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교육칼럼] 2022 대입, 어디로 가야 하나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실장의 ‘2022 대입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 분석

 

2022학년도 대입 제도 개편과 관련한 쟁점들을 담은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이 발표된 직후 주요 쟁점들을 둘러싼 다양한 예측과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아직 최종안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채택이 유력한 안을 예측하는 것부터 각각의 안이 결정될 경우 누가 불리하고, 누가 유리한지를 따져보는 분석과 향후 제도 개편이 가져올 혼란상까지 다양한 시나리오만큼이나 삐져나오는 논의도 다양하다.  

국민이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치기로 한 만큼 사회적으로 다양한 논의가 전개되는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쯤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대입 제도 개편이 단순히 대학 입시 제도 하나를 바꾸는 일이 아니라 지엽적인 입시 경쟁에 매몰되어 있는 우리나라 공교육의 변화를 꾀하기 위한 것이기도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번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이 다루고 있는 여러 쟁점에 대한 바람직한 방향을 고민해본다. 

○ [학생부종합전형과 수능전형 간 비율] 수능 대비에 쏟는 노력 대비 수능 활용도 낮아 

모집시기별로 수시 40~60%, 정시 40~60%의 비중 안에서 대학이 자율 선택하도록 하면 된다. 정시 비중이 높아진 이유는 국가에서 시행하는 전국 단위 수능 시험의 존재 이유와 활용 측면을 고려한다면 수능전형으로 선발하는 비중이 확대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청 학력평가, 평가원 모의평가, EBS수능 연계 등의 수능 준비에 비해 실제 수능 시험의 활용도는 매우 낮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수시모집 안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은 10~30%의 범위 안에서 대학이 자율 선택하도록 한다. 다만, 학생부종합전형의 선발 비중이 20%를 넘을 경우 대학의 사정 인력 및 시스템 점검을 통해 전형 운영 가능성을 판단하도록 한다. 

현재 2019학년도 전국 대학 기준으로 전형 비율을 살펴보면, △학생부교과 41.5% △학생부종합 24.4% △수능 20.7% △실기 8.4% △논술 3.8% △기타 1.2% 순이다. 지역별로 구분해 보면 수도권은 △학생부종합 33.4% △수능 24.7% △학생부교과 21.7%인 반면에 지방은 △학생부교과 53.1% △학생부종합 19.2% △수능 18.4%이다. 수도권은 학생부종합전형이 수능에 비해 8.7% 높다. 반대로 지방은 학생부교과전형이 학생부종합전형이나 수능에 비해 2배 이상 많다. 학생부종합전형을 시행할 인력이나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특정 전형에 지나치게 높은 모집 비중을 두게 되면 모든 학생들이 해당 전형으로 준비해야 하는 쏠림 현상이 나타나므로 적정 비율을 확보하고 지원자가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 [수시·정시 통합] 모든 수험생에게 동일한 횟수의 선택권 주어져야

수시와 정시의 모집 시기 통합은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수능이 대입 전형의 마지막 보루라고 하지만 수능 준비를 하지 않고 학생부 중심의 수시를 준비한 수험생에게 정시 모집 시기는 의미가 없다. 따라서 수능 시험을 치르고 나서 모든 수험생에게 동일한 횟수의 지원 선택권을 주어야 한다. 

하나의 지원 플랫폼에서 학생부교과, 학생부종합, 수능, 논술 중에서 하나의 전형에 모든 지원 카드를 사용해도 되고 여러 전형을 준비한 경우 다양한 지원 조합을 선택할 수도 있게 된다. 고교 생활을 통해서 자신에게 적합한 전형을 찾아서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선택 기회를 부여해야 하고, 준비한 전형을 변경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야 한다.  

대입지원시스템의 통합을 통해서 합격자 발표와 추가 합격자를 일괄로 처리하게 됨으로써 대학 입시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도 부수적 효과다.  

