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지 회화 프로젝트 ‘비협조적 블루’18일까지 플레이스막2 “예전에 두 작품에 로열 블루를 써본 적이 있는데, 둘 다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아 전시한 적은 없었다. 작업에 사용해 온 수많은 색 중 이 색을 어느 그림에 썼는지를 이렇게 기억하고 있는 것을 보면 로열 블루는 확실히 특징이 있는 색이란 생각이 든다.” 오래전 유럽에서 청색은 안료 가격이 비싸 한정된 계층만이 향유할 수 있는 귀한 색이었다. 오늘날엔 일상 전반에 자주 쓰이는 색 중 하나가 됐고 믿음, 충성심, 건강, 청량감, 우울, 권위 등 다양한 상징성을 지닌다. 중세시대 왕족이나 귀족은 야외 노동으로 피부가 그을릴 일이 없어 파란 핏줄이 두드러져 보일 정도로 하얀 피부를 가졌기 때문에 스스로를 푸른 피(Blue Blood)라고 불렀다. 반면, 육체노동을 하는 직업군을 칭할 때 우리는 블루칼라(Blue-Collar)라고 한다. 두 용어의 역사와 사회적 배경은 다르지만, 서로 상반되는 사회 계층을 같은 색이 상징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설적이다. 박형지 작가는 파란색 중에서도 ‘로열 블루(Royal Blue)’에 주목하고, 이를 주제로 한 회화 프로젝트 전시 ‘비협조적 블루’를 가진다. 로열 블루
낙서하듯 재빠르게 그어 나간 선과 여백이 공존하는 화면국내 첫 개인전 ‘사람, 그림, 감정’, 5월 18일까지 리안갤러리 서울 누구나 불완전하고 미숙할 수 있다. 그러나 작품에서만큼은 어설픔이 허용될 수 있을까. 젊은 나이에 독일을 대표하는 유망 작가로 급부상한 데이비드 오스트로스키(David Ostrowski·39)는 화면에 아예 대놓고 서투르게 작업하는 방식을 내세운다. 작가는 오류, 실수 따위와 같이 우발적이고 우연적인 것을 회화적 모티프로 채택한다. 모더니즘 회화에서 선, 면, 색채는 작가의 고도의 정신성을 전달하는 표현적 기호다. 오스트로스키는 이러한 기존 회화 방식을 거부하고 오류나 실수와 같은 무의미, 무가치성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자 한다. 그의 화면 앞에선 괜스레 주눅들 필요가 없다. 보는 이가 보이는 대로 보고,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면 될 뿐이다. 현대미술, 그중에서도 추상화 특유의 알 수 없음에서 오는 낯섦과 거부감을 오스트로스키의 그림에서는 느낄 필요가 없다. 그는 어떤 대상을 표현하거나 고정된 상징적 의미가 없이 열린 해석의 가능성을 제안하고 있다. 대표 연작 <F>에서 회화 공간은 무(無)이자 공허다. ‘F’는
박서보, 정상화, 김근태, 이진우, 김택상 등단색조 작가 18인 ‘텅 빈 충만’展, 10일부터 박여숙화랑 풍만한 겉모습과 좋은 풍채에 그 속이 꽉 차 있을 것 같지만 정작 안은 텅 빈 달항아리. 멀리서 보면 한없이 둥글기만 한 것 같아도 막상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일면 찌그러져 있기도 하다. 색깔이 있는 듯 없는 듯한 유약의 우윳빛깔은 달항아리의 멋을 한껏 더하는 요소 중 하나다. 한국 문화 고유의 절제와 물질적 비워냄을 통해 충만한 정신세계를 담고 있는 달항아리의 예술적 특질은 한국 현대미술의 큰 축인 단색조 회화의 고요한 아름다움과 궤를 같이한다. 달항아리의 그것을 닮은 단색조 회화 작가 18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박서보, 윤형근, 김창열, 정상화, 김근태, 이진우, 김택상, 남춘모 등 한국 현대미술의 큰 줄기를 이루는 단색조 회화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서울 용산구 소월로 박여숙화랑에 내걸렸다. 기존 1세대 단색조 작가들을 비롯해 그 저변을 확대할 젊은 작가들을 새롭게 포함했으며, 회화와 도자, 사진에 이르기까지 장르와 세대를 망라해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고자 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달항아리를 보고 있
