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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뉴스

[에듀팡 전시소식] 심원하고 광막한 하인두의 예술세계를 돌아봐야 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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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과 불교 사상을 기조로 한 비정형 추상화의 선구자 하인두(1930~1989)는 한국 1세대 추상화가로서, 보수적이었던 한국 화단에 ‘색면 추상’이라는 새로운 동향을 불러온 주요한 인물이다. 독자적인 화풍을 구축하고 한국적인 추상미술을 선도했으며, 한국 근현대미술사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쳤으나, 한창 작업에 매진할 60대에 작고한 탓에 그의 작업세계에 대한 관심과 관련 연구가 미비한 실정이다. 
 

이에 하인두를 재조명하고 그의 예술세계를 되짚는 기획전이 마련됐다. 웅갤러리와 갤러리라온이 연합해 두 전시 공간에서 ‘하인두, 한국적 공간추상의 기수’전(展)을 개최한다. 웅갤러리는 유화를, 갤러리라온은 수채화, 드로잉 등의 종이 작업을 내걸고 하인두의 작품세계를 다층적으로 보여준다. 
 

 
작가는 1954년 서울대 미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유럽에서 유입된 앵포르멜의 영향을 받아 김창열, 박서보 등과 추상 표현주의 화풍을 개척했다. 그의 작업 기저에는 언제나 전통에 기반한 한국적 미감을 향한 애정이 자리하고 있었기에, 이후부터는 당대 주류를 벗어나 자신만의 독자적인 길을 모색한다. 그 실마리는 전통과 불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한국적인 공간추상 회화였다.
 

실제 하인두는 작품 주제나 예술적 철학에서부터 동료 화가들과는 구별되는데, 대다수의 동시대 작가가 인물, 자연, 풍경, 정물, 사건사고 등 구체적이고 형태가 있는 존재를 대상으로 작업을 삼았다면, 하인두는 <율(律)> <선율(旋律)> <발아(發芽)> <태동(胎動)> <승화(昇華)> <애증(愛憎)> <피안(彼岸)> <밀문(密門)> <만다라(曼茶羅)> 등 형이상학적이며 추상적이고 종교적인 관념을 캔버스 위에 구현하는 데 몰두했다.
 

특히 불교의 탱화 중 하나인 ‘만다라’의 기하학적인 형태와 우주의 흐름과 그 안에 본질을 깨닫고자 하는 불교 사상은 그의 작업세계에서 주요한 기반 중 하나였으며, 빨강, 파랑, 노랑 등 오방색에서 따온 원색적인 색채를 즐겨 쓰게 된 배경이었다.
 

 
전시 개막과 더불어 7일 웅갤러리에서는 하인두의 삶과 예술세계를 학술적으로 좀 더 폭넓고 새롭게 조명하기 위한 학술 심포지엄이 진행됐다. 이날 정재숙 전 문화재청장, 황인 미술평론가, 김복기 아트앤컬처 대표, 윤재갑 큐레이터, 최웅철 웅갤러리 대표, 황규성 갤러리라온 대표가 발제자로 나서 하인두에 대한 심도 있는 담론을 제시했다. 
 

정재숙 전 문화재청장은 “전통에서 빛을 찾아 푸르게 빛났던 작가다. 새로운 꽃이 묵은 가지에서 피어나듯 작가는 일찍이 이를 체득하고 전통 문화유산에 대한 확고한 생각과 경외심을 갖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윤재갑 큐레이터는 “하인두는 삶 속의 유무형문화재와 다양한 민족 종교에서 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굴했다. 단청의 오방색이나 역동적인 춤사위, 인간세계와 우주를 넘나드는 불교와 무속의 세계는 무궁무진한 영감의 원천이었다”라고 말을 보탰다.
 

 
김복기 아트앤컬처 대표는 “하인두의 작품은 서양의 전후 추상의 계보로는 다 설명할 수 없다. 불화, 단청, 민화, 무속화 등 조형적 정신성을 자유롭게 원용해 ‘우리 것의 뿌리’를 내리려 했다”라며, “그러나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차지하는 하인두의 예술적 위상이 제대로 평가됐다고 하기 어렵다. 중심이 강한 대칭 구도, 마블링, 불화 또는 스테인드글라스 등의 조형 문법을 작품에 대입한 분석과 작가 연구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하태임 아빠’로만 기억될 수 있다”라고 후속 연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컬러밴드’ 회화로 팬층이 두터운 하태임 작가는 하 화백의 장녀다. 이날 전시장을 찾은 그는 “나 또한 여전히 아버지에 대해 공부할 것이 많다. 이번 전시가 아버지의 작업 세계를 깊이 들여다볼 기회가 되길 바란다”라고 했다.
 

 
한국 근현대미술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하인두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재조명의 필요성을 고조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전시에는 유화, 수채화, 드로잉 등 80여 점이 출품됐다. 특히 그간 보기 어려웠던 작가의 종이 작업이 공개됨에 따라 생전 하인두의 자유로운 생각과 창작의 방향을 살필 수 있으며, 작품 양식의 발전과정을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11월 6일까지.
 

  • 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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