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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에듀칼럼] 천데렐라로 전락한 영어교육에 대한 새로운 고찰과 이해

현재 한국에서 영어교육은 거의 찬밥에 가깝다 할 수 있다. 물론 과열양상을 빚는 것도 가히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현재 상황처럼 마치 영어가 나라를 망하게 하는 망국병인양 여겨지는 것도 가히 바람직하지 못하다.  

며칠 전, 서울대 재학 중인 제자를 만났다. 의대에서 원서로 수업하는 건 당연 기본이지만, 심지어 의대가 아닌 다른 전공에서는 한글이 아닌 영어원서로 수업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내가 다니는 서울대 법대의 경우도 거의 모든 수업이 영어원서로 진행되며, 심지어 프랑스어, 독일어로 수업이 이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포퓰리즘에 입각하여 현재 입시 교육이 수학과 국어, 사탐, 과탐으로 이루어지는 건 너무나 안타깝다. 수능에서 영어는 단지 절대평가의 한 과목으로 거의 학교에서 학생들이 느끼는 과목의 중요성은 예체능과 견줄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절대평가를 하려면 수능 모든 과목이 절대평가로 진행되어야 한다. 수험생들은 EBS 연계라는 미명하에 굳이 영어자문을 보지 않고서 한글 해석만 봐도 점수를 얻을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문법위주의 내신평가 방식, 원서를 한 권도 제대로 읽지 않고서 막상 대학생이 되면 그때부터 또 별도의 돈을 써가며 영어학원을 다녀야 하는 게 현재 대한민국 대학생의 영어 관련 현주소다. 물론 토익스코어가 요즘은 그다지 취업의 지대한 평가요소는 아니라고 해도 직장에 입사하려면 아직도 영어의 중요성은 지대하다.

영어가 지적수준이나 사회적 위상을 드러내는 잣대가 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세계화의 흐름 속에 과연 한국만 이 정도의 수준으로 영어교육을 역행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진정한 최상책인지 묻고 싶다. 결국 차후 영어실력을 갖추기 위해 또 부차적으로 사교육비를 들여서 기본 교육과 수준에 이르도록 노력하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이건만, 현재 교육 사항을 살펴보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그때그때 교육정책이 변하여 심지어 고1, 고2, 고3이 전부 다른 평가방식을 통해 입시를 치러야하는 난감한 상황에 이르렀다. 도대체 누가 이런 교육체제를 만들었는지 묻고싶다. 진정 학생들을 위한 최상의 정책인지 위정자들과 교육정책 수립자들은 현장교실과 현장학교를 방문하여 민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영어 자체가 하나의 학문일 수도 있지만, 최소 학문을 수학하는 기본 도구나 수단으로서 위상만큼은 더 이상 훼손되어서는 안된다고 본다. 선진 문물과 학문을 받아들이는 수단으로서 영어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어떠한 학문적 발전도 쉽지 않다. 이전의 조기영어교육에 대한 바람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이다. 영어와 수학, 사탐, 과탐에 치여 어느새 천데렐라로 전락한 영어학습과 수업에 대한 재고가 다시 한 번 이루어져야한다. 조금만 대학교육을 이해하는 학부모라면 영어교육에 이토록 방치하는 태도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최소한 영어교육에 관심을 보이는 자세로 앞으로 학문을 받아들이는 보다 개방된 시각을 가져야 한다. 학교교육에서 한 구석에 방치되어 존재감 없는 영어교육이 사실 미운오리새끼로 전락되었지만, 대학 교육에서는 다시 백조로 거듭나는 만큼 읽기교육을 비롯하여 쓰기교육에 신경을 쏟아야한다. 그토록 기나긴 영어교육을 진행하지만, 원서 한 권 제대로 탐독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보아야 한다. 조기영어교육은 그다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영어를 귀에 쏙쏙 들어오도록 자주 노출시키고 말하도록 하여 친숙함을 주면 일단은 성공이다. 절대 영어를 말하는 사람들이 한국어나 한국인보다 우월한 가치를 가진 존재가 아니라 세계 공용어로서 영어의 사용이 편이성과 보편성을 가졌음을 상기시켜야 한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한국어가 국제공용어로서 사용되지 않는 이상 어쩔 수 없이 영어는 지식과 신진정보를 전달하는 매개체로서 중요성을 가진다. 물론 요즘은 번역기능이 강화되어 왜 굳이 영어공부를 하여야 하는지 자문을 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조금만 영어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확치 않은 해석기능에 실망을 할 것이다.보다 체계적이고 심도있는 영어학습이 필요하여 조금만 영어교육에 애정을 가진다면 고등학교 이후 대학교에서의 학문 학습이 수월해지지 않을까 제안해본다. 최근 매크로텔링(Macro-telling)이라는 신조어를 필자는 만들었고 상표권 등록 출원중에 있다. 전설 박사하면 결국 매크로텔링과 직결되어 브랜드화되어 생각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습관화가 힘들지만, 영어학습 특히 말하기, 듣기 등의 활동을 영어뮤지컬이나 팝송, 드라마의 자연스런 노출방법으로 습관화한다면 이는 이후 하나의 메뉴얼 또는 프로그래밍화과 되어 자신감있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례로, BTS(방탄소년단)의 한 멤버도 유창한 영어실력을 ‘프렌즈(Friends)’라는 미드 시트콤으로 학습했음을 절대 잊지말자. 어렵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주변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으로 영어교육을 접근한다면 사실 조기영어교육이든 영어교육이든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전설 교수  
  -영어교육학박사    
  -전)외대부고 영어과 학과장, 외대교육대학원 교수    
  -현)숭실사이버대 교수, 
  -전박사아카데미어학원 대표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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