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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학생부, 대입용으로 꾸며선 안돼"…'학생부'에 머리 맞댄 교사 입학사정관



"학생부에 기재될 만한 활동만 시도하게 된다"(고교 교사) 

"대학입학을 위해 꾸며진 학교생활"(입학사정관) 

고교 교사와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공통적으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평가 도구'로 바라보며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학생을 대학에 보내려는 교사들과 우수학생을 추려야 하는 입학사정관의 입장차는 여전했지만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좁혔다.

학생부종합전형의 토대가 되는 학생부 기재와 평가에 대해 고등학교 교사와 대학 입학사정관이 머리를 맞대는 자리가 마련됐다. 흡사 대학교 MT를 방불케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교사와 입학사정관이 서로의 생각을 확인하고 효과적인 학생부 기재 방안을 의논했다.

교육부는 4월 4일 오후 성남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고교 교사-대학 입학사정관 원탁토의'를 개최했다. 원탁토의는 고교 교사와 입학사정관 올해부터 적용하는 '학생부 신뢰도 제고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학생부 기재와 평가 방식을 공유하는 자리다.

학생부종합전형이 대표적인 대입 전형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학생의 성장 과정을 최대한 도드라지게 담아야 하는 학생부에 대한 교사들의 고충이 컸다. 입학사정관들은 수많은 학생부 중에서 우수한 학생을 추려내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교육부는 서로의 입장 차이를 줄이자는 취지로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교사 5명, 입학사정관 2명, 전문 퍼실리테이터(사회자) 1명으로 각각 구성한 테이블 15개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Δ학생 성장의 의미 Δ교사가 바라보는 수업과 평가 Δ입학사정관이 바라보는 수업과 평가 등을 주제로 자유롭게 토론했다. 저마다의 생각을 포스트잇에 적는가 하면, 의견이 맞을 때는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웠다.

한 고교 교사는 학생 성장에 대해 '노력을 통해 지금보다 높은 단계로 오르는 과정'이라고 적었다. 입학사정관은 '씨앗이 과일이 되는 과정'이라고 바라봤다. 처음 만난 교사들과 입학사정관이지만 금세 친해져 서로의 고충을 나눴다.

하지만 대입과 연결되는 학생부에 대해서는 서로의 시각차가 도드라졌다. 교사 대부분이 '어떻게 하면 대학 눈에 띄는 학생부를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입학사정관은 반대로 '대학입학을 위해 꾸며진 학교생활'이 적혀있다는 데 입을 모았다.

한 교사는 토의 시간에서 "학종은 깜깜이 전형이 맞는 것 같다"며 입학사정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재 요령을 묻기도 했다. 이에 한 입학사정관은 "발상의 변환을 하라"면서 "꾸며지지 않은 학교 생활을 적으라"고 주문했다.

다른 입학사정관도 "(면접에서) 1초면 학교생활을 알 수 있다"며 솔직한 학생부 기재를 당부하는 등 '진학률'을 고민하는 교사들과 '옥석'을 가리려는 사정관들 사이에 입장차가 있었다.

김지윤 경기대 입학사정관은 "대학에 잘 가기 위한 학생부 기재를 고민하는 분들이 많았다"면서 "선생님들이 가르치는 수업 본연의 내용을 적으면 그 기록 자체로 학생들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원탁 토의가 끝난 뒤에는 교사와 입학사정관이 토의한 주제에 대한 좌담회가 마련됐다. 테이블에서 나온 논의 내용에 대해 박백범 교육부차관을 비롯해 경기도교육청, 입학사정관 대표, 교사 대표가 의견을 제시했다.

학생부에 '점' 하나를 찍는것마저 일일히 기준이 있어 업무가 과하다는 교사의 하소연에 박백범 교육부차관은 "앞으로 (기재 요령 지침)을 더 줄이겠다"며 "성에 차진 않겠지만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학생부 기재에 대한 입장차는 있었지만 만남을 갖고 의견을 공유하는 원탁 토의에는 교사와 입학사정관 모두 만족감을 표했다.

정희정 경화여고 교사는 "있었던 이야기를 그대로 적는 게 학생과 대입 모두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입학사정관들의 생각을 전해들을 수 있어 유익했던 시간"이라고 말했다.

김정현 경상대 입학정책실 팀장(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장)은 "이런 자리는 예전부터 필요했다"며 "서로 생각을 들어보는 자리가 공식적으로 마련된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날을 포함해 다음달 말까지 총 6차례에 걸쳐 권역별 고교-입학사정관 원탁토의를 개최한다. 올 하반기에는 대입 정보를 제공하고 학생부 관련 정책을 알리는 학부모 설명회도 권역별로 열 예정이다.

*맨앞 사진: '고교 교사-대학 입학사정관 원탁토의 모습[교육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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