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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팡 교육칼럼]수학 우등생이 되려면 독서 시간을 확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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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교육 전문가들 사이에는 ‘수학을 잘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독서습관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독서가 수학 학습의 토대가 된다는 의미인데, 막상 독서와 수학의 관계를 이야기하면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문자를 읽어내는 독서 행위와 수를 다루는 학문인 수학은 과연 어떤 상관관계를 갖는 것일까?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중등 2학년 1학기 수학 교과 과정에는 ‘함수’가 등장한다. ‘함수’란, 변수 x와 y 사이에서 x값이 정해지면 그 x값에 따라 y값이 종속적으로 정해질 때 x에 대해 y를 이르는 말이다. 필자가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이 개념을 처음 접했을 때 거대한 벽 앞에 선 느낌을 받은 기억이 떠오른다. 우선 x, y라는 미지수의 존재가 낯설었을 뿐만 아니라 변수, 종속 등 도통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단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바로 수학 공부에 어휘력이 필요한 이유다. 어휘력이 바탕이 되어야 개념을 이해하고, 개념을 이해해야 문제를 제대로 독해할 수 있는데 첫 단추 끼우기부터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교과서에 등장하는 기본 어휘들을 학습 도구어라고 한다. 근본적으로는 학교에서 교과과정에 꼭 필요한 학습 도구어를 먼저 교육한 후 개념 학습으로 넘어가는 게 가장 좋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학습 도구어에 특화된 교육 환경이 미흡한 게 현실이다. 이럴 때 선택 가능한 가장 적절한 방법이 바로 독서다. 독서의 수많은 효능 중 첫 번째가 바로 어휘력 향상이기 때문이다. 초등 저학년부터 꾸준히 자신만의 독서 습관을 형성해온 아이는 구사하는 어휘의 개수나 수준부터 다르다. 설령 당장은 그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해도 심화된 수학 학습을 요하는 중, 고등학년이 되면 그 차이는 명확해진다.

중등 1학년 1학기 수학 교과 과정에는 ‘소수’라는 개념도 등장한다. ‘소수’란 1보다 큰 자연수 중 1과 자기 자신만으로 나누어 떨어지는 수를 의미한다. 여기 소수에 관한 문제를 예로 들어 보자. 23X29의 값은 소수일까? 즉 소수 곱하기 소수는 소수일까, 소수가 아닌 합성수일까를 묻는 문제이다. 사칙연산 기술에 능한 아이가 이 문제를 접하면 지체 없이 두 수를 곱해 667이라는 값을 얻은 후 2나 3, 5, 7이라는 숫자로 나눠 보며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아이는 13과 17으로까지 나누기를 실행한 후 계산을 포기할 수도 있다.

정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해답의 열쇠는 23X29라는 문제 자체에 있다. 23X29의 값인 667은 1과 667 외에도 23, 29라는 숫자로도 나눠 떨어진다. 따라서 소수 곱하기 소수는 소수가 아니다. 이는 소수 2와 소수 3을 곱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2X3의 값인 6은 1과 6 외에도 2, 3으로 나눠 떨어진다. 자연스러운 인과관계가 내재된 단순한 논리이다. 논리력이 탄탄한 아이라면 문제를 읽는 도중 바로 해답을 간파할 수 있다. 사칙연산만 보면 계산부터 해야 한다는 강박적이고 기술적인 접근이 도리어 장애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책을 읽는 아이는 머릿속에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 그 안에서 그 책의 글감이나 서사, 등장인물 등을 이용해 온갖 방식의 사고실험을 진행한다. 이것은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모두가 경험했을 법한 자연스러운 사고전개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아이의 추상적 사고력이나 짜임새 있는 논리력 등이 자연스럽게 발달한다. 수학 문제 풀이의 과정도 끊임없는 사고실험의 연속이다. 알고 있는 개념이나 공식을 이용해 문제 해결을 위한 자신만의 프로세스를 전개했다가, 여의치 않으면 그것을 깨끗이 지우고 다시 새로운 프로세스를 전개하는 과정을 머릿속에서 반복한다. 이것이 바로 수학 공부에 독서가 필요한 이유다.

따라서 수학 우등생이 되려면 독서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독서는 교과 학습에 필요한 기초 체력과 같고, 이것은 결코 하루아침에 길러지지 않는다. 바꿔 말하면 독서를 시작한다고 해서 바로 표시가 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독서를 많이 하는 아이가 결국 수학도 잘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중, 고등학년으로 갈수록 뚜렷해진다. 우리 아이에겐, 독서의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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