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6일 화요일
에듀팡뉴스
에듀테크·문화

12. 엄마의 말 한마디가 표현이 자유로운 아이를 만든다

이가희2017.01.09 14:43조회 1,011

학원에 가방만 들고 왔다 갔다 하는 아이들이 있다. 학원에 가서 게임이나 하면서 노는 아이들도 있다. 학원에 가서 그저 시키는 대로 몇 마디 배워 가지고 와서는 집 현관에 들어서는 순간 잊어버리는 아이도 많을 것이다. 그래서 영어 공부를 시키는 엄마들이 학원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하지만 나는 원희 영어공부를 시키면서 학원을 신뢰하고 아이 영어공부를 위한 수단으로 많이 의존했다고 할 수 있다. 원희가 학원에 다니면서 무언가를 ‘건졌다’는 생각에 항상 든든했고 배운 책, 소위 말해 ‘뗀 책’들이 한 권 두 권 쌓여 가는 것이 뿌듯하기만 했다. 그뿐인가. 난 아이들을 성실하게 지도한다는 학원, 좋은 선생님과 프로그램이 있다는 학원을 찾아 가면서 가르쳤고 집중 학습반, 방학 특별반, 프리토킹반 등도 보내 보았다. 그만큼 학원을 믿고 아이를 맡겼다. 어차피 학교에서 배우는 영어로는 만족할 수 없었고 내가 다 가르친다는 것은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결국 나는 학원에 의존하기로 했고, 학원을 현명하게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원희가 실력을 쌓기 위해 단계적으로 필요한 것을 고려해 일단 학원을 선택하고 나면 아이가 믿음을 갖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선생님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학원에 다닐 수 있도록 항상 격려했다."학원은 절대 빠지지 않고 간다.""학원 선생님이 내주는 숙제는 반드시 한다."난 항상 이 두 가지를 강조하며 아이가 학원을 소홀히 아지 않도록 경계를 늦추지 않았고 학원에서 무엇을 배우는지도 항상 관심을 가졌다. 언젠가 학원 원장 선생님한테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제발, 학원 셔틀버스에서 내리는 아이 붙들고, '야, 오늘은 뭐 배웠지?' 이런 거 묻지 마십시오. 아이들이 스트레스 받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공부하는 책을 한 번씩 좀 들춰 보세요."어린아이에게 공부를 시킨다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보다. 혹여 아이가 스트레스 받을까봐 '뭐 배웠냐'고 묻는 것도 눈치가 보이는 것이 엄마다. 나는 학교에, 학원에, 시험에 여러 가지로 부담을 많이 느끼는 원희에게 더 큰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 아주 조심스럽게 관심을 기울였다. 어쩌다 한 번쯤, 원희가 부럽다는 듯한, 엄마도 원희처럼 영어를 배우면 참 좋겠다는 듯한 말투로 아이에게 호기심을 보인다. 그러면 원희는 자기가 공부한 것을 곧잘 얘기 했다."어머 그러니? 재미있다. 나도 써먹어야지.""어머, 원희가 모르는 게 없구나. 엄마보다 훨씬 잘하네." 내가 아이를 학원에 보내면서 가장 신경 쓴 것은 집에서 한마디라도 활용하게 하는 것이었다. 아이가 학원에서 새로운 문장을 하루에 몇 개씩 배운다 해도 써먹지 않으면 곧 잊어버리고 만다. 두 개 배우면 하나는 까먹는 식이다. 그렇다고 해서 잊어 먹지 못하게 매일 반복해서 외우고 또 외우게 할 수도 없고, 어차피 그렇게 외운 것은 오래가지도 않는 것 같다.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배운 것을 한 번이라도 활용할 수 있는 환경과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해 내가 특별히 신경을 쓴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아이가 영어 하는 것을 들어준다 나는 원희가 영어 한마디라도 하면 관심 있게 들어주고 배부르게 칭찬을 해주었다. 학원에 가서 자신이 없거나 수줍어서 자기표현을 제대로 못하는 아이들의 경우는 더욱더 필요한 일이다. 게다가 여러 명이 함께 공부하다 보면 수동적인 아이는 한 마디 입도 떼지 못한 채 집에 돌아올 수도 있다. 말이 많아서 말을 더 하고 싶어 하는 아이, 수줍음이 많아 밖에서는 말을 잘 못하는 아이, 모두 다 엄마 앞에서 마음껏 자기 얘기를 하게 격려해주자. 