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이종환의 입시큐] 2024학년도 대입 정시 쟁점과 지원 전략은?

수능 채점 결과 발표 후폭풍

사진출처:에듀팡

 

미적분과 확률과 통계 선택자의 각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11점 가량 벌어지면서 ‘문과 존망(存亡)’이라는 자조까지 유행하고 있다. 

 

한 입시기관의 성적 통계에 따르면 수학 1등급 수험생 중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한 수험생이 96.5%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확률과 통계 응시자는 3.5%라는 결론이다. 공교육 기관인 서울시 중등 진학지도 연구회의 ‘작년 수능’ 분석 결과도 1등급에서의 미적분과 기하 선택자의 비율이 압도적이었다. 전수조사가 아닌 표본집단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라 추정치에 불과하다고 치부하기에는 매년 수능 선택과목 간의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쯤 되면 더 이상 강 건너 불처럼 쳐다보기만 할 게 아니라, 출제기관인 평가원이 나서서 선택과목 간 점수 격차나 등급별 해당자 비율을 속 시원하게 밝히고 대책 수립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본다. 

 

돌이켜보면 2008학년 대입에서 시행된 ‘수능 등급제’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반발 여론이 거세지자 시행 1년 만에 폐기된 적도 있다. 출제 난이도를 앞으로 조정한다고 해도 지금의 수능 구조상 수능 국어·수학의 선택과목 간 불균형을 완화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수학 등의 과목에서 득점 구조가 유리한 이과 수험생들의 문과 교차지원은 매년 줄어들지 않고 있다. 향후 의대 증원까지 겹치면 대학 신입생의 중도 탈락률도 이에 따라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대학 교육에도 영향을 미쳐 일부 학과에 따라서는 학사 운영이 파행으로 치닫게 된다. 통합형 수능 구조의 문제점은 시행 초기부터 예고됐다. 대입 정책의 안정성이란 이유만으로 수험생 절반의 희생을 사실상 강요하면서까지 잘못된 정책을 계속 유지할 필요는 어디에도 없다. 통합형 수능의 채점 구조는 원점에서 다시 검토되어야 한다.

 

◇ 수능 과학탐구 Ⅱ, 높은 표준 점수 활용 극대화할 수 있는 대학은? 

 

불행 중 다행인지, 화학 Ⅱ를 제외하고는 입시기관들의 과학탐구(이하 과탐) Ⅱ 가채점 예상치는 실채점 결과와 큰 차이가 났다. 특히 지구과학Ⅱ는 표준점수(이하 표점) 최고점을 82점까지 예상했으나, 최종 결과는 최고점 72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과탐Ⅱ와 과탐Ⅰ의 차이는 최소 4점에서 최고 11점까지 차이가 여전히 커서 올해 정시 지원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종환의 입시큐] 2024학년도 대입 정시 쟁점과 지원 전략은?
[이종환의 입시큐] 2024학년도 대입 정시 쟁점과 지원 전략은?

수능 탐구 과목 반영 시 백분위나 백분위 변환 표준점수를 활용하지 않고 표점을 활용하는 대학은 서울대를 필두로 ▲부산대 ▲울산대 ▲동아대 ▲경상국립대 ▲고신대 ▲인제대 ▲국민대 ▲서울과기대 ▲홍익대 ▲한국항공대 ▲원광대 ▲충남대 ▲충북대 ▲전남대 ▲서울교대를 비롯한 다수 교대 등이 있다. 의예과 별도 적용으로는 한림대, 건국대 글로컬, 대구가톨릭대 등이 있다. 

 

특히 서울대는 과탐 Ⅰ+Ⅱ 조합에  가산점 3점, 과탐 Ⅱ+Ⅱ 조합에 가산점 5점을 부여한다. 극단적인 경우이기는 하지만 서울대를 교차지원하는 이과 수험생의 경우를 가정하면 물리Ⅱ+화학Ⅱ 조합의 표점 최고점은 154점, 생활윤리+윤리와 사상 조합의 최고점은 128점으로 단순 합산으로 보면 대학별 환산 전 단순 표점으로 26점 차이가 난다. 참고로 작년 서울대 정시에서 문·이과 둘 다 지원이 가능한 인기 학과인 자유전공학부는 전원 미적분. 기하 선택자가 합격했다. 올해 서울대 정시에서 과탐 Ⅱ 선택자 강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올해 수능 채점 결과는?

 

올해 수능 수학 만점자는 612명으로 통합형 수능 시행 3개년 동안 가장 적은 수치다. 작년에는 934명, 재작년에는 2,702명이었다. 국어 만점자도 작년 371명보다 크게 줄어든 64명으로 국어 영역의 변별이 매우 높아졌다. 영어도 1등급 비율이 4.71%로 전년 7.83%와 큰 차이가 났다. 국어, 수학, 영어 등 주요 과목은 이른바 ‘불수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사회탐구(이하 사탐) 중 윤리와 사상은 만점자가 11%를 넘겨, 2등급 블랭크 현상이 나왔다. 즉 1개 틀리면 곧바로 3등급이다. 이외 생활윤리, 세계사, 한국지리도 원점수 만점을 1등급 컷으로 추정할 정도로 표점 최고점이 작년에 비해 매우 낮아졌다. 상대적으로 과탐이 사탐에 비해 표점이 높게 나와서 백분위 변환 표준점수를 활용하는 대학에서도 작년과 달리 과탐 변환표준점수를 사탐에 비해 높게 책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문과 수험생들은 수학 뿐 아니라 탐구 과목에서도 이과 수험생에 비해 이래저래 열세에 놓여 있는 셈이다. 

 

◇ 정시 지원의 기본은 챙기자

 

올해 수능에서 국어. 수학은 상위권 내에서도 변별력이 뚜렷했다. 국어 1등급 내에서 점수 차이는 작년 8점에서 17점 차이로 벌어졌다. 수학은 1등급 내에서 점수 차이가 작년 12점에서 올해 15점으로 차이가 커졌다. 1등급 대 상위권 수험생들의 지원 동향을 작년보다 더욱 주목해야 할 필요가 커졌다. 한편 이과 학생들이 내년도 의대 증원으로 소신 지원 성향이 뚜렷해진다는 예측이 많지만, 안정적 반수를 선택할지, 소신 지원으로 배수진을 칠지 지원하는 수험생마다 개별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정시 지원자들은 대부분 온라인 배치표나 모의지원을 활용하게 될 것인데, 정시 대학 라인 정도를 미리 잡아놓고, 입학 후의 진로도 떠올리며 시간을 두고 천천히 생각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시 지원 라인을 전혀 잡아놓지 않은 상황에서 대학 지원을 마감일 전에 쫓기면서 하다 보면 숙고해야 할 부분을 놓치게 될 수 있다. 또한 대학마다 유사한 학과가 많은 경우 또는 모집 단위의 정원이 한 자리 수로 비교적 적은 경우는 모의 지원의 예측결과가 맞지 않은 경우가 꽤 있으므로, 이런 경우 모의지원을 지나치게 맹신하는 것은 위험하다. 한편 최상위 의대를 지원하는 경우에는 모의지원 표본을 참고하되 표본에 잡히지 않는 즉 모의지원을 애초에 하지 않는 경쟁자들까지 염두에 두어야 하므로, 여러 입시 기관의 자료와 더불어 담임 교사를 포함하여 신뢰할 만한 조언들을 참고하기를 바란다.  

 

출처:조선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