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코칭

[자유학기제-2018.4월호] 양성평등 교육? 핵심은 학생 스스로 생각하도록 하는 것!

이상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실장


지식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교육 

토론하기, 게임하기, 영상 콘텐츠 제작하기…. 4시간 남짓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체험 프로그램에는 다양한 학습방법이 녹아있다. 하지만 이 실장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자신의 일상에서 문제를 찾고 스스로 생각해보는’ 과정이다. 단순히 주어지는 지식을 받아들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성차별적 요소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왜일까. 

교사가 적절한 지침을 내려줄 수 있는 학교만이 학생들이 속한 세계는 아니다. 학생들은 가정,또래집단, 지역사회, 미디어 등 다양한 환경에 놓여 있다. 주입식 교육만으로는 여러 환경에서 매번 새롭게 맞닥뜨리는 성차별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 어떤 상황에처하든 적절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준거가 있어야 비로소 성평등 의식이 향상될 수 있는데, 그 준거는 바로 내가 처한 일상에서 스스로 문제를 찾고 생각해보는 과정을 거쳐야 확립될 수 있다.​

특히 양성평등 교육은 ‘특정한 성별을 폄하하고 차별하는 그 어떤 생각과 행동도 바람직하지않다’는 성평등 의식이 내면에 자리 잡도록 만드는 교육. 그러므로 지식을 제공하는 이론교육은 오히려 최소화해도 무방하다. 이 실장은 “지식의 적립도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적립한 지식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보는 과정을 의도적으로 포함시 키지 않으면, 일상 속에서 성차별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시키는 것으로는 나아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소통이 빠져선 안 돼 

양성평등 교육에서 ‘소통’은 결코 빼놓을 수 없다. 성차별은 여성도, 남성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무조건 한 성별의 편을 드는 것은 위험하며, 여성은 남성의, 남성은 여성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때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과 이야기하는 ‘토론’은 가장 효과적인 학습방법이다. 

예를 들어보자. 실제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의 교육 중 한 학생은 ‘운동회 때 남학생들만 운동장으로 응원용 의자를 옮기는 것은 성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남자가 여자보다 힘이 세니까 그렇다’는 반론도 나왔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힘이 아예 없는 사람은 없다. 또 다른 학생이 ‘힘이 약하면 다른 사람과 함께 의자를 옮기면 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남자만 의자를 옮기는 것은 힘이 세서가 아니라, 무의식적 차별의 결과’라는 결론이 도출됐다. 혼자만이 가지고 있던 생각을 타인과 나누면서 소통이 이뤄지고, 이 소통의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이 가진 한계를 파악하고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교사라면 자신이 몸담고 있는 학교가 남중, 또는 여중이라서 혹시 토론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을까 걱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없다. 여성이라고 해서 여성의 경험만, 남성이라고 해서 남성의 경험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 여성일지라도 남성 중심의 시각을 비판없이 갖고 있기도 하며, 남성임에도 여성의 입장을 헤아릴 수 있는 사람도 있다. 모두 서로 다른 경험과 관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성별 에 관계없이 활발한 토론이 가능하다는 것.

이 실장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육 프로그램에 ‘설득과 공감’이라는 요소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것도 이 때문”이라면서 “다양한 사람이 함께 사는 사회에서 자신의 의견을 합리적으로 설득하는것은 반드시 필요한 역량”이라고 말했다. 

교사로서의 책임감 가져야…교내 제도적 장치 마련하는 노력도 필요 

교육현장의 성평등 의식 제고를 위해선 교사 자신의 노력도 필요하다. 교사 역시 성차별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반성적으로 생각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 되는 것. 

특히 교사가 무의식적으로 ‘툭’ 내뱉는 말도 학생들의 성 가치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항상 긴장해야 한다. 학생들은 교사의 말을 크게 신뢰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고정관념이 형성되면 그것을 뿌리 뽑기 매우 어렵기 때문. 

교내 성평등 문화를 조성함과 동시에 학생들이 학교에서 보다 안전하게 공부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교내 성 범죄 관련 규정을 만들어 내는 것도 교사의 역할 중 하나다. 성희롱·성폭력 등에 대한 국가 차원의 법 규정이 있긴 하지만, 그 법이 각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구현되려면 해당 조직의 특성과 구성원의 요구를 반영해 제도화시켜야 한다는 것.

“성 범죄가 발생했을 때 적용할 수 있는 엄격한 내부 기준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이는 현재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임과 동시에,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이 실장)​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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