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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팡 게임뉴스]부모가 바뀐 ‘게임 정책’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서민수 경찰관의 '요즘 자녀學']부모가 바뀐 ‘게임 정책’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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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중국 정부가 ‘인터넷 게임’을 ‘디지털 아편’에 비유하며 게임 정책을 발표해 전 세계 게임 사용자들이 충격에 빠졌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 8월 30일, 18세 미만 청소년들의 게임 시간을 금, 토, 일 휴일에만 할 수 있도록 정책을 내놓았죠. 더 놀라운 건, 아이들의 게임 시간을 고작 ‘1시간’으로 묶었다는 겁니다. 이 정책 때문에 일부 학부모들은 ‘좋은 정책’이라며 박수를 보냈고, 일부 아이들은 ‘말도 안 되는 정책’이라며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중국 언론들은 이번 ‘게임 규제’를 앞다퉈 보도하며 찬성과 반대 의견들을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찬성 뜻을 밝힌 한 부모는 매체를 통해 “정말 좋아요. 아내와 저는 둘 다 일이 바빠 집에 늦게 들어가기 때문에 아이가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게임을 하는 걸 통제할 수 없었거든요.”라며 정부의 손을 들어준 반면,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뉴스 댓글 창에 정부를 비난하는 글을 쏟아내기도 했죠. 심지어 한 아이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댓글 창에 “내가 밥 먹는 거와 화장실 가는 건 왜 규제하지 않느냐?”라며 거친 항의까지 했습니다.

많은 부모님이 게임에 빠진 아이 때문에 한두 번은 ‘등짝 스매싱’을 날려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부모라면 아이를 키우면서 흔히 거치는 과정이죠. 공교롭게도 중국 정부의 발표가 있기 며칠 전, 우리 정부도 아이들의 ‘게임 정책’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정부 발표를 모르는 부모님들이 많더군요. 그러니까 이번 게임 정책이 당장 우리 아이와 직결되는 사안인데도 대부분 부모님이 관심이 없어 당황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만 16세 미만의 청소년에 대해서 2011년 11월 20일부터 셧다운제도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셧다운제도'란, '청소년 보호법'에 따라 인터넷 게임 제공자가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 게임을 제공할 수 없게 만든 제도를 말하죠. 그러니까 지금까지 초·중학생들은 사실상 자기 신분으로는 새벽 시간에 컴퓨터로 게임을 할 수 없었던 겁니다. 덕분에 부모님들은 집에서 아이와 끈질긴 실랑이를 하지 않아도 됐죠. 법이 그렇다는데 아이에게 이보다 더 확실한 설명은 없었던 겁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지난 8월 25일,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제15차 ‘사회관계 장관회의’에서 ‘셧다운제도’를 폐지하고 대신, “부모가 아이의 게임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부모님들은 “앞으로 아이의 게임 이용을 어떻게 관리하라는 건지 걱정부터 앞선다.”라고 말들이 많았죠. 더구나 “코로나로 인해 아이들의 ‘집콕’이 늘면서 돌봄 문제도 골치 아픈데, 왜 하필 이 시국에 아이들의 게임까지 부모보고 직접 감독하라고 하느냐?”며 언성을 높이는 부모도 있었습니다. 정책이 바뀐 이유를 확인했더니, 핵심은 정부가 아이들의 ‘자기 결정권’과 ‘가정 내 교육권’을 존중하겠다는 게 이번 정책의 취지였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매체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로 바뀐 영향이 크더군요. 