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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원하는 E-GUT 17화 : 죽음에 이르는 소통 부족

대니얼 홍2017.12.11 14:22조회 567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청년이 찾아와 고민을 털어놓았다. 학부와 MBA를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마치고 미국에서 가장 잘나간다는 투자금융 회사에 근무하는 그 청년은 이렇게 말했다. “매일 아침에 진행되는 회의에서 내가 가진 아이디어는 많지만 발표력 부족과 눈치만 보는 습관으로 인해 제대로 의사표현을 못하는 것이 고민이다. 그로인해 사내 평가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고 동료들 보다 진급도 늦다.” 영어를 못해서도, 아이디어가 없어서도, 투자에 관한 전략적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훈련이 부족했던 것이다. 미국의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아시아 계열, 특히 한인 학생들을 “무뚝뚝한 일차원적 학생”이라고 말한다. 에세이와 인터뷰를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분명하게 나타내지 못하고 전반적으로 한인 지원자들은 서로 비슷하고 밋밋하다는 것이다. 특히 인터뷰에서 말을 아끼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그런 학생을 한국적 사고방식으로는 “과묵하다”고 칭찬할지 몰라도, 대학 진학 인터뷰에서는 무례하다 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심지어 “이 학생이 나에게 화가 났나?”고 의아해 하는 면접관도 있다. "말이 씨가 된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등 말조심을 강조하는 문화에 젖어 무의식적으로 무거운 입을 중요시하느라 자신을 표현하는 훈련에 소홀히 한 결과다. 과학, 수학의 각종 경시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했다고 자기표현을 소홀히 하는 학생을 종종 본다. 그러나 모든 지식의 생산, 전달, 적용 과정에는 인간과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과정이 버티고 있다. 예를 들면, 최근 노스웨스턴 메디칼 스쿨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의료사고로 일년에 44만명의 환자가 사망했다. 의료사고에는 오진, 수술 실수, 마취 관리 미숙 등등으로 기술적인 이유가 주를 이루지만 사고의 30%는 의사와 환자 그리고 의료진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부족 혹은 소홀에서 왔다.이렇듯, 소통 부족, 자아표현 부족이 죽음으로 연결될 수 있지만 학생과 부모는 말빨 훈련을 외면하고 있다. 일단, 학교 성적과 등수가 좋으면 모든 것이 용서되고 덮이기 때문이다. 설사, 자녀가 자신을 표현한다고 해도, “쓸데없는 말하지 말고 공부나 해라”로 시작해서 부모는 “오늘은 문제지 여기까지 하고, 책은 몇 쪽까지 읽어라, 다음에는 이거 해라 저거 해라”로 자녀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 조정한다. 결국 자녀를 로봇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다. 또한, 무엇에든 자녀 대신 대답해주고 대신 나서서 설명하는 바람에 자녀의 표현기회를 가로챈다. 심리학자 프로이트가 “인간의 역사는 억압의 역사다”라고 말한 것처럼, 빈번한 간섭과 가로채기는 자녀로 하여금 억눌림 역사의 장을 쓰게 하는 것이다. 억눌림의 결과는 압사 아니면 반항이다. 대니얼 홍의 더 많은 컬럼을 확인하세요.http://www.haniedu.com/column/ho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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