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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비문학 경제지문 풀 때 꼭 필요한 배경지식, ‘옵션’은 뭘까?

이종민 숙성국어 대표강사가 말하는 비문학 풀 때 꼭 필요한 배경지식 ①


가장 먼저 살펴볼 배경지식은 2006학년도 수능 언어영역에 출제되었던 경제 지문의 주제 ‘옵션’입니다. 이번 지문을 통해서 주식에 대한 개념과 주식을 둘러싼 여러 배경지식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상당히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지식은 이미 여러분이 배운 내용이에요. 기억이 잘 나지 않겠지만요. 하지만 중학교 때 스치듯 배운 내용들이 지금까지 기억이 나는 것이 더 이상하겠죠? 이번 해설을 통해 여러 배경지식을 익힘과 동시에 엄청난 부자가 될 수 있는 길도 알려 드릴 테니 주의 깊게 읽어주세요.




‘옵션’이라 하면 금융 상품을 떠올리기 쉽다고 합니다. 여러분, 금융 상품 중 옵션을 다룬 경험이 있나요? 전혀 아닐 거예요. 옵션은 금융 상품의 일종으로 익숙하게 다가오는 개념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옵션은 게임을 시작할 때 시스템을 설정하는 단계, 전자기기를 처음 세팅하는 단계, 부모님이 차를 구입할 때 덧붙이는 기능들, 혹은 피자를 시킬 때 추가로 주문하는 요소로 더 익숙하죠. 그렇다면 옵션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이런 개념의 차이가 생기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옵션에는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어요. 하나는 선택권의 의미입니다. 피자를 주문할 때, 특정 토핑을 더하거나 빼는 것. 자동차를 구입할 때, 특정 기능을 더하거나 장치를 빼는 것. 게임을 시작할 때, 구동 환경을 선택하는 것 등을 의미하는 것이에요. 우리에게 좀 더 익숙한 개념입니다. 이런 의미 외에도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바로 ‘미래의 일정한 시기에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어떤 상품을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글의 도입부에서 이야기한 금융 상품에서의 옵션도 이런 의미를 가진 것이죠. 


아직 그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기 힘들죠? 이제 쉽게 설명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옵션이라는 것이 그리 간단히 이해되는 개념이 아닙니다. 그러니 지금 단계에서 이해가 안 된다고 너무 시무룩해지면 안 됩니다! 




아까 이야기했던 ‘미래의 일정한 시기에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어떤 상품을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라는 것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옵션을 처음으로 활용한 사람은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라고 합니다. 탈레스는 우리에게 철학의 아버지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는 철학뿐 아니라 천문학과 수학에 대해서도 상당히 지식이 깊었습니다. 여러분이 중학교에서 배웠던 도형에 관한 정리들 중 ‘원은 지름에 의해 2분 된다’ ‘이등변 삼각형의 밑변의 두 각은 같다’ ‘두 개의 삼각형에서 두 각과 그 사이의 변의 길이가 같으면 합동이다’ 등을 증명한 사람이 탈레스입니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죠? 


 

탈레스가 살던 지방에서는 올리브의 수확이 활발했습니다. 올리브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많았죠. 올리브를 수확하면 이를 이용해 기름을 짜내야 하는데, 이에 필요한 압착기는 가격이 비쌌기에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죠. 그렇다 보니 압착기를 소유한 사람에게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고 빌려서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올리브를 수확할 시기가 되면 빌리려는 사람들이 몰려들게 되고, 자연히 임대료는 상승하게 될 것입니다. 자칫 압착기를 빌리지 못하면 올리브유를 짜내지도 못하고 한 해 농사를 망치는 꼴이 될 수 있으니 웃돈을 주고서라도 압착기를 먼저 쓰려는 사람들이 얼마든지 몰려들 테니까요. 그래서 탈레스는 사람들이 몰리기 전에 일정한 금액을 미리 내고 수확기에 미리 정해둔 가격에 일정 기간 압착기를 빌릴 수 있는 권리를 구입했습니다. 한창 압착기의 수요가 높을 때, 압착기를 빌리는 비용을 하루에 10만원이라고 가정한다면, 탈레스는 일찌감치 3만원 정도의 예약금을 내고 가을이 되면 압착기를 하루 7만원에 30일간 빌리기로 계약을 한 셈입니다. 


