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글쓰기 교육 요즈음 글쓰기 교육이 대세다. 글쓰기 프로젝트 사업으로 학생 저자들이 펴낸 책들이 선을 보이는 모습이 무척 반갑다. 지역교육청에서 글쓰기 강좌를 개설하여 학교를 찾아가 직접 가르쳐주는 프로그램 덕분이다. 코로나 19로 원치 않는 집콕 시대를 사는 지금, 자신의 성에 머물며 가장 하기 좋은 최상의 작업이 독서와 글쓰기가 아닐까. 두고 온 나의 제자들에게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진 지금이야말로 일기를 쓰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전화위복의 시간을 만들기를 빌어본다. 현직에 있을 때 전교생 자기 책 갖기 프로잭트를 학교 특색사업으로 추진하며 해마다 자기 작픔집을 묶어 전시하고 대표작을 발표하며 상기된 핵생들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지도하는 선생님들의 수고와 학생들의 부지런한 손길 끝에 탄생한 자기만의 책을 집으로 가져가면서 뿌듯해 하던 아이들. 특히 학부모님들의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자녀의 1년 역사 속에 성취하는 모습들이 고스란히 담긴 진실과 진심이 담긴 작품집이니. 쓰기 교육은 국어 교육의 열매와 같다.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현장에서 가장 더딘 분야이기도 하다. 특별하게 관심을 갖지 않는 이상 그 성과를 기
아는 사람은 안다는 방송국의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 파이널 무대가 있었던 날, 무대가 그리운 사람들을 위하여 판을 만들어준 또 다른 사람이 있었다. 사실 <싱어게인>도 무대가 없어서 무명이 되어 버린 그들을 위하여 방송국에서 만들어준 ‘판’ 이었다면, 여기 홍대 어느 한 공간에서도 어쩌면 무명가수인 그들에게 기꺼이 ‘판’을 만들어 주는 의미 있는 일이 만들어졌다. 긱인더키친 Gig in the kitchen. 이름으로만 이야기하면 딱 주방에서 펼쳐지는 공연이라는 것인데, 주방을 중심으로 어떤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것일까. 그 현장을 다녀왔다. “ 공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공연을 만들어 보고 싶은 사람, 공연이 삶의 일부인 뮤지션, 공연기획자, 유튜버, 문화기획자, 영상제작자가 꿈인 대학생, 디자이너들이 현재 크루로 모인 사람들의 면면입니다.“ 라고 행사 기획자인 스페이스M 김경 대표가 전한 행사 기획 동기이다. 사진 by 김지훈 바람을 뚫고 지하철 홍대입구역에서 그 너머로 넘어갔다. 밤 9시, 승강기도 없는 4층 건물을 타박타박 거리며 올라갔다. 빼꼼이 문을 열어 보니 이미 현장은 뜨겁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으
남쪽엔 매화가 벙글어지고 있습니다. 무학산을 오르며 납월(臘月) 청매 몇 송이 핀 모습에 감동하였는데, 설을 지나고 나니 여기저기에 하얀 매화꽃이 함박눈처럼 쏟아집니다. 아, 봄은 우리의 실핏줄을 지나 심장을 향해 직진하고 있나 봅니다. 코로나로 인해 독서 모임은 온라인 속에서만 존재합니다. 2월에 함께 읽을 책이 올라왔습니다. 정세랑 작가의 소설 『시선으로부터,』입니다. 설 연휴를 지나 택배로 배달된 책 표지는 푸른 소금 알갱이나 사파이어 원석 조각 같기도 한 것이 중앙에 비스듬하게 넘어질 듯 배치되어 있습니다. 정세랑 작가의 책은 『보건교사 안은영』을 재미있게 읽은 기억 때문에 기분 좋은 느낌으로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우린 하와이에서 제사를 지낼 거야.” 이 한 문장으로 소설의 이야기는 압축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대를 앞서간 미술가이자 작가이며 멋진 어른인 그녀, 심시선을 제사 지내기 위해 10주기를 맞이하여 가족들이 하와이로 떠난다는 황당한 상황에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녀가 두 번의 결혼으로 만들어낸 독특한 가족 구성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할머니를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만든 이벤트를 통해 성장하고 이해합니다. “기일 저녁 여덟 시에 제사를
