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7일 수요일
에듀팡뉴스
에듀테크·문화

02. 중1병도 중3병도 아닌 중2병의 실체

이진아2016.11.21 12:17조회 1,761

2015년 교육부가 초·중·고등학생의 인성 수준을 분석한 결과 '성실' '자기조절' '지혜' 등의 덕목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보여 우리나라 학생들이 '자신을 바로 세우는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것은 초등학생이나 고등학생에 비해 중학생의 인성수준이 더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이를 중학생이 급격한 신체적 변화를 겪으면서 인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초등학교와 질적으로 다른 발달 양상을 보이면서 많은 고민과 갈등을 경험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매일매일 이 이상한 아이들과 함께 사는 우리들로서는 그 이유가 무엇이든 ‘어떻게 해야 소위 이 꼴통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하는 점이 고민이 될 뿐이다. 이렇듯 인성의 수준이 낮아 성실하지도 않고 자기조절능력과 문제해결력도 떨어지는 몸집 큰 아이들을 감당하기 어려운 어른들은 드디어 이들을 ‘환자’로 분류하기에 이르렀고, 그들의 병을 ‘중2병’이라 명명하였다. 중2병은 사춘기의 정점에서 나타나는 사춘기의 전형이자 가장 극심한 사춘기의 형태로, 사춘기의 특징인 심리적인 불안과 그 불안에 따르는 허세가 가장 강력하고 복합적인 행동으로 표출되는 사춘기 정점의 증상이다. 사춘기는 몸의 변화로부터 시작된다. 아이들의 신체가 급격히 성장하는 시기에 바로 사춘기가 나타난다. 성인이라면 누구나 경험해 봤지만 이 시기에는 심한 경우 1년에 20센티씩 크기도 한다. 이렇게 급격한 신체의 성장은 아이들의 마음과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tvN 예능 프로그램 'SNL' 중 (출처: 유튜브 영상캡쳐) 무엇보다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자신감의 향상이다. 인간의 자신감은 무릇 몸에서 나오기 마련이다. 특히 몸의 크기, 사이즈에서 비롯된다. 크기가 커지면 자신감도 향상한다. 이는 자동차의 크기로도 짐작할 수 있다. 소형차를 타고 갈 때 5톤 트럭이 옆에 지나가면 나도 모르게 움찔한 기억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최홍만처럼 큰 사람을 만난다면 괜히 움츠러드는 건 당연한 일이다. 반대로 내가 그렇게 크다면 자신있고 당당하고 두려움이 없어진다. 그런데 아이들의 몸이 이 때 갑자기 커진다. 특히, 이들에게 신이나 다름없는 엄마와 키가 같아질 때 아이들의 자신감과 자존감은 하늘을 찌른다. 아이들에게 엄마는 신과 다르지 않다. 엄마는 자기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고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씻겨가며 생존을 가능하게 해 준 존재가 아니던가? 그런 엄마와 키가 체격이 같아졌다는 것은 이들에겐 자신이 곧 신과 같은 존재라고 느끼기에 부족하지 않다. 그러면서 동시에 아이들은 자신을 어른보다 못할 것이 없는 존재, 어른들이 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 해도 되는 존재라고 착각하기 시작한다. 이 때 아이들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른다.그런데!!! 어머나~~ 이걸 어째? 어느 날 문득 자기의 실체를 보니 키가 작던 엊그제와 전혀 다른 게 없다. 성적도, 외모도, 실력도, 그 어느 하나도 나아진 게 없다. 현실의 자기 모습을 바라보며 하늘에 떠 있던 아이들의 자신감이 땅바닥으로 혹은 땅을 파고 곤두박질 친다. 이런 과정이 간헐적으로 반복된다. 이 증상이 3일에 한 번 혹은 1주일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바뀐다면 큰 문제가 없다. 문제는 방금 전까지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다가 순식간에 땅으로 떨어지기도 하고, 혹은 약 3주간 하늘에 떠있기도 하다가 어느 날은 땅 속으로 쳐박혀 일주일씩 꼼짝도 안하기도 한다. 이렇게 자신감이 들쑥날쑥하게 하늘과 땅으로 옮겨 다니니 아이도 가족도 친구도 선생님도 종잡을 수가 없다. 대처도 하기 어렵다. 이 상태로 두면 백 퍼센트 정신병자가 되고 말 것이다. 즉 신체적 성장과 정신적 성장, 그리고 실질적인 성장의 부조화가 아이들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든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은 그렇게 무능력한 존재가 아니다. 정신병자가 되지 않도록 스스로 방어기제를 만들어 내는데 그게 바로 중2병의 가장 기본적인 특징인 ‘허세’다. 지드래곤 '삐딱하게' M/V중 (출처 : 유튜브 영상캡쳐 ) 허세 가득한 이 환자들의 기본자세는 ‘삐딱’이다. 한 쪽 다리 힘 풀고 삐딱하게 서 있다. 왜? 똑 바로 서 있으면 너무 예의 바르지 않나? 그건 진실로 자신감이 있는 사람들이 갖추는 겸손한 자세이다. 그러나 실제로 잘나지 못 한 이들에게 바른 자세란 ‘상대에게 얕보이기 쉬운 약자의 자세’이다. 내가 약자라는 걸 만천하에 공개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들은 바른 말도 하지 않는다. 입만 열면 욕이다. 왜? 이들에게 바른 말이란 ‘내가 약하다’라는 걸 들키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허세로 쩐’ 중2병 환자들의 기본자세는 ‘삐딱’이고 기본 표정은 ‘찡그림’이며 기본 언어는 ‘욕’인 것이다. 만일 우리 아이가 갑자기 반항적인 자세로 욕을 달고 살며 인상을 쓴다면 혼내고 야단치고 바른 소리하기보다 그저 ‘아~~ 정신병에 걸리지 않으려고 스스로 치료 중이구나. 정상적으로 잘 자라고 있구나’라고 여겨주기만 해도 아이들은 금세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괜히 미리 걱정하고 불안해하며 잔소리를 늘어놓아 아이들을 진심으로 삐딱하게 만들지 말자. 만일 이 시기에 허제에 빠져 보지 않는다면, 혹은 허세 좀 부리다가 부모에게 된통 혼나고 기도 못 펴게 된다면 그거야말로 큰 일이다. 이 때 허세 좀 못 부려본 아이들은 반드시 뒤늦게 증상이 나타난다. 대학생이 되어서 혹은 성인이 되어서도 버리지 못한다. 이와 인생에 한 시절 이럴거라면 누구나 다 이해해주는 사춘기에 경험해 보는 게 훨씬 낫다. 어른이 허세부리면 아무도 귀엽게 봐주지 않는다. 귀엽게 봐주기는커녕 그러다 진짜 왕따 되는 수가 있다.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 왕따어른 만들지 않으려면 허세 부리는 아이들 그냥 귀엽게 봐주자.

댓글 0

댓글은 에듀팡 회원만 작성할 수 있습니다.

에듀팡 로그인
  •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관련 기사

·[기획 : 산업화 학교의 종말 ⑥] AI가 작성한 답안, 평가 기준은 무엇인가·‘정보교사’ 없는 학교 학생은 뭘 잃을까…AI 시대 교육격차 우려·FCC, E-Rate 프로그램 전면 재검토 착수 예고… 학업 성취와 스크린 사용 연관성 조사·영국, 학자금 대출에 GCSE 영어 합격 요건 검토…찬반 논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