이제 탈레스는 가을에 압착기를 7만원에 빌릴 권리를 갖게 된 것입니다. 아무리 사람들이 웃돈을 내고 압착기를 빌리려 한다 하더라도 이미 그 시기에 압착기를 쓸 권리는 탈레스가 온전히 갖게 된 셈이죠. 이제 가을이 되면 어떻게 될까요? 올리브 수확기가 되고, 지난해처럼 압착기의 임대료 시세가 하루에 10만원이 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탈레스는 압착기를 7만원에 빌릴 권리를 가지고 있죠? 만약 탈레스가 한 달 내내 압착기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준다면 탈레스는 하루에 3만원씩, 90만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습니다. 압착기 주인에게 하루에 7만원씩 지급하는 대신, 다른 사람들에게 10만원씩 돈을 받으면 탈레스는 하루 3만원의 소득이 생기니까요. 한 달 후에 탈레스는 얼마의 순수익이 생길까요? 총 임대 소득 300만원에서 주인에게 지불해야 할 돈인 210만원을 빼고, 처음 계약금으로 지불한(한 달간 7만원에 빌리기로 약속한 대가로 지불한 돈) 3만원을 제외하면 87만원의 순수익이 생깁니다. 3만원 투자한 것치고는 엄청난 수익을 얻게 되었죠? 


하지만 막상 가을이 되니 압착기의 임대 수요가 적을 수도 있습니다. 흉작이라도 들면 아무도 압착기를 빌리려 하지 않을 테니까요. 만약 압착기의 임대 수요가 현저히 줄어들어 하루 3만원의 시세가 형성된다면, 탈레스는 남들이 하루 3만원 내고 압착기를 사용할 때도 7만원을 내고 사용해야만 합니다. 탈레스가 압착기를 다시 다른 사람들에게 임대를 한다 하더라도 매일 4만원의 손해를 보게 되겠죠? 한 달에 120만원의 손해를 보게 되는 셈입니다. 얼마나 피눈물이 날까요. 하지만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탈레스가 임대할 권리를 포기해 버리면 됩니다. 그러면 탈레스는 처음 임대할 권리를 구입했던 돈인 3만원만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죠. 


이제 옵션의 의미인 ‘미래의 일정한 시기에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어떤 상품을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라는 말이 이해가 될 거예요. 옵션을 구입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 권리를 구입한다는 것입니다. 이 옵션은 계약한 시기가 되면 권리를 행사할 수도 있지만, 권리를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상품 자체를 산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옵션과 유사한 성격의 거래 형태 중에 선물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선물이란 ‘선매후물’의 거래 방식을 이야기합니다. 우리말로 풀이하자면 상품이나 금융자산을 미리 결정된 가격으로 미래의 일정한 시기에 인도하거나 인수하는 것을 약속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들 수 있어요. “탈레스가 탈곡기를 미리 결정된 가격으로 일정한 시기에 빌리기로 약속한 것이 옵션이라 했는데, 선물도 똑같은 것 아닌가요?” 아주 예리한 의문입니다. 선물과 옵션은 그 개념에 있어 아주 큰 유사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미래에 일을 지금 거래한다는 것입니다. 선물과 옵션의 차이는 바로 ‘실제 물건에 대한 거래냐, 권리에 대한 거래냐’에 의해 나뉩니다. 더 쉽게 설명하자면 선물 거래는 반드시 그 계약 내용을 실행해야만 하는 것이고, 옵션 거래는 내용의 실행 여부를 계약된 시기에 가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탈레스가 압착기 주인과 선물 거래를 했다면 압착기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반드시 압착기를 빌려야만 합니다. 하지만 탈레스는 옵션 거래를 했기 때문에 압착기의 임대비 시세를 보고 임대 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옵션은 ‘행사 여부를 나중에 결정할 수 있는 권리’의 거래이기 때문에 옵션을 구입하는 사람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나에게 유리하면 권리를 행사하고, 불리하면 그냥 포기 하면 되니까요. 앞서 탈레스의 경우를 다시 한 번 떠올려 보도록 하죠. 올리브 농사가 대풍년이 들어서 압착기의 임대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임대비가 하루 30만원까지 치솟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탈레스의 임대 수입은 하루 23만원으로, 전년도를 기준으로 한 가격(임대비 하루 10만원 시, 순수익 하루 3만원 기준)보다 7배 이상 오르게 됩니다. 대흉년이 와서 아무도 압착기를 임대하려 하지 않아 임대수익 예상이 0이 되더라도 그냥 압착기를 빌리지 않으면 그만이니, 이렇게 좋은 거래가 어디 있을까요? 하지만 세상 일이 그렇게 편하게만 돌아가지는 않겠죠? 