배운 것을 외워서 말해도 좋고, 보고 그대로 읽는 것도 좋다. 큰 소리로 마음껏, 무엇이든지 입 밖에 내놓고 떠들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아이가 단어 하나, 어순 하나 잘못 말했다고 해서 그 자리에서 바로잡아줄 필요는 없다. 그러면 아이가 겁을 먹고 더 이상 얘기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영어로 대화를 나눈다 엄마는 우리말을 하면서 아이에게 영어를 해 보라고 하면 소극적인 아이들은 입을 떼려 하지 않는다. 엄마가 단 한마디라도 영어로 말을 시키거나 함께 대화를 나누면 아이가 좀 더 쉽게 임을 뗄 것이다.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내가 가장 많이 쓴 방법은 그날 배운 다이얼로그를 이용해서 서로 역할을 바꿔 가며 묻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잘 모르면 책을 보면서 몇 번 해 보고, 그러고 나서 책을 덮고 한번 외워 본다. 책에 나오는 문장 그대로 복습하는 것도 좋지만 변형을 가하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아이가 공부하는 책을 미리 보고 다른 질문을 준비해 두는 성의가 있다면 아이가 감동을 받아 더욱 열심히 하지 않을까? 듣기나 읽기 자료를 가지고도 얘기해 본다 그날 배운 회화 문장이 없다고 해서 집에 와서도 꼭 침묵을 지킬 필요는 없다. 다이얼로그나 회화 문장이 아니더라도 임을 통해서 한 번씩 말해 보게 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나는 아이가 학원에서 동화 읽기를 하고 오면 한두 문장이라도 엄마에게 큰 소리로 들려주게 했다. 아이가 별 관심 없이 시큰둥할 때는 반대로 엄마가 한번 읽어줘 보자. 그러면 아이가 귀를 쫑긋 세우고 들을 것이다. 짧아도 좋다. 아니, 어떤 때는 딱 한 줄만 읽어 주는 것이 효과가 더 클 수도 있다. 꼭 쓸 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쓰기를 제법 하게 되면서부터 나는 원희에게 무엇이든 쓰게 해야 직성이 풀리는 버릇이 생겼다. 쓸 줄을 알아야 제대로 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야만 안심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습량이 많아지니까 어느 순간부터는 그렇게 하는 것이 점차 버거워졌다. 일일이 쓰고 일일이 분석해주기에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자꾸 생겼다.그러면서 나는 점차 포기하는 것을 배웠다. 그렇게 해 보니까 그것도 괜찮았다. 원희는 일일이 쓸 줄은 몰라도, 심지어 단어 하나하나가 무슨 뜻인지 모르면서도 그 문장을 제대로 알고 활용해서 쓰고 있었다. 문제는 관심과 참여다 엄마가 아이에게 관심을 보이면 아이는 영어에 관심을 보일 것이다. 엄마가 아이 공부하는 데 조금이라도 참여하면 아이는 자기 영어 공부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도리 것이다. 엄마가 불쑥 던지는 영어 한마디, 엄마와 나누는 영어 한마디가 아이에게는 학원선생님의 열 마디, 책 속에 들어 있는 백 마디보다 훨씬 강한 자극이 된다.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영어 한마디 건네 볼까 주저하는 엄마들, 아침에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오는 아이에게 이렇게 한번 외쳐 보자."굿 모닝!"명심하시길. 부족하지만, 어눌하지만, 엄마의 짧은 말 한마디가 표현이 자유로운 아이로 만들어준다는 사실을.

댓글 0

댓글은 에듀팡 회원만 작성할 수 있습니다.

에듀팡 로그인
  •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관련 기사

·[기획 : 산업화 학교의 종말 ⑥] AI가 작성한 답안, 평가 기준은 무엇인가·‘정보교사’ 없는 학교 학생은 뭘 잃을까…AI 시대 교육격차 우려·FCC, E-Rate 프로그램 전면 재검토 착수 예고… 학업 성취와 스크린 사용 연관성 조사·영국, 학자금 대출에 GCSE 영어 합격 요건 검토…찬반 논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