교육부가 2025학년도부터 고교 학점제를 전면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적정한 교원 수급 을 비롯한 고교학점제 시행을 위한 선결 과제에 대한 해결 방안은 없어 현장 교원들은 안정적 안착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교육부는 17일 경기 갈매고에서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고교학점제는 2025학년도 신입생부터 전면 적용할 계획이다. 학점제 도입에 따라 졸업 기준은 기존 204단위에서 192학점으로 조정된다. 출석 기준의 단위 이수 제도도 40% 이상의 학업성취율을 충족해야 학점을 이수할 수 있게 바뀐다. 내신평가는 현재 진로선택과목에 적용되고 있는 성취평가제를 모든 선택과목으로 확대 도입한다. 학점제 운영을 위한 교원 수급에 대해서는 2022년까지 새로운 교원 수급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다과목 지도 활성화를 위해서는 교원자격 표시과목 수시 신설, 복수전공·부전공 활성화, 교과 순회교사 배치 등을 제시했다. 또, 다양한 학습경험 제공을 위해 학교 밖 교육을 학점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한국교총은 이날 논평을 내고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해서는 교사 수급이 가장 중요한 선결과제”라며 “충분한 교사 확보와 시설‧인프라 확충에 대한 대책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18일 제296차 이사회를 열어 제11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으로 강태중(사진) 중앙대교육학과 교수를 선임했다.임명장은 19일 수여할 예정이다. 강원장은 서울 중앙고,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 위스콘신대에서 교육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앙대교학부총장, 한국교육사회학회 상임이사,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 사업 총괄위원회 위원장, 대통령실 교육과학문화수석실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임기는 22일부터 3년 간이며, 경영성과와 연구실적 등에 대하여 매년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평가를 받게 된다.
마음속 시한폭탄 ‘코로나 블루’ 우울·중독 등 문제 가려 있다 개학 후 한번에 터질 수 있어 교사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의료 전문가 투입도 준비해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처음에는 학교에 안 가서 좋았는데 집에만 있으니까 점점 아무것도 하기 싫고 답답해요. 며칠 전에는 나도 모르게 뛰쳐나가서 혼자 이리저리 거리를 쏘다니다가 왔어요. 친구도 잘 못 만나고…. 언제까지 이런 생활을 해야 할지 막막하니까 더 불안해요.”(경기 A중 3학년) 지난 1년간 코로나19를 경험하며 우리는 학교가 학업을 넘어 다양한 기능을 해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학교가 멈추자 학업 외에도 아이들의 소속감과 정체성 형성, 또래 활동, 정서 함양 등 중요한 발달과업도 함께 정지돼버렸다. 그중에서도 ‘코로나 블루’, 즉 우울감이나 무기력과 같은 정신 건강 문제는 아이들에게 매우 취약한 요소다. 실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지난 12월 실시한 ‘아이들이 평가하는 코로나 한 해’ 설문조사에서 ‘코로나 블루’를 체감했다는 아이들은 49.6%에 달했고 대부분 ‘밖에 나가지 못하는 스트레스’(33.1%)를 호소했다. ‘지난해보다 올해 더 불행해졌다’고 응답한 학생은 사회계층 수준
전국의 모든 학교가 방역과 등교수업 확대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과제를 안고 새 학기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뉴스 보고 알았다”라는 교사들의 탄식이 이어졌다. 수시로 바뀌는 학사 운영에 온갖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1년이 지난 지금, 산전수전 다 겪어 내성도 생겼지만, 등교수업 확대로 챙기고 신경 써야 할 것이 많다. 방역은 기본이고 학습, 생활지도, 관계 형성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비대면 수업이 이어지면서 학교에 자주 오지 않다 보니 과거보다 교우관계, 사제 간 신뢰가 많이 약화했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의 요구와 민원도 늘 것으로 보인다. 학기 초, 학교폭력은 물론 크고 작은 사건이 발생할까,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각종 비위 보호받을 수 없어 이를 대비하기 위해 최근 교총이 현장에 배포한 ‘2021년 1월 최신 교육 관련 사건·사고 및 판례 안내(교총 홈피 교권·교직 상담란, 교권예방 뉴스 제13호 참조)’는 교직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총 1만7765건의 교권 침해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지위법에 명시된 교육활동 침해 사안은 당연히 보호받고 구제돼야 한다.