○ [수능평가 방법] 무한 경쟁 유발하는 상대평가의 대안 필요

미래 사회를 대비해 대입을 위한 국가 수능 시험은 절대평가의 점수 체제로 변경되어야 한다. 선택과목이 있는 영역에서도 어떤 과목을 선택하더라도 원점수 기준의 절대평가이기 때문에 선택에 따른 유, 불리가 없어지게 된다.  

무한 경쟁, 만점을 위한 학습은 지양하고 일정 수준의 수능 등급(학업 역량)을 통과한 학생에게는 면접, 인·적성 등의 간단한 추가 전형을 통해서 최종 선발하도록 해야 한다. 동점자를 가리기 위한 원점수제 도입은 이미 사용된 수능 평가요소를 다시 재평가하는 것이므로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고교 학생부 기재 방안] 고교 생활,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기록되어야 하나?

고교 학생부 기재는 항목과 내용이 대폭 줄어들어야 한다. 학교생활기록부에서 고등학교 과정의 생활 내용을 모두 기록하려고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학교 간 또는 학생 간 학생부 기록 경쟁이 과열화되어 있다. 학생은 학교생활의 모든 것이 대학 입시의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 학생부에 담을 재료로 생각하기 때문에 어느 하나라도 놓칠 수가 없다.  

학생부의 기록을 학생이나 학부모가 먼저 보고나서 첨삭을 하고 최종 기록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열아홉 살의 학생에게 모든 분야에 완벽함을 갖추도록 하는 무리한 요구는 사라져야 한다. 

더불어 학생부를 통한 대학 선발 과정은 투명해야 하고 최종 합격한 학생의 결과를 인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A고교에서 ‘가’와 ‘나’ 2명의 학생이 B대학 C학과에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지원했는데 ‘가’는 합격하고 ‘나’는 불합격했다고 하자. 더욱이 지원하기 전 소속 고교에서 ‘나’는 합격하고 ‘가’는 불합격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한다면 결과에 대한 신뢰도는 어떻게 될까. 학생부종합전형의 합격 예측 가능성은 '0'에 가깝고 지원하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복불복’ 지원이 될 수밖에 없다. 

○ [수능 최저학력기준] 수능 최저는 객관적 전형요소로 남겨둬야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무조건 폐지해서는 안 된다. 고교 간 학력 차이를 보정하기 위한 객관적인 전형요소가 필요하기 때문. 따라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운영과 관련한 구체적 방침은 대학별 선택에 맡기되, 학생부교과전형에서 계열 또는 전공에 따라 필요한 1~2개 영역을 수능 최저학력기준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 [대학별고사 확대] 확대하려면 제대로 확대해야 

고교에서 준비한 학교생활기록부, 전국 단위의 수능시험, 대학 자체에서 실시하는 대학별고사는 각각의 전형요소가 가진 장점과 단점이 있다. 수험생이 자신의 학업 역량에 따라 다양한 전형유형을 선택하는 관점에서는 대학별고사도 필요하다. 다만 지나치게 적은 인원으로 선발하게 되면 수험생에게 준비에 대한 부담이 큰 반면에 합격할 확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선발 인원을 확보해야 한다. 대학별고사로 선발하는 모집 비중이 10% 이하라면 선발하지 않는 편이 낫다. 

끝으로, 여러 전망과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우려스러운 점이 하나 있다. 교육부는 교육개혁 종합방안을 금년 8월말까지 발표해야 한다. 남은 기간 동안 국가교육회의에서는 충분한 숙의와 공론화 과정을 거칠만한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지가 의문이다. 교육부는 개편 유예 결정을 통해 확보한 8개월의 시간 동안 준비한 자료에서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한다. 교육부보다 교육을 더 잘 아는 기관이 없는데 국가교육회의에서는 과연 어떤 자료를 가지고 판단할까? 결국 교육부가 제시한 자료 중에서 결정만 국가교육회의에서 하는 꼴이다. 또한 국가교육회의의 구성원들이 대한민국 교육을 대표할 수 있다거나 중장기적인 교육 철학을 갖고 있을까? 이에 대한 원론적인 문제 제기가 필요해 보인다. 


▶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실장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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