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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믿음이 아이에게 전하는 메시지: 호기심과 심리적 안전감

에듀팡뉴스2026.10.08 07:02조회 0
부모의 믿음이 아이에게 전하는 메시지: 호기심과 심리적 안전감

어릴 적 성적표를 받는 날이면 긴장이 되었다. 어떻게 말을 꺼내며 부모님께 보여드려야 하나 걱정하며 집으로 가는 발걸음은 무거웠다. 성적 때문에 크게 혼났던 기억도 별로 없는데, 왜 그렇게 불편했을까?

최근 지인의 추천으로 드라마 《테드 래소(Ted Lasso)》를 보기 시작했다. 미식축구 감독이던 테드 래소가 영국 프로축구팀 AFC 리치먼드의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처음에는 유쾌한 스포츠 드라마인가 싶었는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축구보다 사람들을 대하는 그의 태도에 눈길이 갔다. 선수들 사이에는 갈등이 있었고 자신을 의심하거나 서로를 믿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테드는 노란색 종이에 "BELIEVE"라는 단어를 크게 써서 모두가 볼 수 있도록 라커 룸에 붙였다. 처음에는 “우리는 이길 수 있어”, “너는 할 수 있어” 같은 응원 구호로 보였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그 믿음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테드는 상대를 섣불리 판단하기보다 먼저 궁금해한다. 극 중 그가 다트 게임을 하며 “판단하지 말고 호기심을 가져라(Be curious, not judgmental)”라고 건네는 대사는 그의 태도를 잘 보여준다. 상대에게 답을 알려주기보다 먼저 질문한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한번 해볼 기회를 준다. 그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시도 자체를 탓하거나 실패로 규정하지 않는다. 서툴고 부족한 모습을 보이더라도 배우고 달라질 수 있는 사람으로 대한다. 과정에서 쌓이는 힘과 경험에서 얻는 배움을 믿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이 곁에 있을 때, 우리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새로운 시도를 할 용기를 얻는다.

코칭 현장에서 만나는 부모들도 ‘우리 아이를 믿는다’고 말하곤 한다. “우리 아이는 하면 잘해요.” “원래 능력은 있는 아이예요.”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어요.” 이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보면, 믿음의 대상이 아이 자체가 아니라 아이가 보여주었으면 하는 결과인 경우가 많다. 결과에 대한 기대만 있는 곳에서 아이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자신을 드러내기 어렵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에이미 에드먼슨 교수가 제시한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은 오랫동안 조직 현장에서 주목받아 왔다. 구글이 성과가 높은 팀의 조건을 분석한 ‘프로젝트 아리스토텔레스’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으면서 널리 알려졌다. 심리적 안전감은 단순히 마음이 편안한 상태를 의미하지 않는다. 모른다고 말하고, 질문하고, 다른 의견을 내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해도 무시당하거나 모욕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팀 구성원들의 공유된 믿음이다. 그렇다고 무엇이든 괜찮다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다. 에드먼슨은 심리적 안전감과 자신의 역할에 대한 책임이 함께 있어야 배움과 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이 관점을 가정에 대입해보면 가정은 아이가 처음 경험하는 공동체이고, 부모는 아이가 가장 먼저 만나는 리더다. 우리 집은 나와 아이에게 모두 심리적으로 안전한 공간일까?“엄마도 잘 모르겠는데 같이 생각해볼까?”“아빠도 그때는 무서웠어.”“엄마가 어제 한 그 말은 잘못했어. 미안해.” 부모가 모른다고, 두려웠다고, 잘못했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는 불완전함을 드러내도 서로 존중하며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을 배운다. 그 믿음이 생기면 아이도 말하기 어려운 일을 조금씩 용기를 내어 꺼낼 수 있을 것이다. 시험을 망쳤을 때, 친구와 문제가 생겼을 때, 자신이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아이가 부모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아이가 혼자 생각할 시간도 존중하면서 도움이 필요할 때는 숨거나 혼자 감당하지 않아도 된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다.

언제나 안전한 공간, 우리집 부모가 코치가 된다는 것은 아이가 자기 삶을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며 다시 시도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에 가깝다. 답을 알려주기 전에 한 번 더 궁금해하고,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고, 장애물을 치워 주기보다 직접 부딪혀보고 배울 기회를 주는 것이다. 우리 아이에게 집은 잘한 일을 자랑하러 오는 곳이면서, 잘하지 못한 날에도 돌아와 말할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 어떤 날이든 집으로 오는 아이의 발걸음이 가볍기를 바란다.

☞ 박은하 블루밍경영연구소 파트너코치한국코치협회 수퍼바이저코치(KSC), 국제코칭연맹(ICF) 인증 전문코치(PCC), 갤럽 인증 강점코치로 공공조직과 기업의 리더들을 대상으로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 코칭을 하고 있다. 건국대학교 일반대학원 산업경영융합학부 박사과정 중에 있으며, 저서로는 <언락(Unlock) 스토리>가 있다.

참고: 조선에듀AI 편집▶ 원문 보기

제휴 매체를 참고해 편집·재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실 확인을 거쳤으나 원문과 표현이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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