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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산업화 학교의 종말 ⑥] AI가 작성한 답안, 평가 기준은 무엇인가

에듀팡뉴스2026.10.04 07:00조회 0
[기획 : 산업화 학교의 종말 ⑥] AI가 작성한 답안, 평가 기준은 무엇인가

학생에게 보고서 과제가 주어지면 주제를 정하고 자료를 찾아 비교한 뒤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제출해야 한다. 과거에는 며칠이 걸렸지만 이제는 인공지능에 주제를 입력하고 개요와 자료 정리를 요청한다. 문장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쓰게 하고 몇 분 만에 그럴듯한 보고서가 완성된다. 교사는 글을 읽고 논리적이며 형식도 갖췄다고 보지만, 누가 실제로 내용을 이해하고 결론을 내렸는지 판단하기가 모호해진다.

올해 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디지털 교육 전망 2026’은 생성형 AI를 사용하면 과제의 완성도는 높아질 수 있으나それが 실제 학습 성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가 사고 과정을 대신하면 결과물은 좋아져도 학생 자신의 역량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교육적 목적으로 설계된 AI 도구는 학습을 돕는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이 차이가 평가의 근본을 흔든다.

학교는 오랫동안 학생이 제출한 결과물을 통해 그 학생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판단해왔다. 수학 문제를 풀었다면 풀이 능력이 있다고 보고, 글을 썼다면 글쓰기 능력이 있다고 보는 식이다. 교사는 그동안 베끼기나 도움받기 가능성을 고려해왔지만 AI는 그 경계를 훨씬 넓혔다. 이제 결과물이 훌륭하다는 사실만으로 학생의 능력을 추정하기 어려워졌으며, AI를 이용한 모든 과제가 무의미한 것은 아니지만 학생이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AI의 답을 검토·수정하는 과정에도 배움이 있다.

따라서 평가에서는 ‘무엇을 만들어냈는가’에 더해 ‘과정에서 학생이 실제로 무엇을 했는가’를 물어야 한다. 예를 들어 영어 보고서를 작성할 때 모르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고 맞춤법 검사기를 사용한 뒤 AI에게 문장을 다듬게 하고, 이어서 개요 작성을 요청한 다음 본문 전체를 AI에 맡긴다면 어느 단계부터 부정행위인지 명확한 기준이 없다. 같은 AI 활용이라도 수업 목적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므로 영어 문장 작성 능력을 평가하는 과제라면 AI가 문장을 대신 쓰는 것은 평가 목적을 훼손할 수 있고,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과제라면 자료 정리와 초안 작성을 AI에 맡기는 것이 평가 대상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AI 사용 여부만이 아니라 무엇을 평가하려는 과제인지에 따라 허용 범위를 먼저 정하는 것이다.

교육부가 지난 8월 24일 대학의 효과적인 AI 활용을 지원하기 위해 ‘대학 AI 활용 윤리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것도 이와 같은 문제와 연결된다. 대학 교육에서 AI 사용을 학생 개인의 선택에만 맡길 수 없게 된 것이다. 따라서 과제를 내기 전에 AI 사용을 허용할지, 허용한다면 자료 탐색과 아이디어 정리까지인지, 초안 작성까지인지, 사용 사실과 범위를 밝혀야 하는지, 그리고 학생이 반드시 직접 수행해야 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한 가지 평가 방법은 결과물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을 확인하는 것이다. 학생이 처음 설정한 질문은 무엇이었는가, 어떤 자료를 선택하고 제외했는가, AI에게 무엇을 물었는가, AI가 제시한 답 가운데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수정했는가, 최종 결론은 어떤 근거로 내렸는가 등을 살피면 같은 보고서라도 학생이 수행한 일이 드러난다. 주제 선정, 자료 검토, 초안, 수정본을 단계적으로 제출하게 하거나 중간에 교사가 질문을 던져 학생이 자신의 판단을 설명하게 할 수도 있다.

다만 과정 평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AI는 초안도 만들고 수정 과정도 만들어낼 수 있어 학생이 제출한 대화 기록만으로 실제 학습 과정을 완벽히 증명하기 어렵다. 과정을 확인한다는 것은 서류를 더 많이 받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실제로 생각하고 판단해야 하는 순간을 수업 안에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왜 그렇게 썼니?’라는 질문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학생이 훌륭한 보고서를 제출하면 교사가 자료 선택 이유를 묻고 반대되는 자료를 제시해 결론이 달라질지 따져보면 이해 정도가 드러난다. 구술평가, 발표, 토론, 실습, 수업 중 글쓰기 등이 다시 중요해지는 것은 AI가 쉽게 만들어낸 결과물에만 의존하지 않고 학생의 사고 과정을 직접 확인하기 위함이다.

새로운 평가 방식은 아니지만 AI가 결과물을 너무 쉽게 만들어내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취급됐던 평가 방식의 의미가 달라지고 있다. AI를 사용할 수 있는 과제와 그렇지 않은 평가를 적절히 결합할 필요가 있으며, AI와 함께 자료를 분석하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AI가 없는 상황에서 학생이 스스로 읽고 쓰고 계산하고 판단할 수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두 능력은 서로 대체되지 않는다.

OECD 역시 AI 시대 학습에서 기초적인 지식과 독립적 사고를 보존하면서 교육적 목적에 맞게 AI를 활용하는 방향을 강조한다. 따라서 학교는 AI 탐지기에 의존하기보다는 과정과 목적을 명확히 하고, 학생이 실제로 생각하는 순간을 수업 속에 녹여내는 방향으로 평가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

참고: 더에듀AI 편집▶ 원문 보기

제휴 매체를 참고해 편집·재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실 확인을 거쳤으나 원문과 표현이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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