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줄어드는 학령인구, 남일? ‘내 성적표’ 대신 ‘대학 성적표’ 똑똑히 봐야

가시화되는 학령인구절벽과 정부의 대학구조개혁의 파장


최근 몇 년 간 학령인구가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오지만,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는 다소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출산율 하락 시기와 고교 졸업까지는 약 20년의 시차가 있어 실제 수험생이 체감하는 대입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기 때문. 하지만 앞으로는 다르다. 고교 졸업자수가 그야말로 ‘급감’한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학생들의 선호도가 떨어지는 중하위권 대학이나 지방대는 신입생 확보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신입생 감소는 곧 재정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대학의 부실화를 불러올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대학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다. 실제로 건동대, 경북외대 등 4년제 대학이 학생 수 부족으로 자진 폐교한 데 이어 올해는 대구미래대가 전문대 첫 자진폐교 사례를 낳았다.  

멀쩡히 잘 다니고 있던 대학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일을 피하려면, 자신의 성적표만 들여다볼 것이 아니라 그간 대학이 보여준 여러 지표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지원 대학을 결정해야 한다. 특히 2000년대 생들이 대학에 진학하기 시작하는 앞으로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 2000년대 출산율 ‘뚝’… 2018년 이후 대학가 신입생 확보 ‘비상’

박근영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의 ‘고교 졸업자 수 및 대학 입학생 정원 변화 추이’ 보고서를 보면, 학령인구 감소가 교육계의 주요 이슈로 떠오른 것이 무색하게 고교 졸업생 규모는 ‘급감’과는 거리가 멀다. 진학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진학자 수가 다소 줄어들긴 했으나, 고교 졸업생 규모 자체는 2008년 58만1921명에서 2017년 58만3608명으로 오히려 약간 증가한 것. 

고등학교 졸업자 변화 추이(2008~2017)

그러나 올해 고3이 태어난 2000년 이후로는 상황이 다르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이른바 ‘밀레니엄 베이비’로 불리던 2000년생은 60만명 이상이지만 2001년에는 60만명 이하, 2002년부터는 50만명 이하로 출생아 수가 뚝 떨어진다. 
 
<그래프> 연간 출생아 수 및 합계출산율 변화(1980~2016년)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박근영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자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시작하는 2018년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고교졸업생 및 대학진학자 수의 감소를 예측할 수 있다”면서 “가까운 미래에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대폭 감소할 것을 감안한다면 대학 신입생 정원의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 대학 평가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 “국가장학금·학자금대출 지원 제한”

이처럼 출산율 저하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향후 대학 신입생 모집에 ‘대량 미달 사태’가 예견됨에 따라 정부도 대학 구조조정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다. 지난해 3월, 교육부는 “대학 입학자원 감소로 인해 대학의 미충원 확산 우려가 크고, 특히 입학자원이 급감하는 인구절벽(2020~2021학년도)에 대한 선제적 개입 절실하다”면서 대학 정원의 양적 감소 내용을 포함한 ‘2주기 대학구조개혁 기본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미 1주기 대학구조개혁을 통해 2013학년도 대비 2018학년도 대학 입학정원을 5만6000여명 감소시킨 바 있는 교육부는 2023년까지 10만5000명을 추가로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그림>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에 포함된 입학정원 감축 계획
 
단순히 정원 감축만이 문제가 아니다. 교육부의 대학 구조조정은 재정 지원 사업과도 연계돼 있다. 현재 진행 중인 2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는 전국의 323개 대학을 △자율개선대학 △역량강화대학 △재정지원제한대학(유형Ⅰ, Ⅱ)으로 구분한다. 이 중 대학을 정원 감축 권고 없이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학은 ‘자율개선대학’뿐이다. ‘역량강화대학’ 혹은 ‘재정지원제한대학(유형Ⅰ, Ⅱ)’으로 선정될 경우 정원을 감축해야 할 뿐만 아니라 정부의 재정 지원도 온전히 받을 수 없게 된다.   

특히 정부의 재정 지원 제한은 신·편입생의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대출과도 연관돼 있어, 향후 대학에 진학하게 될 학생, 학부모들이 눈여겨봐야 하는 대목이다. 이번 2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 결과에 따라 재정지원제한 대학 유형Ⅰ, Ⅱ에 속한 대학은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대출 지원이 일부 혹은 전면 제한된다. 
 
 
○ 자율개선대학 탈락, 지방대‧전문대 비중 높아… 일부 의대도 

2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최종 결과는 2단계 평가를 거쳐 8월 말에 나올 예정이다. 다만, 그에 앞서 현재 1단계 평가 결과가 대학 측에 통보되었는데 지방대와 전문대의 평가 결과가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소재 평가 대상 일반대 57개교 중 52개교(91.2%)가 (예비)자율개선대학에 선정된 반면 (예비)자율개선대학에서 탈락한 대학 40개교 중 87.5%인 35개교가 지방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일반대학은 평가대상 대학의 75%가 (예비)자율개선대학에 포함됐지만 전문대는 그보다 10%p 낮은 65%만이 (예비)자율개선대학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2단계 평가 결과 등이 남아있긴 하지만 1단계 결과를 뒤집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 상대적으로 지방대 및 전문대 진학이 많은 중하위권 학생들은 향후 결과를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편 이번 1단계 평가에서 (예비)자율개선대학에 미포함된 대학 중에는 의과대학을 가진 대학(△가톨릭관동대 △건양대 △연세대 원주캠퍼스 △인제대 △조선대)도 일부 포함됐다. 이들 대학에 대한 평가 결과가 이대로 확정될 경우,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지원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2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1단계 평가에서 (예비)자율개선대학에 미포함된 의대>

이재진 대학미래연구소장은 “의대라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최종 평가에서 자율개선대학에 포함되지 못하더라도 실질적인 미달 사태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면서 “성적에 따라 선택권이 제한되는 정시보다는 수시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대학들의 경쟁률이 감소할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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