[김재욱 열매컴퍼니 대표]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아트앤가이드’평균 200초 안에 완판, 수익률 21%, 매입작품 34점…김환기, 이우환, 박서보 등 성공적으로 재매각“작품은 무조건 시장에서 사고팔아”… 기존 시장과의 우호적 상생 관계 형성이 비결 지난 몇 년 사이 이른바 아트테크, 즉 미술품을 활용한 재테크 상품이 성행하기 시작하며 그중에서도 공동구매, 공동소유 등의 키워드를 달고 온라인 기반으로 해 소비자 접근성이 용이한 비즈니스가 우후죽순 늘어났다. 이들은 대개 일반은 구입하고 싶어도 쉽게 구입할 수 없는 국내 대가의 작품이나 해외 스타작가의 작품을 들고나와 이목을 끌기도 하지만 초반의 그것과 달리 지속적인 퍼포먼스나 결실을 내보이며 롱런하는 업체는 드문 실정이다. 100만원 단위로 참여할 수 있는 ㈜열매컴퍼니의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아트앤가이드’도 비슷한 시기 등장했다. 첫 공동구매 작품은 김환기의 1963년작 <산월>이었다. 서비스를 시작한 2018년 10월부터 지금까지 아트앤가이드는 김환기, 이우환, 박서보, 윤형근, 이중섭, 도상봉, 유영국과 같은 한국 근현대 미술의 거장들을 비롯해 살바도르 달리, 장 미쉘 바스키아, 데미안 허스트
[김재용]“이 도넛은 살 안 쪄요”입맛 말고 눈 자극하는 화려한 색채국내 첫 개인전 ‘도넛 피어’, 4월 26일까지 학고재 3월이면 한창 미술 전시가 열릴 시기다. 겨울과 연초를 지내며 갈고 닦아 놓은 작품들을 내놓기 바쁠 때이지만 올해는 다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미술관과 갤러리 대다수가 휴관하거나 전시를 연기·취소하는 마당에 즐길 전시 자체가 귀한 상황이다.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미술계나 관람객이나 모두 침울한 분위기다. 이럴 때일수록 기분전환이 필요할 터. 일명 ‘도넛 작가’로 잘 알려진 김재용(47)의 형형색색 유쾌한 도넛으로 잠시 미소지어볼 수 있다. 김재용의 도넛은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강렬한 색채와 반짝이는 크리스털을 활용한 만화적 표현이 두드러지는 세라믹 조각이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화려한 모양에 한 입 앙 베어 물고 싶은 충동이 일기도 한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도넛이다. 이렇듯 보는 이에게 기운을 차리게 하는 데에는 작가의 명확한 작업 계기가 있다. 첫 개인전에 방문한 아이가 스케치북에 작품을 따라 그리는 것을 보고 행복감을 느낀 일을 시작으로 쉽고 친숙한 만화적 요소를 작업에 끌어들여 보는 이와의 심리적 거
개관 이래 최초 서예전 ‘미술관에 書’,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선개막전시가 통째로 80분 유튜브 영상에…‘회화와 서예의 관계’ ‘디자인을 입은 서예’ 등한국 근현대미술에서의 서예 의미 재조명 “정작 전시장에선 큐레이터님을 쉽게 만날 수 없는데, 이렇게 유튜브에서 큐레이터님 설명을 직접 들을 수 있으니 좋아요.” “그러게요. 저는 지금 집에서 아이들과 같이 보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런 자리가 자주 있었으면 합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개관 이래 최초로 준비한 한국 근현대 서예전 ‘미술관에 書’가 ‘최초’ 타이틀 하나를 더 달았다.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에서 선개막한 것이다. 본래 3월 12일부터 열렸어야 할 전시가 코로나19로 인해 미술관이 휴관에 들어가며 개막 일정이 불투명해지자 일단 유튜브에다가 전시장을 차렸다. 3월 30일 오후 4시 녹화 중계가 시작됐다. 전시 담당자인 배원정 학예연구사는 전시장 전관을 누비며 주요 작품을 소개하고 그에 얽힌 일화와 당시 시대적 배경 등을 상세히 설명해나갔다. 동시에 유튜브 라이브 채팅창에는 관객들의 반응이 실시간으로 오갔다. “뿌리를 건드려주는 듯한 설명이 좋다” “큐레이터의 차분한 목소리와 딕션에 어
아트바젤 홍콩, 프리즈 뉴욕 등 주요 아트페어 줄지어 취소6월 ‘아트바젤 바젤’ 개최 여부 두고 분분…아트브뤼셀, 아트쾰른 등 유럽 주요 페어들도 연기국내 아트부산도 하반기로 잠정 연기 발표 지난 7일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에서 개막한 테파프(TEFAF)는 코로나19 우려에도 행사를 강행했지만 결국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나흘 앞당긴 11일 중도 폐막했다. 행사에 참여한 이탈리아 아트 딜러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다. 코로나가 글로벌 아트마켓을 잠식해가고 있다. 시작은 개막을 한 달여 앞둔 지난 2월, 홍콩 행사를 전면 취소한다는 아트바젤의 발표였다. 이후 코로나가 유럽, 미국 전역으로 급속히 확산되며 세계 미술인들의 주요 행사들이 줄지어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주요 아트페어와 행사들의 연달은 취소·연기 발표와 더불어 개최 여부 자체가 불분명한 어정쩡한 상황에 미술계가 전례 없는 암흑기에 빠졌다. 한번 치러질 때마다 총매출액이 수천억에서 수조원에 이르는 메이저 아트페어 하나가 취소되면 그 파급과 타격은 세계 미술시장에 고스란히 전해질 수밖에 없을 터다. 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프리즈(Frieze) 뉴욕은 5월 초 열릴
