키지 못하면 자칫 신체와 생명에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기절 놀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괴롭힘’과 ‘일탈’이라는 두 가지 관점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괴롭힘’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기절 놀이’는 엄연히 폭력입니다. 아이들의 일상이 또래 집단을 벗어날 수 없듯이 또래 집단 사이에서 ‘기절 놀이’가 시작되고 성행하는 특성이 있죠. 하지만 괴롭힘의 관점에서 보자면 ‘기절 놀이’는 절대 놀이가 될 수 없습니다. 기절을 당하는 아이는 계속해서 기절을 당하고, 기절을 시키는 아이는 계속해서 기절만 시키는 역할을 맡습니다. 일종의 서열이 정한 역할의 횡포인 셈이죠. 다시 말해, 가·피해 학생 모두 장난이었다고 말하지만, 그 안에는 서열과 위계에서 비롯된 어쩔 수 없는 장난이 작동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물어보면 간단하게 알 수 있습니다. ‘기절 놀이’가 장난이었다고 말한다면, 피해당한 아이가 가해한 아이에게도 기절을 시킨 적이 있는지를 물으면 상황은 쉽게 이해가 됩니다. 정말 장난이었다면 서로 같이해야 하지만 대부분 폭력으로 이용되는 ‘기절 놀이’는 일방적으로 당하는 아이만 당하는 특성을 가지거든요.

두 번째는 ‘일탈’의 행위로 ‘기절 놀이’를 한다는 사실입니다. 보통 우리는 아이들의 일탈을 ‘비행’으로 한정하는 경우가 더러 있죠. 하지만 요즘 아이들의 특성을 보면, 소셜미디어에서 ‘일탈 계정’를 만들어 자신의 신체 부위를 과감히 드러내고, 날카로운 도구로 자신의 신체를 자해하며 또, 스스로 욕실 수건 등으로 자신의 목을 압박하는 행위 또한 ‘일탈’의 개념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아이들의 특성이 복잡하고 다양하게 변하는 것처럼 ‘일탈’의 유형도 변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아이가 무료함과 우울함을 이겨내지 못해 정체성을 잃게 되고, 자아가 분리된 아이는 자아가 자신의 몸 밖으로 벗어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여기에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해 물건으로 신체를 건드려보거나 감각을 찾아보는 행동을 하게 되죠. 다시 말해, ‘일탈’은 스스로 자신의 자아를 간절하게 찾아가는 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아이들의 기절 놀이 또한 대중 매체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2000년대 초 인터넷과 각종 대중 매체는 ‘K1’이라는 신종 격투기 대회가 붐을 일었습니다.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다 보니 외국 무술인 ‘주짓수’, ‘가라데’ 등 각종 해외 격투기를 보는 게 즐거움이었죠. 당시 아이들은 격투기를 보지 않으면 또래 아이들끼리 나누는 대화에 낄 수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인터넷과 TV에서는 격투기에서 사용하는 ‘초크’ 즉, 상대의 목을 졸라 기절시키는 기술이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장난 문화로 스며들었습니다. 그러고서 몇 년 사이 ‘K1’은 사라지고 2010년 들어 ‘UFC’라는 더 강력한 신종 격투기 대회가 다시 인기를 끌었죠. 다시 말해, 아이들이 소비하는 콘텐츠에는 신체 부위가 부러지고 섬뜩하게 기절시키는 격투기 대회가 아이들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으로 자리 잡은 게 주요 원인일 수 있습니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한 언론 칼럼에서 기절 놀이를 가리켜 “과다한 컴퓨터 게임이나 자극적인 매체 등의 탓에 자극 역치가 높아져서 웬만한 자극보다 더 강렬한 자극에서 흥분을 느끼게 되어 버린 우리 아이들의 생활을 반영한다”라고 주장하며, “아이들은 경쟁적이고 스트레스가 많은 일상에서 일과 놀이가 균형 잡힌 생활,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생활이 성인이나 아이들 모두에게 점차 중요하다”라고 했습니다. 코로나가 다시 역주행하는 요즘, 아이들의 기절 놀이는 부모의 관심목록에 추가되어야 합니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우리 아이의 일상을 살펴봐 주세요. 뛰어놀아야 할 아이가 집에만 있는 걸 아이들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부모가 바쁜 것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방콕만 하는 아이를 더는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되는 것도 기억할 필요가 있죠.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학교는 아이들의 학력차를 걱정하고, 경찰은 사이버 범죄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또, 의학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신체·정신 발달에 큰 우려를 갖고 있죠. 지금 아이들의 근육은 코로나 이전보다 약해진 게 사실입니다. 아이들의 놀이 문화를 회복하는 건, 결국 아이의 신체와 정신을 발달시키는 지극히 정상적인 궤도입니다. 이번 글을 통해 지금 부모가 아이를 위해 해야 할 건, 아이가 친구들과 건강하게 놀 수 있도록 도와주든지 아니면, 부모가 아이와 같이 놀아주는 게 필요하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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