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코칭

솜방망이 처벌 받은 '화살 교감' 원래 학교로 복귀한다고?

교사 단체 일제히 반발 "교육부·교육청 제 식구 감싸기가 문제"


교육당국이 지난해 평교사에게 체험용 화살을 쏜 혐의로 해임된 일명 '화살 교감'의 징계 수위를 낮춰, 원래 학교로 복귀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교육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감 A씨는 지난해 6월, 한 여교사를 교감실로 불러 화살 과녁 앞에 세워놓은 뒤 체험용 활을 쏘는 엽기적 행각을 벌여 올 2월 교육청 징계위원회에서 해임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최근 A씨의 징계 수위를 기존의 '해임'에서 '강등'으로 낮추면서 원래 학교로 복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이에 대해 교사단체인 '실천교육교사모임'은 6월 17일 성명을 내고 "교육부의 이번 조치는 온정주의 관행을 끊어내지 못해 벌어진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교육부와 교육청이 학교라는 ‘교육의 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온정주의적 징계 감경, 학생과 교사의 2차 피해 만든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가장 먼저 교육부의 징계 감경 결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A씨는 교단에 서서는 안 될 인성 부적격자인데도, 교육부와 교육청이 표창장 등 관료주의적 감경 사유를 근거로 온정주의적 처분을 내렸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교사들이 현재 교단에 부적격 교사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부적격 교사를 가려내기 위해 교원평가가 도입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실천교육교사모임은 "A씨의 사례에서 보듯 부적격 교사는 교원평가가 없어서가 아니라 '제 식구 감싸기' 같은 적폐성 관행 때문에 교단에 버티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A씨의 징계 결과가 더욱 문제인 이유는 해당 학교 학생과 교사들의 피해 가능성을 교육부가 고려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교감이 엽기 행각을 저지르고도 학교로 복귀한다면 이를 본 교사들의 심리적 동요로 인해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저해되고, 결과적으로 학생과 학부모가 피해를 입게 된다. 

교육적인 면에서도 큰 문제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해당 학교 학생들은 교육부의 조치로 인해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은 나쁜 짓을 해도 위에서 봐줘 처벌받지 않는다'는 부적절한 교훈을 배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어른들의 말과 행동을 배우고 따라하는 초등학생들의 특성상, 현실 속 체험이 교과서보다도 교육의 효과가 크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에서도 6월 12일 성명을 내고 "A씨는 교사에게 화살을 쏘고도 사죄는커녕 자신의 행위를 부인하고, 오히려 해당 교사를 이 사건과 무관한 업무관련 문제를 뒤집어 씌워 보복형 고소를 하기도 했다"며 A씨를 질타했다.

전교조 인천지부는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 해당 학교 대부분의 교직원들이 징계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는데, 가해 당사자가 돌아온다고 하니 불쾌함과 불편함을 동시에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학교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 심사 결과는 교권을 세우는 데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중론이다. 교사에게 폭언이나 희롱, 심지어 화살을 쏘는 폭력을 저지르더라도 큰 문제가 안 된다는 선례를 남겨, 이와 비슷한 교권 침해 사례가 이어질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문제 교사의 원적교 복직, 원천적으로 막아야"
징계를 받은 교장, 교감들이 소청심사를 통해 징계양형이 감경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일명 ‘진달래 교장’으로 불린 인권침해 교장 역시, 해임 결정 이후 소청심사를 통해 ‘정직’으로 감경됐고 원래 학교로 복직해 학교 구성원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전교조 인천지부는 징계를 받은 교장, 교감들을 매번 소청심사로 감경해주는 교육 당국의 대응을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이들은 "솜방망이 징계가 반복되면 돈을 횡령하고 학생, 교사, 학부모들에 대해 인권침해를 저질러도 결국은 다시 학교로 돌아올 수 있다는 학습효과를 불러올 위험이 매우 크다."고 지적하고 "징계를 받은 교사가 원적교로 복귀하도록 돼 있는 현재의 인사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차 가해를 막기 위해 징계를 받은 자를 피해자들과 분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천교육교사모임 역시 "A씨에 대한 징계 감경을 철회하고 징계 감경 사유 적용 예외 조항을 정비해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A씨의 원적교 복귀는 해당학교 교사, 학생, 학부모에게 교육적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원적교 복귀를 당장 철회하고, 피해자들이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보호장치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관련기사



배너

지금은 토론중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