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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하버드생 원희의 독서학습법

이가희2016.09.05 10:45조회 1,818

독서능력을 개발하려면 먼저 책을 골고루 읽히는 것이 중요하다. 비문학과 문학 장르를 아우를 수 있도록 편식하지 않는 독서습관을 어릴 적부터 길러주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부분의 지출은 줄이더라도 아이에게 독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민족사관학교를 조기 졸업하고 하버드대학을 비롯한 유수의 명문 대학에 합격한 박원희 학생도 바로 독서가 공부의 중심이자 전부였다. 저자는 어릴 적부터 원희가 성장하는 데 맞춰 그림책부터 시작해 동화책, 판타지 소설, 비문학 장르까지 원희의 눈높이에 맞는 책을 찾아 원희와 함께 읽고 토론하기를 매일같이 했다. 이렇듯 체계적인 독서를 통해 접했던 다양한 경험과 정보가 학습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여러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길러주어 원희가 자신의 주장을 펼칠 수 있는 비판적 사고를 기르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 원희의 학습법은 바로 독서능력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희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가장 신경을 썻던 부분이 무엇일까? 바로 원희가 갖고 있는 잠재능력을 최대한 끌어내주자는 것이었다. 글을 깨우치기 전에 아이가 접하지 못한 세상이나 경험은 책을 통해 얼마든지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많은 책을 읽어주었다. 특히 원희가 호기심을 보이는 것들은 관련 도서까지 찾아가며 세세하게 알려주었다. 여러 책들 가운데 원희가 가장 흥미 있어 하는 부분이 원희 아빠가 공부하는 전공 의학서적에 나오는 인체 해부그림으로 근육과 신경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마냥 신기해했다. 원희가 어찌나 그림들을 자세히 관찰하며 꼬치꼬치 캐묻던지 특히나 어려운 한자어나 라틴어식 의학용어가 나올 때면 원희 어머님은 여간 애를 먹은 게 아니었다. 원희가 7살 되던 무렵 가장 큰 방을 도서관처럼 꾸며주었다. 이때 거실에 있던 텔레비전은 엄마아빠 침실 방으로 옮겨 자연스럽게 텔레비전 보는 시간을 줄였다. 그 때문에 책 읽는 시간과 일정한 시간은 학습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서재처럼 만든 큰 방의 전경은 이러했다. 들어가는 문을 제외하고 삼면을 모두 책장으로 짜고 가운데에 4인용 큰 탁자를 두어 저녁이면 그곳에서 공부를 시작한 것이다. 저녁 6시 30분 혹은 7시 정도가 되면 서재 방에 들어가 약 3시간 정도 공부를 했는데, 보통 일기부터 쓰고 영어 듣기 공부와 영어단어카드 외우기, 그리고 독서시간을 따로 1시간 정도 준 다음 하루를 마무리했다고 한다. 일기는 당시 원희가 생각하고 느끼는 속마음을 남기는 방법으로 중요하게 생각했다. 글이 아니고서 방법이 없을 것이다. 사람의 겉모습이야 사진이나 비디오를 남길 수도 있지만 사람의 속마음은 무성으로 남길 수 있을까. 그런 방법은 아마도 글밖에 없을 것이다. 원희는 그렇게 일기 쓰는 것을 강조해서였는지,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 거의 빼먹지 않고 일기를 썼다. 그 일기장은 원희의 어린 시절 추억과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또 원희가 어린 시절부터 애늙은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이유가 글을 많이 읽고, 써서 경험과 표현이 다양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즈음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의 구분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때 아이들은 특히나 애니메이션이나 혹은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동화를 좋아하며, 읽기 책을 주어도 그림이 있는 부분만 겨우 읽고 넘기는 사례가 많다.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보이는 이 ‘독서의 편식’을 가능한 빨리 잡아주지 않으면 학습하는 데 많은 악영향을 준다. 때문에 아이가 편식하지 않고 독서하도록 지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원희는 주로 스토리로 연결되어 있는 책은 잘 읽는 편이었으나 사상, 경제, 철학에 관련된 도서는 어려워해 고민 끝에 장르별・시기별 독서 리스트를 만들었다. 그렇게 해서 매번 독서시간마다 이 독서 리스트에 체크해가며 읽은 책들을 정리해나갔다. 원희가 초등학생 때는 역사・철학, 과학, 위인전기, 명작・전래동화, 창작동화를 고루 읽도록 했으며, 중학교 때에는 역사・철학, 과학, 시사・정치・경제, 소설, 비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하여 가능한 편식하지 않는 독서습관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그러면서 기존 논술학원에서 잘해야 일주일에 책을 1~2권 정도밖에 읽히지 않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독서량을 늘리기 위해 적어도 한 달에 15~20권 정도의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하였다. 그렇게 해서 다독(多讀)하는 습관을 길러줄 수 있었다. 