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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탈선 장소 된 룸카페…“단속 기준 마련해야”

[현장 취재] 마포·강남 룸카페 11곳 가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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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데이트 등을 목적으로 룸카페를 방문한다. 그러나 일부 청소년은 밀폐된 특징을 노려 애정 행각을 벌이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다만 이를 단속할 법적 근거가 모호하다 보니 제재는 쉽지 않다./임화승 기자

‘프라이빗한 공간’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

 

서울 번화가에 가면 건물 외벽마다 이 같은 문구가 적힌 간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간판이 걸린 상가 입구 옆에는 ‘청소년 출입 가능’이라고 써진 홍보용 패널까지 설치됐다. 날이 어두워지자 간판이 붙은 장소로 들어서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이들의 발길을 따라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룸카페.

 

룸카페는 기존 카페와 달리 독립된 방들로 꾸며진 밀폐형 공간으로, 주로 청소년들이 방문한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룸카페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룸카페 근황’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올라왔는데, 모텔과 유사하게 꾸며진 모습을 두고 ‘학생들의 성관계를 부추긴다’는 반응이 입방아에 올라서다. 과거에는 멀티방과 노래방 등이 주 논란거리였지만, 해당 장소들에 대한 유해행위 방지 법령이 나오자 그 대상이 룸카페로 옮겨졌다. 문제는 밀폐된 공간 안에서 청소년의 애정 행각 사례가 나와도 이를 막을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데 있다. 일각에서는 단속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청소년 탈선 논란 룸카페… 내부 들여다보니

룸카페를 방문하는 청소년들의 목적은 데이트, 휴식 등 다양하다. 그러나 일부 애정 행각을 벌일 용도로 들르는 사례도 적지 않다. 현행법상 청소년은 남녀 혼숙을 목적으로 모텔을 이용할 수 없지만, 모텔처럼 밀실로 꾸며진 룸카페는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정해진 이용 시간만 준수하면 별도의 신분증 확인 없이 독립된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지난달 22일부터 25일까지 서울 마포구와 강남구 등 룸카페 11곳을 확인한 결과, 매장 6곳에서 청소년들의 애정 행각을 본 적이 있다는 직원들의 답변을 받았다. 이 중 가장 오랜 시간 근무한 4년 차 아르바이트생 최모(22)씨는 “대부분 이용객은 학생인데, 가끔 낯 뜨거운 행위를 하는 경우를 목격한다”며 “직접 확인한 건 5번 정도지만, 다른 직원의 말을 들어보면 더 많았다”고 말했다.

 

실제 현장으로 나가봤다. 밤 8시 홍대역 인근 한 룸카페. 내부로 들어서자 긴 복도마다 지정된 별도의 분리된 방이 나온다. 방안에는 매트리스, 베개, TV 등이 있다. 성인 2명이 누울 수 있을 정도의 크기다. 모두 외부로부터 완벽히 차단된 공간이다.

 

언뜻 보면 모텔과 유사했지만,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 바로 저렴한 가격대다. 평균 룸카페 이용금액은 2~3시간 기준, 1인당 1만원대. 더 저렴한 금액에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곳도 더러 있다. 그런 곳일수록 수요는 더 몰린다. 룸카페에서 성관계를 경험했다는 한모(17)군은 “청소년은 현실적으로 모텔을 이용할 수 없고, 이용금액도 비싸다”며 “저렴한 가격으로 밀실에 단둘이 있을 수 있는 공간을 찾다 보니 룸카페를 골랐다”고 설명했다.

 

룸카페를 방문하는 청소년 가운데 일부는 오픈 채팅방 등 온라인을 통해 만나기도 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지난해 말 청소년들의 온·오프라인 생활 실태 등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처음 알게 된 사람을 직접 만났다고 응답한 학생(10.2%) 가운데 룸카페에서 만남을 가졌다는 비율(복수응답)은 20%로 나타났다.

 

실제 모바일 메신저 오픈 채팅방 등에는 룸카페에서 은밀한 사적 만남을 요구하는 수십 개의 채팅방이 생기고 있다. 대부분 일회적 성관계가 목적이다. 청소년으로 가장해 대화에 참여했더니 5분이 채 되지 않아 나이와 성관계 횟수, 신체 사이즈 등을 물어보는 성적인 질문이 쏟아졌다. 이후 날짜와 시간을 정한 후 만나자는 요구로 이어졌다. 이들이 밝힌 나이는 16살부터 19살까지 다양했다. 취재하며 만난 현모(16)군은 “오픈 채팅의 경우 대부분 비슷한 목적을 가진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며 “일회성 만남인 만큼 성관계가 끝나면 바로 헤어진다”고 했다.

 

◇애매한 법적 기준으로 단속 어려워

일각에서는 룸카페를 단속할 법적 기준이 모호한 점을 지적한다. 청소년 보호법에 따른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 결정 고시’를 보면, 노래방 등 밀실·밀폐된 공간으로 꾸며진 시설은 청소년 유해업소로 지정된다. 단 별도의 청소년실을 마련할 경우 출입할 수 있다. 룸카페 역시 밀폐된 공간이지만, 대개 일반 음식점으로 분류돼 제재가 어렵다. 이송연 법률사무소 룩스 변호사는 “일반 음식점으로 영업 신고할 경우 청소년 출입에 제한이 없다”며 “대부분 룸카페의 경우 해당 업종으로 등록한 뒤 개축을 거쳐 밀폐형 공간으로 운영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각 지자체에서 룸카페 점검에 나서도 청소년 유해성 여부에 대한 세세한 단속과 규제가 힘든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여성가족부 청소년보호과 한 관계자는 “룸카페의 경우 단속을 하더라도 명확한 법적 기준이 부족한 만큼 보통 업주에 대한 계도 수준에 그칠 뿐 행정처분으로 이어진 사례는 거의 없다”며 “청소년 유해행위의 정확한 현황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했다.

 

이렇다 보니 업주의 책임이 커진 상황이다. 룸카페를 운영하는 박모(29)씨는 “방문에 불투명한 유리를 설치해 어느 정도 내부 상황을 알 수 있게 했다”며 “룸카페 이용을 악용하는 사례를 일일이 막을 수 없다 보니 예방 차원의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조선에듀

전문가는 법적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룸카페 등의 유해행위를 단속해온 성윤숙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룸카페 를 악용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만큼 최소한의 조치는 있어야 한다”며 “무분별한 애정 행각을 사전에 방지하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거나, 룸카페를 기존 멀티방처럼 청소년 출입금지 대상에 포함시킬지에 대한 여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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