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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이젠 공부하러 학원 대신 ‘유튜브’… 강의, 학습 메이트, 백색소음 등 콘텐츠도 다양

“학습에 필요한 모든 것이 다 있다” 유튜브, 교육 패러다임을 바꾸다


바야흐로 ‘유튜브(Youtube) 전성시대’다. 파티 동영상을 친구들과 공유하기 위해 탄생한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가 국내에서도 급속도로 영역을 확장해나가며 이제는 정치와 언론의 일부 역할까지 대신하고 있는 모양새다. 정치인도, 언론인도, 시민도 너나 할 것 없이 유튜브로 모여들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 또한 유튜브로 인한 변화의 바람이 거센 분야다. 교육의 주 수요자인 청소년과 청년들이 가장 애용하는 매체가 유튜브인데다, 누구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유튜브의 특성 덕에 ‘세상의 모든 공부’를 다채로운 방법으로 할 수 있는 각양각색의 교육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기 때문. 유투브가 바꾸고 있는 최근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를 추적해봤다.


○ 세계인 누구나 ‘선생님’ 될 수 있는 유튜브… “세상의 모든 공부 다 있다”

오늘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학습을 원하는 이들의 시선이 유튜브로 쏠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의 모든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풍성한 교육 콘텐츠가 유튜브 안에 다 있기 때문이다. 초중고를 대상으로 하는 입시를 비롯해 토익, 공무원 시험 등의 자격시험과 실용 및 취미 교육 콘텐츠까지 전 분야를 망라한다.

실제로 유튜브에서는 영어를 비롯한 각종 외국어부터 국영수 등 입시 과목, 공무원 시험에 필요한 법 강의까지 각종 교육 콘텐츠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라테아트 △꽃꽂이 △골프 △당구 △드럼 △바이올린 △코딩 △요리는 물론 성경과 불경도 배울 수 있다. 그야말로 ‘세상의 모든 공부’가 가능한 공간이다.

이는 교육 관계자뿐 아니라 개인 누구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활용해 콘텐츠를 올릴 수 있는 유튜브의 특성 때문에 가능하다. 기존 교육에서 한정됐던 교육 제공자의 폭이 유튜브를 통해 무한대로 넓어진 셈인데, 여기에 광고를 보는 것 외에는 따로 비용도 들지 않을뿐더러 자신의 상황에 맞춰 언제든 필요할 때 원하는 콘텐츠를 골라 학습할 수 있다는 점 또한 교육 수요자의 발길을 모으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생중계의 경우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쌍방향성 또한 한몫한다.

유튜브 특유의 ‘재기발랄함’ 역시 오늘날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힘이다. 누구나 콘텐츠 제공자가 될 수 있고, 영상 업로드에 특별한 기준도 없어서 유튜브에선 저마다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접근한 각양각색의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 수요가 가장 많은 분야 중 하나인 영어 콘텐츠의 경우만 봐도 기존 강의와 같이 단순히 지식만 전달하는 콘텐츠는 오히려 ‘비주류’다. 그보다는 실제 미국의 한 카페에서 주문하는 일상 영상을 통해 카페에서 쓰이는 영어 표현을 알려주거나, ‘미국 집 투어’와 같은 흥미를 유발하는 기획으로 미국 문화와 실용 영어를 함께 알려주는 식의 콘텐츠가 더 인기다. 학습해야 할 지식에 흥미 유발 콘텐츠를 함께 제공해 쉽고 재밌게 학습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튜버 ‘SOPHIE BAN’의 카페 영어 영상 캡처


유튜버 ‘올리버쌤’의 미국 집 투어 영상 캡처 

  


