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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싫어하는 아이, '책벌레'로 만드는 방법은?

청소년 권장도서 '아몬드' 한눈에 훑어보기



-청소년 권장도서 '아몬드' 한눈에 훑어보기
독서교육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지금, 앉아서 짧은 책 한 권도 보기 힘들어하는 아이때문에 속이 타는 부모들이 많다.

서점에 데려가 직접 읽고 싶은 책을 고르게 하면 만화책만 집어 오고, 청소년 권장도서, 학교 권장도서를 아무리 갖다줘도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열중하는 아이를 어떡해야 책벌레로 만들 수 있을까?

부모님에게는 조금 귀찮을 수 있지만 확실한 방법이 있다. 바로 자녀와 '함께' 책을 읽는 것이다. 실제로 초등잡지 <톡톡>을 읽는 많은 구독자들이 이 사실을 경험하고 있다. 책 싫어하는 아이를 불러 앉혀놓고 함께 잡지를 읽으며 내용에 대해 이야기한다. 많은 분량도 필요없다. 하루에 4~6페이지에 해당하는 한 꼭지면 충분하다.

어려울 것 같은 책이나 권장도서도 마찬가지다. 책을 싫어하는 아이에게 굳이 '한 권 다 읽고 엄마랑 이야기 해보자'고 할 필요 없다. 독서에 흥미를 이끌 수 있을만한 이야기를 보여주고, 서서히 책에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야 한다.

다음 기사는 초등잡지 <톡톡>에 실린 청소년 권장도서 <아몬드> 내용의 일부이다. 독서를 싫어하는 자녀가 있다면 아래 기사를 함께 읽어보고, 이 책의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자. 아이가 더욱 흥미를 느낀다면 그때 서점에 가서 이 책을 쥐어주면 된다. 

책을 읽어나가면서도 중간중간 꾸준히 부모님과 함께 책의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매일 잔소리만 하던 부모님과 이렇게 즐거운 토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아이의 자신감과 학업의지는 쑥쑥 올라가고, 부모님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아이의 즐거운 변화를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초등 월간지 <톡톡> 11월호 살펴보기!
-이 기사는 초등 잡지 <톡톡> 11월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더욱 다양한 기사는 <톡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의 '아몬드'는 안녕한가요?

공감능력 결여의 시대, 누구나 ‘괴물’이 될 수 있다


흔히 어른들이 작은 일에도 웃음을 터뜨리는 아이를 보고, 어른들이 “그래, 낙엽만 굴러가도 웃을 나이지” 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을 거예요. 청소년기는 그만큼 감수성 예민한 시기이지요.

그런데 오늘의 주인공은 눈앞에서 가족을 잃는 끔찍한 사고를 겪었음에도 일말의 감정동요도 없이 담담하게 그 사실을 받아들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요? 사실 그에게는 남들과는 조금 다른 특별한 비밀이 하나 있는데요. 소설 <아몬드>를 함께 읽어봅시다.

줄거리

이 책의 주인공 선윤재는 ‘아몬드’라고 불리는 뇌 속 편도체가 작아 감정을 잘 느끼고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윤재는 기쁘든, 슬프든, 화나든 어떤 상황이 닥쳐도 이상하리만치 담담한 반응을 보일 뿐이죠.

그렇지만 윤재는 사랑을 듬뿍 주는 엄마와 할머니 덕에 그럭저럭 별 탈 없이 살아왔습니다. 그러다 그는 열여섯 번 째 생일날 가족을 사고로 잃고 세상에 홀로 남겨지게 됩니다.

그런 윤재 앞에 어느 날 분노로 가득 찬 아이 ‘곤이’가 나타나는데요. 곤이는 윤재를 괴롭히며 내면의 화를 풀어댔지만, 감정 동요가 없는 윤재는 어쩐지 곤이가 밉지 않고 궁금해집니다. 또 맑은 감성을 지닌 ‘도라’, 윤재를 돕고 싶어 하는 ‘심박사’가 다가오면서 윤재의 내면은 조금씩 변화하게 됩니다.

<아몬드> 본문 읽기

윤재는 태어날 때부터 웃지 않던 아이였습니다. 엄마는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점차 이상함을 느끼게 됐고, 이후 큰 병원에서 아이의 문제를 알게 됩니다. 그리고 사랑을 듬뿍 담아 할머니와 함께 윤재를 키웁니다.