원희와 책을 읽고 나면 반드시 읽은 책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단순히 주인공 이름을 묻는다거나 줄거리를 이야기하는 정도가 아닌, 추리하고 상상하고 비판할 수 있도록 질문하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추리상상하고, 비판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글의 흐름을 이해하고 독해할 수 있도록 질문하고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기 때문에 원희의 독해력이 뛰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당시에는 구체적으로 읽는 속도와 이해의 능력을 독해능력이란 단어로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정해진 시간에 다른 아이보다 빠르게 책을 읽고 그 내용 파악이 정확한 아이는 분명히 시간과 학습 효과 면에서 성공을 거둘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원희가 초등학교 3~4학년이 되었을 때, 속독이란 학습 방법이 막 유행처럼 퍼져갈 즈음 속독이 무엇인지 궁금해 어느 속독학원을 방문해 한 가지 귀중한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책을 정독해야 하는 종류와 속독으로 다독하는 종류로 나뉜다면, 학습을 하는데 속독을 너무 강조하면 사고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학문을 할 수 있는 배경지식들(특히 문학작품)은 속독으로 도움을 받지만 깊이 있게 사고하는 모든 학습은 속독을 강조해서는 낭패라는 결론이다. 다시 말해서 무턱대고 빨리 읽기만 강조하는 속독이 아니라 가장 명확하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의 최대속도가 필요한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책 읽는 속도가 1분에 400자 정도라고 하는데, 이러한 읽기 속도를 가진 사람은 언어영역 지문을 읽는 데 80분이라는 시간을 모두 사용한다니 정말로 놀라운 일 아닌가. 그러나 원희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책 읽는 속도가 빨랐다. 책을 읽고 나서 그 내용이다 느낌을 글로 쓰거나 토론을 해보면 누구보다 내용을 정확하게 알고 창의적인 비판을 했다. 원희는 어릴적부터 어느 책이건 일단 손에 잡은 책은 마치 교과목 학습서를 공부할 때의 모습처럼 집중해서 읽고, 어느 자리에서건 꼼짝 않고 그 자세에서 일단 방해하지 않는 이상은 그 책을 다 읽어야 일어났던 것이다. 간혹 원희 나이나 학년보다 수준이 높은 책을 읽으라고 주면 낑낑거리며 이게 뭐야? 저게 뭐야? 질문을 하면서 읽는 모습은 늘 공부할 때의 모습과 같았고, 가벼운 동화책을 읽어도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온 것이다. 이렇게 독서하는 습관을 길러주자 차츰 원희는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 읽게 되었고, 책을 통해 늘어만 가는 호기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더 많은 책을 읽고 학습하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다. 그리고 원희의 독서습관은 공부에도 그대로 적용된 것이다. 어릴적부터 다른 아이들보다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긴 했어도 영재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 아이가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이 들면서 자연스럽게 책에 대해 많은 흥미와 관심을 갖게 되고, 스스로 책을 좋아할 때쯤은 이미 독서능력이 개발되어 자연스럽게 학습에도 연결될 수 있었던 것이다. 많은 독서활동을 통해 생각하고 사고하는 힘이 더해져 학습의 깊이가 생기고,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씩 월등해져가는 기반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는 대목이다. 나중에 공부를 잘 하기 위해 무엇을 배우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한지를 생각하기보다는 일단 책을 가까이 하여 많은 책을 읽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을 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스스로 탐구하고 생각하여 기초지식이 튼튼해질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습 능력도 중요하지만, 공부는 오랜 지구력을 바탕으로 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꿰뚫고 있었기 때문에 한 권, 한 권 읽어 내려가는 동안 오랜 지구력까지 길러 뭐든 중도에 포기 않고 끝까지 해낼 수 있는 아이로 만들게 되었으며, 그것이 곧 영어도 잘하게 하는 밑그림이 되었다. 속독법이나 학습에 관한 특별한 프로그램은 몰랐을지라도, 장르별로 체계적으로 다독하게 하는 습관을 길러 책을 빠르게 집중해서 읽을 수 있게 한 것은 원희 학습력의 근원이었다. 당시 원희의 독서 프로그램을 ‘쌩쌩 학습프로젝트’라고 했는데, 이는 원희의 일기 제목 중 ‘쌩쌩 학습법’에서 취한 것이다. 이왕 하는 공부라면 게으름 피우지 말고 먼저하고 집중해서 하는 것이 미래의 꿈을 위해 나가는 길이라는 판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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