○ 공부 메이트, 명문대 백색소음… 학습에 필요한 환경도 제공

유튜브가 교육의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는 말은 비단 교육 콘텐츠에만 국한한 이야기가 아니다. 학습 방법과 형태도 유튜브를 기반으로 바뀌고 있다. 스터디 모임처럼 같이 공부할 수 있는 이른바 ‘공부 메이트’는 물론 학습에 필요한 백색소음까지 쾌적한 학습 환경 조성에 필요한 부가적인 도움을 모두 유튜브로부터 얻을 수 있다. 유튜브가 학교는 물론 학원, 도서관, 독서실 등을 대체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나 공무원, 공인중개사 자격증 수험생 등 학습자들 사이에서는 유튜브를 활용한 ‘캠스터디’가 인기를 끌고 있다. ‘캠스터디’는 동영상 생중계를 통해 서로의 공부 모습을 지켜보며 함께 공부하는 것을 말한다. 집에서 혹은 독서실에서 혼자 공부하면서 느슨해질 수 있는 마음가짐을 타인의 시선과 공부 모습을 통해 다잡는다. 편집이 불가능한 생중계의 특성을 이용, 서로 공부 시간을 정해 학습에 강제성을 부여할 수 있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캠스터디’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스터디원을 구해 규칙을 정한 후 쌍방향으로 진행하기도 하지만 공부하는 영상을 주로 올리는 유튜버의 채널을 구독해 그들의 공부 영상을 감상하며 함께 공부하는 비중도 작지 않다. 공부 영상을 올리는 유튜버의 경우 주로 ‘함께 공부해요’라는 의미의 ‘Study with me’를 메시지로 걸어놓고 자신이 공부하는 모습을 생중계한다. 41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 ‘노잼봇’이 대표적인 공부 영상 유튜버 중 하나로, 최근에는 공부 영상을 올리는 유튜버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유튜버 ‘내 옆자리 남자’의 경우 자신은 물론 공부하는 여러 사람의 모습을 모아 24시간 스터디 영상을 실시간 중계하기도 한다.
 


유튜버 ‘내 옆자리 남자’의 24시간 공부 영상 캡처

 

학습에 도움이 되는 소리, 이른바 ‘공부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도 유튜브에서 인기가 많은 콘텐츠 중 하나다. 전 세계 유튜버가 제공하는 백색소음, 빗소리, 장작 소리, 클래식 음악 등은 물론 학생들이 선망하는 하버드대, 서울대, 연세대와 같은 국내·외 명문대 도서관 소리 또한 게시돼 있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에 맞는 맞춤형 ASMR 영상을 제작해 선보이는 유튜버도 있다.

여기에 입시 전문가들은 물론 의사, 변호사, 통역사 등 분야별 ‘공부의 신’이 알려주는 학습법 동영상까지 그야말로 ‘공부에 필요한 모든 것’이 유튜브에 갖춰져 있다 보니 교육 수요자의 입장에서는 유튜버를 잘 활용하면 굳이 학교나 학원, 도서관, 스터디, 컨설턴트 업체 등을 찾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실제로 청주에서 중등교사 임용을 준비하는 신지민(28) 씨는 “고향에 내려와 독학으로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데 유튜브가 많은 도움이 된다”며 “‘캠스터디’에 참여한 적도 있으나 공부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돼 매일 틀어놓고 공부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신 씨는 “임용 합격자들의 팁이나 준비생들의 고충을 토로하는 영상도 많이 올라와 공부가 되지 않을 때 찾아본다”고 덧붙였다.


○ 빠르게 발맞추는 교육업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려

‘유튜브 전성시대’를 맞아 교육업계가 속속 내놓는 발 빠른 대응도 패러다임 변화를 부추기고 있다. 교육 수요자들이 유튜브로 몰리자 교단에 서는 현직 교수·교사는 물론 각 분야의 스타 강사, 교육 컨설턴트, 교육업체 등이 잇따라 유튜브에 진출해 자신들의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강성태 공부의신 대표, 스타 강사 김미경 등이 대표적이다.

유튜브 교육 시장이 커지자 이에 대응하는 신규 시장도 등장했다. 유튜브에서 교육 카테고리 채널이 높은 영향력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유튜브 기반 교육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 업체나, 유튜브 콘텐츠 중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를 추려서 선보이는 플랫폼 등이 그것이다. ‘캠스터디’를 전문으로 진행하는 ‘온라인 독서실 플랫폼’도 출범했다.

이처럼 유튜브에 의한 교육계의 변화가 가파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시대 변화에 발맞춰 교육의 장벽을 허물고 다양성과 접근성을 확보해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변화라는 긍정적인 의견이 많지만 검증되지 않은 교육 콘텐츠가 범람하며 오히려 정말 중요한 교육 정보 선별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수많은 콘텐츠 중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선별해 활용하는 것이 전적으로 개인의 몫으로 남기 때문이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는 “유튜브 등의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지식을 얻고 소통하는 것은 현시대에서는 필수적인 행위이므로 이로 인한 교육계의 변화는 피할 수도 없고 긍정적인 측면도 많다”면서도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수많은 정보 속에서 중요하고 진실된 정보를 식별해내는 능력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학생들에게는 자신에게 진정 필요하고 유익한 콘텐츠를 선별하기 위한 노력이 더욱 요구된다”며 “쏟아지는 콘텐츠를 맹신하거나 무분별하게 수용하지 않도록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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