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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팡 역사뉴스] 사 왜곡 논란 설강화…학부모 “아이가 잘못된 역사 접할 수 있어”

-드라마 설강화, 민주화 운동 폄훼 논란 등 휩싸여
-전문가 "아이 스스로 역사를 판단할 수 있는 교육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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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제공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이모씨는 최근 걱정이 생겼다. 드라마 설강화 때문이다. 이 드라마는 방영 이전부터 역사 왜곡 문제가 나온 작품이다. 이씨는 드라마를 본 후 일부 장면에서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이를 자녀가 볼까봐 우려하는 것이다. 그는 드라마 연령 제한이 15세인 점을 지적하며 “혹여나 아이에게 잘못된 역사상식이 주입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입장이다.
 

설강화는 1987년을 배경으로 한 여대생과 남파 간첩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그러나 기획 의도와 달리 방영 직후 일부 장면 때문에 구설수에 올랐다. 극 중 안기부(현 국가정보원)의 폭력을 정당화하는 듯한 이미지를 비추거나 간첩인 남자 주인공이 안기부 요원에게 쫓길 때 배경음악으로 민중가요가 사용된 점이 문제가 된 것이다. 일부 학생과 학부모는 허구의 드라마지만 ‘민주화 운동 폄훼’ ‘안기부 미화’ 등 잘못된 역사지식을 전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등학교 3학년 최모군은 “당시 수많은 민주화 운동가를 간첩으로 몰고 고문한 안기부를 미화하고 있다”며 “드라마가 방영될수록 피해자 가족에게 고통을 주는 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사 왜곡으로 논란이 된 만큼 폐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학부모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 역시 비슷한 반응이다. 한 학부모는 “아무리 픽션이라도 시청연령이 낮은 만큼 역사적 사실에 신경을 써야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학부모는 “학생이 잘못된 역사지식을 습득할 경우 향후 역사시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드라마 설정이 문제되는 만큼 아이가 보지 않게 지도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방영한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일부 장면에서 왜곡된 중국 문화를 장면에 넣은 것이 문제가 됐다. 당시 중국의 문화공정에 대한 문제의식이 부족했다는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으며 해당 드라마는 2화 만에 조기 종영을 했다. 그러나 1년이 채 지나지도 않아 역사 왜곡 논란을 빚은 드라마가 또 반영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드라마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한국문화의 영향력이 커지는 시점에서 민주화 운동의 가치를 훼손하는 드라마 방영을 철회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청원인은 “해당 드라마는 OTT서비스를 통해 세계 각국에서 시청이 가능하다”며 “이는 어린 아이뿐 아니라 다수의 외국인에게 민주화 운동에 대한 잘못된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청원은 23일 오후 2시 45분 기준, 33만여 명이 동의했다.

 

전문가는 많은 학생이 미디어 매체에 익숙한 만큼 시청규제가 아닌 올바른 역사 지식을 알려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대부분 드라마는 시청연령이 낮고 주연배우들이 10대에게 인기가 많은 점에서 학생들이 자주 접한다”며 “다만 픽션이 가미된 내용의 경우 나이가 어린 이들은 이를 사실로 인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특히 허구로 만든 역사 드라마를 볼 때 잘못된 현대사 지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무조건 시청을 규제하기 보다 다양한 역사책을 바탕으로 토론·에세이를 활용해 아이 스스로 역사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해석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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