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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를 위한 중2 사용 설명서 39화 : 전교 1등 놓쳤다고 등교 거부하는 아이

이진아2018.05.14 10:05조회 655

부모를 위한 중2 사용 설명서 39화 : 전교 1등 놓쳤다고 등교 거부하는 아이 “지훈아! 오늘은 제발 학교 가자.” “안 가! 난 안 간다고 분명히 얘기했다.”“다른 건 몰라도 학교는 빠지면 안 돼. 얼른 교복 입어.”“안 간다고!” 요즘 우리 집 아침 풍경을 누가 보면 우리 지훈이가 문제아라도 되는 줄 알 거다. 하지만 지훈이는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아이다. 그런 지훈이가 학교에 가지 않겠다는 폭탄선언을 한 건 지난 중간고사가 이후다. 유독 어려웠던 영어 시험을 전교에서 자기 혼자 백점 받고 전교 1등을 해서 좋아했었다. 그런데 그중 한 문제가 학생들에게 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소지가 있다며 복수 정답이 인정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지훈이랑 총점 2점 차이로 2등한 친구가 거기서 점수를 얻어 1등이 됐다는 것이다. 하룻밤 사이에 등수가 바뀌어 1등 자리에서 밀려난 지훈이는 당연히 불쾌해했다. 엄마로서도 분명 속상한 일이었지만 학교에서 결정한 일이니 더 이상 토를 달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해 아이를 달랬다. 그런데 지훈이는 ‘엄마가 어떻게 자기편을 안 들어 주고 학교 편을 들 수 있냐’며 맹렬히 비난하더니, 다음 날 아침부터 학교를 안 가겠다고 방문을 걸어 잠갔다. 하루 이틀까지는 ‘저러다 말겠지’ 했다. 담임선생님에게도 양해를 구하고 좀 쉬게 해주다가 학교에 보내겠다고 했다. 그런데 사흘째에도 지훈이는 문을 걸어 잠그고 나오지 않았다. 결국 열쇠를 찾아서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학교 다니기 싫어요. 검정고시 보게 해주세요.”“다니기 싫은 이유가 있을 거 아냐? 지난 번 영어 시험문제 때문에 그래?”“아녜요. 그런 거 아니라고요. 그냥 너무 쓸데없는 걸 많이 가르치는 거 같아서 짜증나요. 쉬는 시간도 싫고.”“쉬는 시간이 싫다고? 야. 임마! 쉬는 시간 없으면 학생들이 힘들어서 어떻게 공부 하냐?”“난 쉬는 시간 같은 건 필요 없어. 이유 얘기했으니까 오늘부터 학교에 안 가도 되죠?” 남들은 아들이 공부를 잘해서 부럽다고 하지만 공부를 너무 잘해도 걱정이니…. 지나치게 성적에 예민한 아이 때문에 나는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 특히 시험 때가 되면 온 집안이 바짝 긴장할 정도로 아이 눈치를 본다. 전교 1등 한 번 놓쳤다고 아침마다 이런 푸닥거리를 할 것이라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어떻게 해야할까요?자존감에 상처 입은 아이는 사실 두려워 하고 있어요. 다독여주세요 아이가 학교를 거부할 만큼 화가 난 것은 학교와 엄마가 자신을 거부한다고, 혹은 인정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크다. 학교의 처사나 엄마의 행동은 객관적으로는 모두 마땅한 행동이지만 아이 입장에서 잃은 것은 점수가 아니라 ‘자신을 인정해주는 학교와 엄마’다. 학교가 자기가 적은 답을 정답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 엄마가 자기가 억울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이에게 아마도 매우 큰 상처가 되었을 것이다. 지나치게 성적에 집착하는 것은 오히려 자아존중감이 낮다는 의미이다. 성적이 좋아도 자아존중감이 낮을 수 있다. 무엇보다 아이를 대하는 부모의 태도를 다시 한 번 점검해봐야 한다. 아이가 한 일의 성과나 시험점수 등에 대해 적절한 칭찬이 이루어졌는지 생각해보자. 칭찬은 무조건 하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다.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결과보다 과정과 노력, 특성에 대해 언급하고 마지막에 ‘기분 좋다. 고맙다’ 등 감정을 표현하는 게 좋다. 아이가 성적이 떨어져서 화를 낸다면 그것은 학교선생님들과 부모들로부터 사랑을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서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것이 분노로 표현된 것이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내가 너를 사랑하는 건 네가 전교 1등이라서가 아니라 항상 열심히 하기 때문이다”, “네가 어떤 성적을 받아와도 속상해하는 네 모습보다는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등 아이가 스스로에 대해 만족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해주자.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해야만 아이의 마음이 열린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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