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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 고객은 '호갱'이 아닙니다!"

기업은 소비자 대하는 기본자세부터 바꿔야



-이 기사는 초등 잡지 <톡톡> 11월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더욱 다양한 기사는 <톡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충성 고객만 챙기는 기업 경영 마인드, ‘어차피 살 사람은 다 산다’

미국 현지 시간으로 9월 12일,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은 미국 캘리포니아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아이폰 신제품 3종을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신형 아이폰 3종 가운데 아이폰 XS 맥스 512GB 모델의 가격이 1,449달러(약 163만원)에 이르면서 또 한 번 가격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애플은 지난해에도 사상 처음으로 천만 달러가 넘는 아이폰 X를 선보이며 고가 논란에 휘말렸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초고가 논란과 관련해 그는 “혁신 기술을 적절한 가격에 구매할 소비자는 언제나 존재한다고 믿는다”, “애플은 수익을 올리기에 충분한 고객 기반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은 초고가 전략을 펼치는 애플의 ‘자신감’에 불만을 표하고 있습니다. 이는 특히 비슷한 가격의 아이폰과 비교했을 때 가격이 저렴한 타사 스마트폰의 성능이 아이폰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아이폰보다 낫다는 밝혀지면서 불만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 소비자 무시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

한편, 애플의 아이폰 기기값 뿐만 아니라 수리비도 역대 가장 비싼 가격으로 책정됐습니다. 애플코리아에 따르면 아이폰 XS 맥스의 국내 디스플레이 수리비용은 41만 5,000원으로 공시됐습니다. 홈버튼 손상이나, 액체에 의한 손상 등 기타 수리비용은 아이폰 XS 맥스가 75만 9,000원이며, 아이폰 X와 XS는 69만 5,000원, 이전 시리즈인 아이폰 8은 44만 5,000원, 아이폰 7은 40만 5,000원 수준입니다.

이와 같은 가격 책정은 충성 고객의 소비심리에 기대는 애플의 기업 마인드를 더욱 확연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들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서 유난히 비싼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건데요. 애플의 신형 아이폰과 아이폰의 전작 아이폰 X는 국내에서 출시 가격이 부풀려졌고, 명품 샤넬은 유독 한국에서 가격 인상이 잦습니다. 가격 인상뿐만 아니라 한국 소비자의 건강까지 해치고도 책임을 회피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도 합니다.

옥시 ‘살인 가습기 살균제’ 사건 


영국에 본사를 둔 옥시는 ‘살인 가습기 살균제’를 유일하게 한국에만 판매했습니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옥시 제품으로 인한 사망자만 94명에 달하는데요.

옥시는 제품의 위험성을 인지하면서도 지난 2016년 4월 검찰이 수사하기 전까지 어떠한 입장도 표명하지 않았으며, 유해성이 드러난 이후에도 실험 결과를 조작하고 회사명을 변경하는 등 사건을 은폐하기에 바빴습니다.

이케아, ‘살인 서랍장’ 늑장 리콜

2016년, 스웨덴의 가구기업 이케아는 미국에서 어린이 6명의 목숨을 앗아간 ‘말름(MALM) 서랍장’의 북미지역 판매를 금지하고 대대적인 리콜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한국소비자원, 국가기술표준원 등의 리콜 권고에도 불구하고 판매를 고집했고, 수많은 소비자와 여론의 뭇매를 맞고 나서야 뒤늦은 리콜을 시행해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BMW, 결함 있는 자동차 화재가 운전자 ‘운전 습관’ 탓? 


올해 7월, 독일의 BMW 차량들에서 연이어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이에 BMW 코리아는 정부의 운행 정지 명령과 차량 화재 관련 결함 시정을 위해, 국내 유통된 관련 차량 10만 6,000대를 리콜하기로 결정했는데요.

사실 이 리콜이 진행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하지만 않았습니다. BMW 차량에 원인미상의 불이 난 것은 2015년이었습니다. JTBC의 보도에 따르면 BMW코리아의 시정계획서‘에는 이미 2년 전인 2016년, 차량 결함을 인지하고 본사에 보고까지 했지만 본사는 해당 결함을 알고도 적절한 대처를 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화재 사태 이후 본사 대변인은 “독일 내 관련 BMW 차량을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2016년 이후 한국 BMW 차량 30여대에서 발생한 화재의 원인은 여전히 불명확하다”라고 주장하며, “차량 화재를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특별히 한국에 화재 사고가 집중된 것은 지역 교통 환경과 운전 방법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책임을 회피하는 입장을 보인 것입니다.

또한 한국 교통안전공단 측이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BMW가 3차례나 묵살하다 마감 직전 마지못해 자료를 제출했다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한국 외제차 시장에서 독일차는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고, 그 중 BMW는 세계 판매량 2위를 기록할 만큼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으나, 이 사건으로 인해 한국에서의 이미지가 완전히 실추돼 버렸습니다.
 
국내 기업도 한국 소비자 무시

이처럼 글로벌 기업, 그리고 글로벌 기업의 한국지사는 자사 제품이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가했거나 소비자를 속인 것이 드러났음에도 보상을 미루고 책임 회피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여 한국 소비자들을 분노와 좌절로 몰아넣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래도 문제가 없다’라는 확신이 있는지 유독 한국에서 안하무인의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더욱 화가 나는 것은, 국제적으로 ‘호갱’ 취급을 받는 한국 소비자들이 국내 기업들에게도 무시당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국내에 팔리고 있는 컵라면의 경우, 해외로 수출되는 것에 비해 중량이나 스프 함량이 적다든가, 수출용보다 내수용 차량의 품질이 현저히 떨어진다든가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외 기업들, 소비자 대하는 ‘기본자세’부터 바꿔야

이렇듯 국내와 해외 기업들이 한국 소비자를 무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이러한 행태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답은 간단해요. 해당 기업에 대한 제재 및 처벌이 가볍고, 여전히 제품을 계속해서 소비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했던 애플의 경우, 지난해 아이폰 X가 고가 논란에 휘말리며 판매부진을 겪었습니다. 지난해 4분기 아이폰 X의 판매량은 2,900만대에 그쳤고, 누적 판매량 역시 6,300만대로 역대 가장 많이 팔린 아이폰 6보다 3,000만대가 부족했습니다.

그런데 아이폰 판매량이 줄어든 것과는 상반되게 애플의 실적은 오히려 우수했어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882억 9,300만달러, 영업이익 262억 7,400만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즉, 애플이 논란 속에서도 아이폰 신제품에 초고가 전략을 유지했던 이유는, 충성 고객을 상대로 한 전략이 통한다는 것을 아이폰 X의 사례를 통해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분석되고 있습니다.

기업은 기본적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입니다. 소비자가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음에도 정부가 이를 제재하거나 처벌하지 않고, 소비자 또한 제품을 계속해서 소비해 준다면 이러한 행태는 계속될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이전에, 기업이 소비자를 대하는 기본적 자세를 바꾸는 것입니다. 법과 절차 이전에 비양심적인 기업들을 심판하고 사회적 책임과 기업윤리를 지키는 기업만이 살아남는 사회적 분위기가 자리 잡는다면 더 이상 한국 소비자들이 고통 받는 일은 없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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