무라노 유리 조각가 ‘프레드 윌슨’,물방울 모양부터 정교한 샹들리에 조각까지…서울 이태원로 페이스갤러리 서울서 5월 16일까지 “제 머릿속에는 흑인은 검은 잉크통에서 흘러나오는 검은 잉크처럼 여겨지는 식의 여러 연상 작용들이 존재합니다. 검은 색상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나타냅니다. 물론 빛이 없는 상태인 검은색은 실제로 아프리카계 미국인들과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요.” 20여 년 전 처음 유리의 가능성을 탐구하기 시작한 이후로 무라노 글라스는 프레드 윌슨(Fred Wilson·64)의 작업을 관통하는 핵심 요소다. 그는 그동안 소외돼 온 역사를 재조명하고 정체성이나 전시가 가지는 정치성에 대해 질문을 던져왔다. 오브제와 문화적 상징을 재구성함으로써 전통적인 해석에 변화를 시도하고 이로써 보는 이에게 사회적·역사적 내러티브에 대한 재고의 메시지를 던진다. 작가는 검은 무라노 글라스의 가능성을 탐구하면서부터 검은 유리 물방울 시리즈를 시작했다. 입으로 불어서 만든 유리 조각은 반사되는 표면과 눈물방울 같은 형태가 특징이다. 특히 잉크나 오일, 피, 타르 같은 액체를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실제로 붉은 유리를 세게 불어 검게 보이게 제작했다. 작가는 이와 같은 물방
본화랑·브루지에-히가이갤러리·웅갤러리“3개 갤러리 모여 코로나 속 미술시장 활로 모색”작가 16인 소품, 드로잉 등 300점… 28일까지 전시 GR1作 Dogs Without Leash_Object_30, 45.5x45.5cm, Acrylic, Paint Marker, Spray Paint on Canvas, 2019 본화랑, 브루지에-히가이 갤러리, 웅갤러리가 뭉쳤다. 한 빌딩에 위치해 있는 세 갤러리가 모여 연합전시 ‘W299 Project’를 마련한 것. 화랑가에서 오랜만에 열리는 갤러리 간의 연합전시로, 코로나 사태 속에 서로 함께 뭉쳐 침체된 미술시장의 활로를 모색하고 더불어 작가 간 상생의 자리를 만들고자 함이다. 전시를 기획한 정희철 큐레이터는 “사실 전시가 코로나 사태로 개최 여부가 불분명했지만, 작가들과의 약속도 있고 조심스럽게 관람하겠다는 미술애호가들의 요청이 많아 진행하기로 결정됐다. 이번 전시가 반복적인 개인전을 벗어나 여러 작가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갤러리들이 서로 공유하고 작가와 컬렉터의 소통으로까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자하문 터널을 지나 석파랑 가기 전 길가에 있는 하얀색 건물이 W299빌딩이다. 이곳에는 최웅철 한국
예정 출품작 그대로… ‘온라인 뷰잉룸’ 18일 VIP·20일 일반 개막233개 갤러리 2000점, 감상도 구매도 온라인으로아트센트럴 홍콩도 18일 디지털 카탈로그 공개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된 ‘아트바젤 홍콩 2020’을 온라인에서 감상할 수 있다. 아트바젤 홍콩이 올해 참여 갤러리들의 출품작을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인 ‘온라인 뷰잉룸’에에다가 꾸린 것. 현장 관람과 달리 입장료 없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 잠재 고객과 교류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트바젤 측은 행사 개막을 한 달여 앞둔 지난달 6일 코로나19 발생과 확산으로 인해 홍콩 행사 자체를 취소하는 초유의 결단을 내렸었다. 국제 미술시장 또한 코로나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이 공식 인정된 사례였다. 비록 올해 아트바젤 홍콩은 취소됐지만 매해 상반기 아시아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인 만큼 온라인 뷰잉룸에 그 자리가 대신 마련돼 미술 애호가들의 아쉬움을 달래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뷰잉룸은 18일 현지시간 오후 6시부터 VIP프리뷰 오픈, 20일 현지시간 오후 6시부터 일반에 공개된다. 실제 페어와 마찬가지로 VIP 카드 소지자만 접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