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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맛보기 5화 : 책 <센스메이킹> 크리스티안 마두스 베르그

구제욱2017.09.15 10:33조회 722

센스 메이킹 - 크리스티안 마두스베르그 저 크리스티안 마두스베르스가 지은 ‘센스 메이킹’은 데이터 이면에 숨어 있는 인간 행동에 대해 ‘관점’을 갖고, 통찰력을 발휘하게 해주는 ‘센스’가 무엇인지, 또 그런 센스를 메이킹하는 능력을 갖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데이터가 넘치는 시대에 오히려 데이터에 의해 정해진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센스메이킹’이라는 다른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오늘날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센스메이킹이란 무엇인가 센스메이킹은 인문학을 기초로 실용적 지혜를 얻는 방식입니다. 이것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논리적 전략을 짜는 알고리즘적 사고와는 정반대의 사고입니다. 알고리즘적 사고가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진리를 찾는 것이라면, 센스메이킹은 구체적 사안에 기반을 두고, 그 구체적 사안에서 인문학적 탐구를 통해 의미(insight)를 찾는 방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알고리즘적 방식보다 특정 사안에 대해서는 훨씬 깊이 있는 의미들을 찾아낼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센스메이킹이란 ‘프로네시스(phronesis)’를 발휘하는 것입니다. ‘프로네시스(phronesis)’라는 개념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만들어낸 것으로 ‘실천적 지(知)’를 의미합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유능한 트레이더가 시장의 여건에 맞춰서 실적을 올릴 때, 혹은 경험 많은 경영자가 수만 명의 사람이 일하는 조직에서 일어나는 미묘한 변화를 감지할 때, 프로네시스가 나타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프로네시스를 발휘하는 뛰어난 리더는 여러 체제와 단체 그리고 조직을 자기 몸의 일부처럼 설명할 수 있습니다. 결국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복잡다단한 경험을 융합하여, 완전히 자신의 의식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감각적 행위가 프로네시스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어떻게 그토록 탁월한 성과를 이룩할까요? 완벽한 데이터의 불완전성 마크 저커버그는 2013년 콘퍼런스 콜에서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그가 말한 방법이란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 수십억개의 경험에 대한 데이터를 페이스 북에 제공하니까 이를 바탕으로 세상에서 알아야 할 모든 것에 대한 데이터 모형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었습니다. 이것은 실리 최근 실리콘 밸리에서 나오는 여러 거창한 주장 중 하나일 뿐입니다. 구글의 사명은 잘 알려진 대로 “세상의 정보를 조직해 보편적으로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며, 조본(Jawbone)의 소프트웨어 부문 부사장인 제레미아 로비슨은, 피트니스 트래킹 기기인 조본 업의 목표가 “행동 변화의 과학적 측면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우버의 대표이자 공동창립자인 트래비스 칼라닉은 우버가 “성장과 확장을 통해 실리콘 밸리의 허접한 기술을 가진 신생기업에서, 전 세계 수백만 명이 이용하는 하나의 생활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 구체적 내용은 다르지만 거기에 담긴 이념은 비슷합니다. 바로 무엇이든 기술과 데이터가 해결해줄 것이라는 약속입니다. 물론 그 해결책은 분명 혁신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은 과거와 깔끔하게 결별하고 미래로 멀리 도약하는 단절로부터 출발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실리콘 밸리는 인문학에 기초한 교육을 폄하하거나 21세기의 과업과는 상관없는 쓸모없는 존재로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유력한 창업투자자인 마크 안드레센은 2014년에 블로그에 올린 &lt;문화충돌&gt;이라는 글에서 교양학문이 문화적 조류에 뒤처진다고 주장하면서 이런 사고방식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수학과 과학, 기술 분야에서 깊은 지식을 갖지 못한 사람은 앞으로 세상을 이해하기가 훨씬 어려울 것”이라고 썼습니다. 페이팔의 창립자이자 투자자인 피터 틸은 심지어 젊은 창업자들이 대학을 포기하고 창업 프로젝트에 매달릴 수 있게 지원해주는 틸 펠로우십을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나이 드는 것을 어떻게 인식할까? 저자는 2015년도에 스칸디나비아의 보험사에서 컨설팅 의뢰를 받습니다. 그 보험사는 매년 10%정도의 가입자가 줄어들고 있었습니다. 