최근 겨울 스포츠의 총아로 주목받고 있는 프로배구계에 학교폭력(학폭) 광풍이 불고 있다. 남녀 스타 선수들의 과거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 문제가 불거져 그 파문이 일파만파 일고 있다. 쌍둥이 자매 이재영·다영 선수는 중학교 시절 동료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은 사실이 당시 피해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폭로를 통해 드러났다. 사태에 따라서는 더 많은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엘리트 체육의 고질병 (위 사진은 기사와 상관없습니다) 작년 트라이애슬론 최숙현 선수가 체육계 폭력을 고발하고 세상을 떠나면서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줬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엘리트 체육은 고질병을 앓고 있다. 두 선수는 여러 방송에 출연할 정도로 팬덤이 많고 한국 여자배구의 3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끈 주역이어서 충격이 크다. 우선 대한배구협회는 국가대표 자격을 무기한 박탈하기로 했다. 국가대표 선발에서도 제외됐다. 하지만 여론은 징계 수위가 약하다고 들끓고 있다. 출장 정지 등 일회성, 보여주기식 솜방망이 처벌로 국민을 기만하고, 사태가 가라앉으면 복귀시킬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런 미온책으로는 운동부 학폭의 악습을 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쌍둥이 자매 선수를 영구제명
교육에서 ‘원 케어링 어덜트(one caring adult)’란 ‘단 한 명의 어른’으로 믿음의 눈으로 아이들을 봐줄 사람, 관심을 가지고 다가와 줄 사람, 그래서 아이들이 간절히 찾고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한 중학교에 전과 있는 조폭 두목 학생이 전학 왔다. 여름에는 반바지에 러닝셔츠 차림으로 소주병을 들고 등교했다. 게다가 교문 앞에서 후배들에게 “90도로 절하지 않으면 등교 못 해!”라고 명령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학생들은 선생님에게 불평불만을 터뜨렸고 교사들은 회의를 열어 그 학생을 퇴학 조치하기로 했다. ‘선행할’ 표창장의 힘 교장 선생님은 회의 결과를 보고받았지만, 말썽을 부리면서도 날마다 학교에 오는 그 학생을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다. 그를 교장실로 불러 타이르자 그 학생은 탁자를 발로 차면서 소리쳤다. “당신이 뭔데 나한테 이래라저래라하는 거야!”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학교 행사가 있을 때면 그에게 책임을 맡겨 진행하게 했다. 개교기념일엔 ‘이 학생은 앞으로 선행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 상을 주어 표창함’이라고 쓴 선행할 표창장을 만들고 근사하게 액자에 넣어 줬다. 표창장을 본 부모님은 “세상에 우리 아들이 상을 다 받아 오
“높은 자존감을 지닌 교사의 말과 몸짓 긴 시간, 고스란히 학생에게 전달돼… 교실을 책임지는 교사의 건강한 자존감 학생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어” 책 한 권을 관통하는 몇 문장에 이끌렸다. ‘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는 말은 숱하게 들어왔다. 이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어렴풋이 이해했지만, 두루뭉술하기만 했다. 교사의 행복은 무엇일까. 교사는 언제 행복을 느낄까. 본질을 잊고 있었다. 우리는 그동안 아이들에게 자존감을 가르칠 생각만 했지, 그걸 가르치는 교사의 자존감은 간과했다. 교사라면, 으레 자존감이 높을 것이라고 속단했다. 교사의 자존감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뚜렷하다. 부모를 제외하고 아이들에게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존재가 교사이기 때문이다. “교사의 자존감은 교사 한 사람만의 것이 아닙니다. 교사와 연결된 학생의 자존감이자 우리 미래의 자존감입니다. 좌절하고 자존감이 깎이지 않도록 교사 스스로도 노력하겠지만, 주변에서 교사의 자존감을 귀하게 여겨주세요. 교사를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봐주세요.” 최근 출간된 ‘교사의 자존감’은 교사라는 집단의 특수성을 진단하고 그들의 자존감을 탐구한 심리서다. 이 책의 저자인 서준호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