탈레스가 고작 3만원을 미리 내고 한 달에 87만원이나 되는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퍼지면 똑같은 옵션 거래를 하려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려들 거예요. 사람들은 압착기 주인을 찾아가 “탈레스가 지불했던 돈의 10배를 지불할 테니, 나에게 수확기에 한 달 동안 매일 7만원에 압착기를 빌릴 권리를 파세요.” 만약 이 권리를 구입하기 위해 30만원을 지불한다 하더라도, 한 달에 90만원을 벌 수 있다면 권리를 구입한 금액을 지불하더라도 60만원을 벌 수 있습니다. 투자한 돈의 두 배를 얻을 수 있으니 이런 거래 제안도 충분히 가능해지는 것이죠. 여러분이 압착기 주인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요? 물론, 튕길 수는 있겠죠. 아마도 압착기를 빌릴 수 있는 권리에 대한 금액은 점점 오를 테니까요. 이렇게 권리를 구입하기 위해 지불하는 돈을 바로 옵션 프리미엄이라 부릅니다. 




여러분은 혹시 스톡옵션 대박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아마 경제 기사를 관심 있게 보는 학생들은 들어본 적이 있을 거예요. 스톡옵션이란 말 그대로 스톡에 대한 옵션입니다. 스톡(stock)은 주식을 의미합니다. 본문에 있는 주식 옵션을 이야기하는 것이죠. 스톡옵션이 얼마나 큰 대박을 가져올 수 있는지의 사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개발했던 주식회사 카카오는 창업 인재들에게 보상 차원으로 2008년 3월부터 총 547만 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습니다.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사람에 따라 행사 가격은 제각각이지만 적게는 500원부터 많게는 3만원까지 옵션 행사 가격이 부여되었죠. 즉, 이들은 카카오의 주식을 부여된 행사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 것입니다. 예를 들어 행사가격이 500원인 주식을 30만 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실제 카카오의 임원 중 한 명의 케이스입니다). 카카오의 주식 가격은 2014년 8월 한때, 한 주당 최고 약 18만원까지 올랐었네요. 이 경우 주식을 매도한다면 (180,000 - 500) × 300,000 의 차익을 얻게 됩니다. 얼마냐고요? 약 540억에 달합니다. 엄청나죠? 로또 1등 당첨 금액이 20억원일 경우, 27번이나 로또 1등에 당첨되어야 얻을 수 있는 돈이네요. 진정 엄청난 부자를 꿈꾼다면 벤처기업을 시장에서 성공시키는 것이 유일한 길일지도 모르겠어요. 물론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지만 주식보다는 덜 위험할 테니까요. 


물론 이 정도의 대박 사례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 천 만원에서 수억 정도의 스톡옵션 수익을 얻는 경우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회사 소유자는 경영자에게 이런 스톡옵션을 직원에게 부여함으로써 회사의 발전을 도모하게 하는 유인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물론, 경영자 뿐 아니라 일반 직원들에게도 이런 스톡옵션을 지급할 수 있고요. 주식을 소유한 사람에게 가장 좋은 일은 그 주식 가격이 오르는 것입니다. 회사의 주식은 회사의 가치와 장기적으로 비례하기에,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직원은 회사의 발전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되리라 예상할 수 있죠. 즉, 스톡옵션은 회사가 직원들의 동기부여 측면에서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인센티브 정책의 방법이 되는 것입니다(요즘 이런 인센티브가 근로자의 생산성을 오히려 떨어뜨린다는 연구도 있지만 일단 여기서는 인센티브 정책의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만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옵션의 성격은 이제 이해가 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앞서 살펴본 내용을 바탕으로 볼 때, 옵션은 비교적 적은 돈으로 반드시 확보해야 할 자산의 가치 상승에 대비할 수도 있고, 큰 가격 하락이 주는 손해를 막을 수도 있습니다. 즉, 옵션 프리미엄의 지불은 큰 위험을 막는 수단이 되는 것이죠. 그렇지만 역으로 옵션의 보유가 위험을 불러일으키는 선택을 유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까 살펴본 것과 같이 경영자가 스톡옵션을 가지고 있는 경우, 주가의 상승이 직접적인 이득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주가의 큰 상승만을 추구하는 경영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대개의 경우 큰 수익 가능성은 큰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High risk, high return”이라고 표현되죠. 회사를 제대로 성장시키기 위해 부여한 스톡옵션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이해되시죠? 


옵션이라는 개념은 실제 경제에서 아주 폭넓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아파트 분양 시장은 전 국민적 관심의 대상이며, 금융시장에서는 옵션을 활용한 파생상품이 수많은 사람들을 울고 웃게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핵심적으로 이해해야 할 것은, 경제에서는 물건뿐 아니라 ‘권리’까지도 금전적 거래의 대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국어영역과 관련된 더 많은 정보는 ‘이종민의 수능국어’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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