당시 그 회사는 보험 상품을 저접촉 상품으로 인식하고, 보험 가입자들과 가입시와 보험금 지급시를 제외하고는 거의 접촉을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자의 회사는 줄어들고 있는 고객 층인 55세 이상의 노년층에 대한 센스메이킹을 기반으로 한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확인을 해보니, 보험사는 55세 이후의 가입자들에게는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마케팅 대상으로 여겨지지도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미 가입된 보험금을 지급 받을 일만 있고, 새롭게 가입할 가능성이 없는 부류로 평가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젊은 사람들의 가입을 촉진하기 위한 마케팅에만 신경을 쓰는 상황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보험사들이 광고를 통해 제시하는 노년층의 삶은 지나치게 미화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자의 회사에서는 스칸디나비아 전역에 걸쳐 다양한 삶의 단계에 있는 사람들을 골라서 3일을 함께 보내는 방식의 조사를 진했습니다. 조사방법에는 인터뷰, 사진 및 동영상 촬영, 그들의 세계에 속한 모든 것에 대한 관찰, 일기 쓰기, 모바일 앱을 통한 모든 금융활동 기록이 포함되었습니다. 그 결과 55세 이상의 노년층에서는 20대에서 보다 훨씬 큰 삶의 변화를 느끼고 있었으며, 자식들이 독립하고, 자신들은 은퇴하면서 경제적인 환경 역시 큰 폭으로 변하고 있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심리적 불안과 심지어 존재론적 고민까지 하는 제2의 격변기라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 보험사는 삶의 격변을 겪고 있는 노년층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보험 상품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센스메이킹을 사업적 통찰에 적용한 결과 연금 및 보험 납입액뿐 아니라 고객과의 교류도 늘어났습니다. 무엇보다 감소율, 즉 해약하는 나이 든 가입자 수가 2년 후 80퍼센트가 줄어들었습니다. 게다가 이 모든 성과는 고객서비스 비용을 늘리지 않고도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고객과 노화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사업적으로 충분히 의미가 있었습니다. 고객에게 중요한 것은 회사에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센스메이킹이라는 인문학적 접근은 늘 가치를 갖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삶 자체가 인문학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해와 통찰에는 어마어마한 최신 기술이 필요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도구로서의 기술보다 근본적인 통찰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보편화된 IT시스템과 로봇 공학이 현재 그리고 미래에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나 기술의 발달 때문에 폐기해버린 삶에서 얻을 수 있었던 통찰은 과연 전혀 가치가 없는 일이었을까요?저자는 삶이라는 단순해보이는 행위에는 방대한 지식이 담겨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미래의 안녕, 생산성, 안전성, 인간의 정신의 육성을 큰 위험에 빠뜨리면서 이 지식을 무시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고 이야기합니다. “사람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이 그래서 중요한 것입니다. 이 질문을 한다는 것이 알고리즘과 기계학습을 없애자는 것이 아입니다. 다만 자연과학에 얽매인 경직된 문화가 모든 문화를 대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기술과 그에 기반을 둔 해결책에 제일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순간, 우리는 최소 수준의 인간 지성이 가치를 상실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또한 기술을 이러한 인간 지성보다 중요시할 때 인간의 지성이 오랜시간동안 보여주던 탁월한 능려인 ‘다른 자료와 데이터를 통합하는 일’을 멈추게 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결국엔 기술을 통해 부르짖는 ‘최적화’는 커녕 총체적 사고에서 나타나는 지속가능한 효율성을 잃어버릴지도 모릅니다. “사람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사람은 의미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해석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인문학 영역은 이런 일을 위한 적절한 훈련장이자, 놀이터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모든 문화나 조직이 직면한 핵심적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용하고 실용적인 전략적 도구이기도 합니다. 바로 다른 세계, 관습, 의미, 경쟁 시장을 어떻게 통합적이고 복합적으로 이해해야 할지 그 방법을 알려줍니다. 센스메이킹의 정수인 이런 능력은 기계학습으로는 결코 그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능력은 관점을 요구하지만, 알고리즘에는 관점이 없기 때문입니다. 기계적 최적화는 규모를 키울 목적으로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계산하는 일이며, 이 규모를 지배하는 것은 기술입니다. 그러나 기술이 우리까지 지배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문화의 유일한 해석자로서 자리매김할 때 기술을 또 다른 도구로써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됩니다. 기술은 우리가 특별한 곳에 이르도록 도와줍니다. 하지만 그뿐입니다. 거기에 이르렀을 때 우리는 여전히 무엇을 할지 알아야 하고, 이 딜레마는 맥락에 따라 영감을 얻어서 발휘하는 숙달된 행동인 센스 메이킹을 통해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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