누구나 머릿속에 아몬드를 두 개 가지고 있다. 그것은 귀 뒤쪽에서 머리로 올라가는 깊숙한 어디께, 단단하게 박혀 있다. 크기도, 생긴 것도 딱 아몬드 같다. 복숭아씨를 닮았다고 해서 ‘아미그달라’라든지 ‘편도체’라고 부르기도 한다.

외부에서 자극이 오면 아몬드에 빨간 불이 들어온다. 자극의 성질에 따라 당신은 공포를 자각하거나 기분 나쁨을 느끼고, 좋고 싫은 감정을 느끼는 거다.

그런데 내 머릿속의 아몬드는 어딘가가 고장 난 모양이다. 자극이 주어져도 빨간 불이 잘 안 들어온다. 그래서 나는 남들이 왜 웃는지 우는지 잘 모른다. 내겐 기쁨도 슬픔도 사랑도 두려움도 희미하다. 감정이라는 단어도, 공감이라는 말도 내게는 그저 막연한 활자에 불과하다.

…(중략)

의사들이 내게 내린 진단은 감정 표현 불능증, 다른 말로는 알렉시티미아였다. 증상이 너무 깊은 데다 나이가 너무 어려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볼 수 없었고, 다른 발달 사항들에 문제가 없어 자폐 소견도 없었다. 표현 불능이라고 하지만 표현을 못한다기보단, 잘 느끼질 못한다. 언어 중추인 브로카 영역이나 베르니케 영역을 다친 사람들처럼 말을 만들어 내거나 이해하는 데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감정을 잘 읽지 못하고, 감정의 이름들을 헷갈린다. 의사들은 선천적으로 내 머릿속의 아몬드, 그러니까 편도체의 크기가 작은 데다 뇌 변연계와 전두엽 사이의 접촉이 원활하지 못해서 그렇게 된 거라고 입을 모았다.

편도체가 작으면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가 공포심을 잘 모르는 거다. 용감해서 좋겠다고 생각한다면 모르는 소리다. 두려움이란 생명 유지의 본능적인 방어 기제다. 두려움을 모른다는 건 용감한 게 아니라 차가 돌진해도 그대로 서있는 멍청이라는 뜻이다. 나는 운이 더 나빴다. 공포심 둔화 외에 나처럼 전반적인 감정 불능까지 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불행 중 다행은 이 정도로 작은 편도체를 가지고도 딱히 지능 저하의 소견이 없다는 것 정도였다.

세상에 홀로 남아 ‘정상인’이 되려고 노력하는 윤재

크리스마스이브가 되면 윤재네 가족은 늘 생일을 기념해 맛있는 밥을 먹으러 나가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엄마와 할머니는 괴한에게 이유도 모르는 습격을 당하게 됩니다.

그 사로고 할머니는 돌아가시고 엄마는 식물인간이 돼 영영 깨어나지 못할지도 모르는 상태가 돼 버렸습니다. 매일같이 엄마의 병문안을 가던 윤재는 생각합니다. 엄마가 나이에 맞는 ‘정상적인’ 삶을 살기 원했기 때문에 학교에 다니기로 결심한 거죠.

윤재의 마음을 움직이는 주요 인물1, 또 다른 ‘괴물’ 곤이의 등장

윤재의 고등학교 생활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가족이 끔찍한 사고를 겪었음에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은 윤재를 두고, 친구들은 이상한 아이 취급을 하기 시작했거든요.

엄마의 친구이자 윤재의 보호자를 자처하고 나선 심박사는 이런 윤재가 걱정이 돼 윤재에게 학교를 그만둘 것을 제안합니다. 하지만 ‘평범함’을 타고나지 않은 윤재는 평범해지는 것에 도전해 보기로 마음먹고 학교를 계속 다니기로 결정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잔잔한 호수 같은 윤재의 마음에 적잖은 파동을 주는 이가 등장합니다. 바로 ‘곤이’입니다.

키가 작고 깡마른 아이가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서 있다. 팔과 다리는 작은 몸집에 비해 무척 길었다. 단단한 몸이다. 만화 「내일의 조」에 나오는 조와 흡사한 체격이다. 하지만 부지런히 운동을 해서 만들어진 몸과는 달랐다. 다큐멘터리에서 본 제3세계 아이들의 몸 같았다. …(중략)

그 애가 바닥에다 침을 퉤, 뱉었다. 침을 뱉는 게 그 애의 공식적인 인사법인 것 같았다. 얼마 전 그 애를 처음 봤던 날도 그 애는 똑같이 행동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장례식장에서의 대면은 곤이와의 두 번째 만남이었다. …(중략)

