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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교육부, 매뉴얼 바꿔치기 꼼수로 과학고 지필면접고사 부활시켜

과학고 전형 관리 내년부터 시도교육청으로 이관…'사교육 조장' 교육부 전철 밟지 말아야



교육부의 모호한 자기주도학습전형 매뉴얼이 과학고의 구술면접 고사를 부활시키고 사교육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서울시교육청 및 각 시도교육청이 지필고사를 부활시킨 과학고 자기주도학습전형의 편법 운영을 당장 중지시킬 것을 요구했다.

앞서 정부는 2011학년도 과학고 입시부터 사실상의 지필고사에 해당하는 구술면접고사를 폐지했다. 창의적 과학인재 양성과 입학전형 관련 사교육비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대신 창의성과 잠재력, 학습과정과 동기, 배경 등을 고려하는 자기주도학습전형을 도입해 중학교 수학·과학교육 활성화를 꾀하고자 했다. 불필요한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경시대회 준비 등 과학고 입학전형으로 인한 과도한 사교육비 유발 요인을 배제한다는 취지였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은 학생의 자기주도 학습 역량과 학습 잠재력 등을 전문성을 갖춘 입학담당관들이 2~3개월 내외로 활동하며 학생 등이 제출한 서류를 통해 검증·확인한다. 또 학습계획서(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학생부 등 제출 서류를 바탕으로 면접을 실시한다. 그 결과를 입학전형위원회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해 창의성과 잠재력 있는 학생을 선발한다.

■ 과학고 입학전형 제도 변화

 
과학고 입시 매뉴얼, 7년새 구술면접 고사 문제점 지적한 문구 사라져

사교육걱정은 교육부가 배포한 2018학년도 과학고 입학전형 매뉴얼과 2011학년도 자기주도학습전형 도입 당시의 매뉴얼을 비교·분석한 결과 몇 가지 수정·변질된 점이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사교육걱정의 분석 결과, 2011학년도 입학전형 매뉴얼에 새로운 입학전형 추진 배경으로 들었던 구술면접 고사의 문제점이 2018학년도 입학전형 매뉴얼에서는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걱정은 "사실상 지필고사나 다름없는 구술면접고사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자기주도학습전형을 만들었는데, 구술면접에 대한 비판을 삭제한 것은 도입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수정 행위"라고 비판했다.

■ 과학고 입학전형 매뉴얼 수정 사항 비교표

 
학습과정과 동기·배경 고려한다는 문구도 삭제

2011학년도 매뉴얼에는 학생에 대한 고려 사항으로 창의성과 잠재력, 학습과정과 동기, 배경 등을 들었다. 반면 2018학년도 매뉴얼에는 학습과정과 동기, 배경 등이 삭제됐다. 또한 중학교 수학·과학교육의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문구를 삭제하고, 과학고 설립 취지에 부합하는 학생 선발을 강조하고 있다.

사교육걱정은 “인재 선발에서 중요한 요소로 꼽고 있는 학습과정과 동기, 배경 등의 문구를 삭제한 것은 결과 중심의 평가를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점수 위주의 평가를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오로지 과학고 설립 취지에 부합하는 학생 선발을 위해서는 중학교 공교육의 정상화를 저해해도 된다는 생각을 읽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과학고 입학전형 매뉴얼 수정 사항 비교표

   
사실상 필기고사인 구술면접 금지 조항 삭제, 필기고사 근거 신설

2011학년도 매뉴얼에는 입학전형 기본 원칙으로 학교별 필기고사를 금지하는 것은 물론, 구술면접 등 변형된 형태의 필기고사도 금지하는 것을 내세웠다. 하지만 2018학년도 매뉴얼에서는 이런 문구 대신, 중학교 교육과정 범위와 수준을 벗어나지 않고 교과 지식만을 묻지만 않는다면 필기고사를 시행할 수 있다는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 과학고 입학전형 매뉴얼 수정 사항 비교표

   
제출서류 기반 면접선발에서 과학·수학 평가하는 융합형 질문지로 바뀌어

2011학년도 매뉴얼에는 면접 과정에서 입학담당관이 활동 결과와 제출서류에 기반한 면접을 실시하는 것으로 전형이 마무리된다고 나온다. 그러나 2018학년도에서는 질문지 개발이라는 항목이 추가됐다. 과학·수학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공통 문항을 출제해 학생의 학습과정과 동기 등 제출 서류와 무관한 필기시험이 허용된 것이다.

■ 과학고 입학전형 매뉴얼 수정 사항 비교표


이와 관련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2015학년도 과학고 입학전형 출제 면접 문항 중 수학 26문항, 과학 12문항 등 총 38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수학 34.6%(9문항), 과학 8.3%(1문항)에서 중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가 출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교육걱정은 “과학고가 공통문항을 만들어 시험을 보게 되면 중학교 공교육의 수학, 과학 수업만으로는 문제 해결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학생들은 사교육으로 손을 뻗을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기회로 삼은 사교육기관이 올해도 과학고 면접 대비 학습 과정을 만들어 학생들을 유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과학고 전형 관리 내년부터 시도교육청으로 이관…교육부 전철 밟지 말아야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년부터 과학고 입학전형의 책임이 교육부에서 각 시도교육청으로 이관한다는 것이다.

사교육걱정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들이 내년부터 교육부에서 이양되는 과학고 입학전형 계획에서 자기주도학습전형의 도입 목적대로 공통문항 등 지필고사의 출제 근거를 없앨 것"을 촉구했다. 

창의성과 잠재력, 학습과정과 동기, 배경 등을 고려하는 입학전형으로 과학고에 맞는 학생을 선발해서, 과고 입시 사교육 부담을 줄여야 한다며 만든 2011년의 과학고 전형 매뉴얼의 취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따라서 교육부는 과학고 자기주도학습전형 매뉴얼을 변질시킨 경위를 파악해 제대로 설명하고, 내년 입시부터는 구술면접고사가 아닌 제출 서류 기반 면접고사를 실시하도록 철저히 행정지도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사진 설명: 과학고 입학전형 편법 운영 중단 요구 기자회견 [사진 제공=사교육걱정없는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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