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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현행 촉법소년, 처벌과 교화 모두 가능할까

-'촉법소년 제도' 연령 하향 논의 본격 추진
-작년 소년범 재범률 12%…성인보다 2배 높아
-소년범 증가에…판사들 "재범 방지 관리 필요"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의 한 장면./넷플릭스 제공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촉법소년 제도’가 심판대에 올라섰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촉법소년 기준 연령 하향’ 작업에 본격 착수해서다. 한 장관은 전날(9일) 법무부 주례 간부 간담회에서 “형사미성년자의 연령을 낮출 뿐 아니라, 지금의 소년범 선도와 교정·교화가 적절한지의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검찰국·교정본부와 협력해 진행해달라”고 당부했다. 한 장관의 지시로 인해 촉법소년 제도는 속도감 있게 개선될 전망이다.

 

현행 소년법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을 촉법소년으로 규정,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이 아닌 감호위탁과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을 내린다. 이렇다 보니 죄에 비해 미약한 처벌 수위는 늘 문제가 됐다. 실제 촉법소년 제도를 악용해 절도 등 범죄를 저지르는 등의 사례가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지금의 제도로는 소년범죄를 막을 수 없는 걸까? 소년부에서 8년을 근무한 천종호(57·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를 비롯해 빈태욱(46·청주지방법원), 박진희(가명·모지방법원), 이민영(41·의정부지방법원) 소년부 판사들과 서면·전화 인터뷰를 진행해 촉법소년 제도의 방향성을 위한 과제를 짚었다.

 

◇교화 돕는 촉법소년 ‘제자리걸음’…왜?

 

판사들은 소년범죄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원인으로 ‘부족한 재범 관리’를 꼽았다. 범죄를 저지른 소년들은 처벌이 끝난 이후 품행교정 등 별도의 조치 없이 일상생활로 복귀한다. 이는 자칫 잘못을 크게 인지하지 못해 다시 재범으로 이어져 상습범죄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다. 이 판사는 “재판기일 때 평균 6~70건의 소년재판을 진행하는데, 보호처분 기간 중 또 범죄에 연루돼 다시 법정으로 오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며 “처벌 이후의 별다른 후속 조치가 없다 보니 방치된 아이는 계속 범죄에 노출되는 실태”라고 꼬집었다. 실제 법무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촉법소년 재범률은 12%로, 같은 해 성인(4.5%)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재범 방지책에 대해서는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재범은 주로 부족한 부모의 보호력과 불안정한 가정 등 사회적 고립에서 생긴다. 아이들은 교육과 환경에 따라 개선의 여지가 충분한 만큼 교화를 지원하는 교정시설을 먼저 확충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천 판사는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이는 가정에 더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불량집단과 어울려 비행을 반복해서 저지를 수 있다”며 “회복센터와 같은 시설을 늘리면, 가정이 불안정한 아이를 일반 가정과 동일한 환경에서 보호할 수 있기 때문에 올바른 사회구성원으로 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판사들은 교정시설 확충뿐 아니라 법적인 부분의 변화를 함께 강조했다. 현행법상 소년 보호처분은 10가지 처분 중 2~3가지를 병과할 수 있다. 그러나 9·10호(6개월~2년 이내 소년원 송치)와 5호(장기 보호관찰) 처분을 함께 붙이는 것은 불가능한데, 이 부분을 지적한 것이다. 빈 판사는 “보호처분 기간이 끝나면 이후의 추적 관찰이 사실상 힘들어 결국 아이는 방치에 이르게 된다”며 “이때 장기 보호관찰을 병과할 경우 2년 정도 꾸준히 아이를 지도·감독할 수 있어 재범의 위험을 더욱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판사는 “보호처분이 다양화되는 만큼 선도와 재범 규제 효과를 동시에 누리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다만 가해 학생에 대한 처분기준에만 몰두해서는 안 되고, 피해 아동에 대한 정서적 회복을 지원하는 대책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견해를 내비쳤다.

 

◇기폭제 된 소년법 처벌강화…판사 “제도적 본질 살펴야”

 

통계상 소년범죄율은 꾸준히 늘고 있다. 대법원의 자료에 따르면, 촉법소년 범죄 건수는 2017년 7665건에서 2021년 1만2029건으로 급증했다. 매해 범죄 사례가 늘 때마다 나오는 단어가 있다. 바로 ‘촉법소년 처벌강화’다. 한 장관이 형사처벌 가능한 연령대를 낮추겠다고 피력하면서 제도 개선에 대한 논쟁에 다시금 불이 붙었다.

 

판사들은 처벌강화는 미봉책이라며, 차라리 소년원 송치 기간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년법상 보호처분 중 가장 중한 처분은 소년원 송치다. 다만 그 기준은 ‘만 12세 이상, 최장 2년’에 한정된다. 살인 등 강력범죄를 저질러도 2년이면 처벌이 끝난다. 이마저도 대부분 임시 퇴원 제도를 활용해 정해진 기간보다 더 일찍 나와 충분한 교정 교육이 어려운 상황이다. 박 판사는 “어떤 범죄를 저질렀든, 촉법소년은 교도소가 아닌 소년원으로 가기 때문에 교화관리에 더 힘써야 한다”며 “그러나 2년이 채 안 되는 기간으로는 완전한 교화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개인의 교화 정도를 판단해 기간을 조정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송치 가능한 연경 기준을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판사는 “법정에 선 아이 중에는 자신이 큰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걸 알고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면서 “강력범죄에 한해 기존 만 12세 이상 소년원 송치 제한을 낮추는 것도 교화에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죄의 경중에 따라 적절한 처벌은 필요하지만, 어린 나이에 전과자로 낙인을 찍으면 반듯한 성인으로 성장할 기회가 사라질 수 있어요. 제도가 어떤 식으로 개선되든 성행교정을 목적으로 폭넓은 교육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은 변함없어야 합니다.”(천 판사)

 

이들은 무엇보다도 촉법소년 제도의 본질적인 취지를 잘 살리려면 소년보호시설(6호 처분)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6호 시설은 재범 위험도가 높은 아이를 대상으로, 6개월 이상 단체생활을 통해 인성교육과 직업훈련과 같은 교육을 지원하는 곳이에요. 그만큼 교화의 효과가 크죠. 하지만 국가가 아닌 민간단체가 운영하고, 시설의 수는 전국 12곳뿐이라 아이를 수용할 자리가 모자라요. 정부의 도움이 없어 시설 수준과 환경도 열악하죠. 이곳에서 제대로 된 교화가 이뤄지려면 부족한 예산을 지원하고, 다양한 교화 교육과정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출처: 조선에듀 lyk12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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