어쨌든 곤이는 나를 괴롭히는 걸 새로운 취미로 삼은 듯했다. 상자를 열면 튀어나오는 인형처럼 불쑥불쑥 내 앞에 나타나곤 했다. 매점 앞에 잠복해 있다가 나를 한 대 치기도 했고 복도 끝에 서 있다가 발을 걸어 넘어뜨리기도 했다. …(중략)

곤이가 내게서 어떤 반응을 원하는지는 뻔했다. 초등학교 때도 중학교 때도 그런 아이들이 있었다. 괴롭힘 당하는 아이의 일그러진 얼굴을 보고 싶어 하는 아이들. 상대방이 울면서 제발 그만두라고 빌기를 바라는 아이들. 그 애들은 대부분 힘을 써서 자기들이 원하는 걸 얻는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곤이가 원하는 게 내게서 어떤 자그마한 표정의 변화라도 보는 것이라면 그 애는 영원히 나를 이길 수 없으리라는 것을. 그럴수록 힘이 부치는 사람은 곤이 자신이라는 것도.
 
윤재의 마음을 움직이는 주요 인물 2, 언제나 반짝이는 ‘도라’와의 만남

윤재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 또 한명의 인물은 바로 ‘이도라’입니다. 도라는 윤재의 마음을 일렁이게 하는 걸 넘어서 마구 요동치게 만듭니다.

도라는 곤이의 정반대 지점에 서 있는 아이였다. 곤이가 고통, 죄책감, 아픔이 뭔지 알려 주려 했다면 도라는 내게 꽃과 향기, 바람과 꿈을 가르쳐 주었다. 그건 처음 듣는 노래 같았다. 도라는 누구나 알고 있는 노래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꿔 부를 줄 아는 아이였다. …(중략)

입학식 날, 강당에서 지루하게 식이 진행되는 동안 멀찍이 서 있던 나는 슬쩍 문을 열고 복도로 나왔다. 어디선가 무슨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 보니 복도 끝에 여자아이가 하나 서 있다. 어깨까지 오는 머리를 귀 뒤로 넘기면서 발끝으로 바닥을 탁탁 찧는다. 주변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는지 스트레칭을 시작한다. 팔과 다리를 쭉 뻗어 몸을 푼다. 그러곤 제자리에서 콩콩콩 뛰더니, 복도를 맹렬하게 가로질러 달린다. 숨을 할딱거리며 달리던 그 애가 내 앞에 우뚝 멈춰 섰고, 우리의 눈이 마주쳤다. 적어도 오 초쯤. 그 애가 도라였다. …(중략)

심 박사의 말마따나 나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궁금한 게 많아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전처럼 박사에게 나의 호기심을 일일이 알리고 싶지 않아졌다. 입에서는 말이 헛돌았고 단순한 질문도 뱅뱅 꼬여 나왔다. 종이에 의미 없는 낙서를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면 머릿속이 정리될까 싶어서였지만, 어쩐지 문장이 아닌 단어만 반복해 적고 있었다. 그 단어들이 무엇인지 깨달을 때면 종이를 구기거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곤 했다.

귀찮은 증상도 계속됐다. 아니,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심해지는 것 같았다. 도라를 볼 때면 관자놀이가 지끈거렸고, 멀리서도, 여러 사람의 틈에서도 그 애의 목소리가 새어 나오면 귀가 곤두섰다. 나도 모르게 내 생각을 앞질러 버린 몸이 여름에 입은 봄 외투처럼 불필요하고 성가시게 느껴졌다. 할 수만 있다면 벗어 버리고 싶을 만큼.

윤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도라에게 사랑을 느끼고 있었어요. 그리고 처음 느끼는 감정을 이상하다고 여기면서도 싫지 않아 합니다. 이처럼 곤이와 도라를 통해 윤재는 서서히 감정의 변화를 느껴요. 윤재의 아몬드가 반응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렵고 소중한 ‘감정을 이해하는 일’

사실 현실에는 공감능력이 결여돼 다른 사람의의 기쁨이나 슬픔, 아픔을 나의 것처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참 많습니다. 윤재처럼 아몬드가 작아 병을 진단받은 것도 아닌데 말이죠. 흑백이었던 윤재의 삶을 다채롭게 물들여준 주변인들 덕에, 윤재의 몸과 마음은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삭막한 현실에 치여 자신의 감정과, 그리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소중한 일이었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지금 당신의 아몬드는 잘 작동하고 있나요?

*사진 출처=클립아트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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