그러니까 아이들이 자주 이용하는 모바일 게임, 동영상, 소셜 미디어 등은 ‘셧다운제도’의 적용을 받지 않는데 컴퓨터로 게임을 하는 것만 규제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취지였습니다. 여기에 자율 원칙을 시행하는 해외 선진국의 사례도 한몫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부모님의 고민이 늘 수밖에 없습니다. 어쨌든 부모는 아이의 게임 시간을 생각하면 ‘승산 없는 전쟁’이라는 걸 몸소 경험했고, 고학년일수록 더하죠. 또, 코로나로 인해 부모의 고단한 돌봄 문제와 연결될 게 뻔하고, 여기에 아이들의 학습격차도 문제인데 이제 아이의 게임 시간까지 부모가 조절하는 건, 마치 가혹한 형벌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부정할 수 없는 건, 지금 상황에서 부모의 조절 능력이 가능한지도 의문이죠. 맞벌이로 인해 아이들의 양육 문제는 늘 고민 1순위이고, 가정에서 제대로 보호조차 받지 못하는 아이들의 수는 점점 느는 현상을 고려하면 이번 게임 정책이 정말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더구나 코로나가 길어진 탓에 지난 2020년 '전국 학교폭력 피해실태조사'에서는 게임 공간에서의 ‘사이버 폭력’이 증가하는 걸 확인했고 또,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실시한 '2020년 사이버 폭력 실태조사'에서도 지난해 사이버 폭력 가·피해 주요 공간으로 ‘게임 공간’이 1위를 차지하기도 했죠. 근데, 이 와중에 아이들의 게임 시간을 가정의 자율에 맡긴다는 게 과연 실현 가능한 정책인지 묻지 않을 수 없겠죠. 게다가 최근 논란된 게임 속 ‘확률형 아이템’ 문제가 아직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모가 과연 “향후 해당 기관이 관리·감독하여 보완해가겠다.”라는 발표를 온전히 믿을 수 있을지도 고민입니다.

모든 사회정책은 한 분야의 ‘목적’만을 고집해서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좋은 사회정책이란, 사회 안에 얽혀있는 다양한 문제와 현상들을 연결하여 고민해야 안전하죠. 청소년의 ‘자기 자율권’을 보장하고 ‘가정의 교육권’을 권장하겠다는 취지는 듣기에 따라 부족함이 없습니다. 마땅히 권장해야죠. 하지만, 발표문에서 제시한 여러 가지 대안들이 정말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 이론이 아닌 선행사례를 통해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의 성장을 위협하고, 가정의 교육권을 위태롭게 만드는 환경들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사이버 폭력을 포함한 학교폭력의 상황과 게임 공간에서 아이들에게 버젓이 메신저를 보내며 유혹하는 사이버 도박 그리고 디지털 성범죄가 여전히 우리 사회에 해결하지 못한 숙제인 것도 고려해야죠. 특히, 지난해 여가부가 ‘랜덤채팅’을 유해 매체로 고시하면서 범죄자들이 채팅 공간에서 게임 공간으로 이동하여 아이들에게 접근하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게임’에 너그러운 사람들은 제게 “그냥 게임일 뿐이라고.”라고 말하지만, 저는 그 사람들에게 “정말 그냥 게임일 뿐이라고?”라고 되묻습니다. 게임 정책을 논하기 전에, 우리 아이들과 밀착된 ‘게임’의 실체를 제대로 관찰할 필요가 있죠. 무엇보다 부모 세대 때 일시적인 오락과 여가의 상징으로 지목됐던 게임은 꽤 단조로웠고, 설계 또한 간단해서 부모와 아이의 자율 조절도 가능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게임은 자극적이면서 실제 같고 또, 꽤 복잡한 부품으로 빼곡하죠. 게다가 게임 구조 또한 아이들의 승부욕을 부추기기 충분한 도면을 가진 게 사실입니다. 결국, 이러한 게임 구조는 아이들이 게임에 길들도록 만들 수밖에 없다는 데 있죠. 중요한 건, 아이들의 게임이 우리 사회가 우려하는 중독의 맛을 보여주지 않고, 아이들의 성장에 필요한 여가이자 건강한 스포츠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게임을 설계하고 제공하는 사람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됩니다. 어쩌면 이번 게임 정책의 핵심은, 아이와 부모의 대결이 아니라 게임을 만들고 제공하는 사람과 아이를 지키려는 부모의 대결일 수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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