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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팡 교육칼럼]수학, 책 속에 길이 있다

[교육 칼럼]수학, 책 속에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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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트 아인슈타인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로 손꼽히는 리처드 파인만은 자신의 자서전에서 이렇게 술회했습니다.

“나는 증명이 필요한 수학 정리를 마주하면 우선 그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이미지, 예를 들어 공 하나를 떠올립니다. 추론이 진행됨에 따라 그 공에 색깔이 입혀지기도 하고, 공에 털이 나기도 합니다. 과정이 모두 마쳐지면 내 머릿속에는 괴상하게 털이 듬성듬성 박힌 핑크색 공이 남게 되고, 이것을 다시 조건에 맞게 수식으로 번역하면 그것이 바로 제가 찾아낸 답입니다.”

파인만의 이 고백은 바로 수학 분야에서 ‘형상화’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형상화’란 언어, 수식, 기호 등으로 표현된 명제로부터 마음속에 심상을 떠올리는 것을 말합니다. 창조적 사고를 낳는 13가지 생각 도구를 탐구한 루트번스타인 부부는 자신들의 저서 ‘생각의 탄생’에서, ‘형상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독서를 강조했습니다. 우리는 책을 읽으며 책에 서술된 내용에 대응되는 이미지와 소리 등과 같은 감각적 심상을 떠올리게 됩니다. 학생 시절의 꾸준한 독서야말로 이러한 ‘형상화’ 능력을 갖추는 첩경임을 루트번스타인 부부 역시 갈파했던 것이지요.

독서가 수학적 사고를 키워내는 데 있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유추’의 사고 능력과 관련이 있습니다. 보트를 타고가다 강물에 모자를 빠뜨린 사람에 대한 유명한 수학 문제를 하나 볼까요. 어떤 사람이 강에서 보트의 노를 저어 시속 3km로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의 노 젓는 속도는 강물의 속도보다 시속 2km 빠릅니다. 그는 모자를 강에 빠뜨렸지만 30분이 지나서야 모자가 없음을 깨닫습니다. 보트를 돌려 지금까지와 같은 속도로 노를 저어가 모자를 집어온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정답은 30분입니다.

초등 고학년 수학시간에 배우는 속도와 거리, 시간의 관계에 대한 기본 개념을 바탕으로 꼼꼼히 수식을 전개해 나가면 풀 수 있는 문제입니다만, 의외로 중학생들조차 풀어내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유추’의 힘을 빌린다면 이 문제는 매우 간단히 풀립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기차 안에서 기차와 반대방향으로 객차 통로를 걸어가다 모자를 떨어뜨린 승객이, 30분이 지나서야 모자가 없어진 걸 깨닫고 방향을 돌려 객차 통로를 앞서와 같은 속도로 되짚어 간다면, 얼마나 더 걸어야 할까요? 답은 물론 30분입니다. 바로 흐르는 강물이 움직이는 기차에, 이동하는 보트가 기차 안에서 이동하는 승객에 대응되는 것을 떠올리는 것, 이것이 바로 ‘유추’입니다.

‘유추’란 두 대상 간의 유사성을 바탕으로 미지의 사실을 추론해 나가는 사고 능력을 의미합니다. 놀랍게도 소설과 같은 문학 작품에서 우리가 자주 마주치는 ‘은유’야 말로 서로 다른 대상의 유사성을 포착하여 그 숨겨진 닮음을 찾아내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바로 전형적인 ‘유추’에 해당되는 것입니다. 문학 작품의 탐독의 과정이 수준 높은 수학적 사고와 아이디어를 가능케 하는 과정이기도 한 것이지요.

그 때문일까요? 2017학년도 수능 만점자인 이영래 군은 한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풍부한 독서를 통해 유추의 사고능력을 키워온 것”이 바로 수능 만점의 비결이었다고 고백한 바 있습니다.

“수학에 왕도는 없다!“ 고대 그리스의 수학지 유클리드가 자신에게 기하학을 배우던 프톨레마이오스 1세에게 한 말입니다. 물론, 수학에 왕도는 없습니다. 그러나 바로 책 속에 수학을 위한 길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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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연 리딩엠 평촌교육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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