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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진학과 취업 한 번에 해결해요"

유니테크...특성화고와 전문대, 기업이 연계된 신개념 산학연계 통합교육

[경기교육신문=김윤진 기자] “학교 실습시간을 통해 배우는 것과는 차원이 달라요. 다루는 식재료의 양도 수십 인분인 만큼 좀 더 실용적인 조리 경험과 함께 매뉴얼의 중요성을 배우고 있죠. 제가 직접 만든 음식을 드신 손님이 ‘맛있게 잘 먹었다’고 얘기해주실 때 정말 뿌듯함을 느껴요.”​

서서울생활과학고 국제조리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왕은미(17) 양은 지난해 6월부터 일주일에 이틀은 CJ푸드빌이 운영하는 한식 뷔페 계절밥상으로 ‘등교’한다. 수업시간에 배운 이론을 적용하고, 실습시간에 미처 습득하지못한 조리 기술을 현장훈련(On the Job Training·OJT)을 통해 배우기 위해서다.



▲ 서서울생활과학고 국제조리학과 3학년 왕은미 양이 유니테크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CJ푸드빌 ‘계절밥상’에서 맞춤형 현장교육을 받고 있다.


유니테크 1기인 왕 양은 학교를 졸업하면 바로 대림대학교 호텔조리과로 진학하고,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CJ푸드빌에 입사할 기회를 갖게 된다. 정부가 일·학습병행제의 일환으로 시범 실시 중인 ‘유니테크(Uni-Tech)’ 사업은 고등학교와 전문대 과정을 통합하고 관련 기업이 참여해 숙련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왕 양은 1학년이던 2015년 8월 교내 유니테크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서를 냈다. 총 30명의 학생이 선발됐고 이들 모두 2016년 6월부터 빕스, 계절밥상 등CJ푸드빌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맞춤형 현장교육을 받고 있다. 왕 양은 “요즘은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데, 유니테크 덕분에 전공 분야를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뿐 아니라 대기업으로 취업할 수 있는 기회까지얻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고교+전문대 교육과정 통합하고 취업까지 연계
숙련 기술인 양성하고 일자리도 해결

​유니테크는 특성화고와 전문대, 기업이 연계된 신개념 산학연계 통합교육(고교 2년+전문대 1.5년=교육기간 3.5년, 고교 1학년 과정은 제외)이다. 학교와 기업을 오가며 ‘이론적 지식’과 ‘실무 능력’을동시에 갖춘 준비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2015년 5월 기본계획이 수립됐고 고용노동부와 교육부가 협업해 2016년 3월부터 시범 운영하고 있다.​

유니테크의 기본 방향은 ▶취업이 보장된 통합직업교육 ▶맞춤형 현장교육 ▶취약계층 지원 등 세 가지다. 먼저 고교와 전문대 교육과정을 통합하고 취업까지 연계함으로써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청년실업률이 1999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요즘, 대학 교육과 산업체 간 미스매치문제를 해결하는 유니테크는 그 대안으로 제시된다. 또 전문인력 육성을 위해 산업체의 수요가 반영된 이론교육(Off the Job Training·Off-JT)과 채용이 보장된 기업에서의 현장훈련을 병행한 맞춤형 교육을 실시한다. 전폭적인 장학금 제도를 시행해 취약계층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도 유니테크의 특징이다.​

왕 양을 비롯한 30명의 유니테크반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한명진 담임교사는 “학교에서는 주로 자격증 취득 위주로 수업을 하는데, 유니테크반 학생들은 기업 현장실습을 하면서 업그레이드된 조리 실습을 경험하는 기회를 갖는다”며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또 “고객의 불만 표시에 성숙하게 대응하고 요리 면에서도발전한 모습이 보여 놀랐다”고 덧붙였다.

왕 양이 현장실습을 하고 있는 계절밥상 강서홈플러스점 김민희 점장은 미래의 직원이 될 학생들을 가르치는 과정이 여러모로 보람되다고 말한다.

“유니테크 학생들은 기존 사원들에 비해 배움에 대한 열정이나 호기심이 많아요. 교육한 내용을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잘못된 부분은 바로 고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죠. 처음엔 학교 수업이라 열심히 하나 보다 했는데, 자신들이 궁극적으로 좋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꿈을 찾는 과정, 꿈의 선경험이다 보니 책임감도 강하죠. 학생들이 ‘힘들지만 재미있어요’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해요.”


직업교육 관심 ↑ 전문기술인력 수요 ↑
기반 기술·정보통신·유망 서비스 분야 중심 운영

서서울생활과학고, 대림대와 함께 유니테크에 참여 중인 CJ푸드빌 지원정책과 오흥택 과장은 “고등학교, 대학, 기업의 3자 협약을 통해 전공 분야의 전문적인 교육과 기업의 맞춤교육을 받을 수 있는 유니테크 프로그램으로 CJ푸드빌에 부합하는 인재를 선발하고 육성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며 “(유니테크 1기 과정이 끝나는) 2019년 9월 유니테크1기 학생들을 채용하게 되는데, 어떤 인재로 자라 입사할지 이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아직 시범 과정이지만 유니테크에 대한 학교와 기업, 학생들의 만족도와 기대감은 높다. 추진 배경을 살펴보면 그 필요성에 수긍이 간다. 먼저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특성화전문대 등 중등·고등교육 단계에서부터 직업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단순히 상급 학교로 진학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교육을 받으며 취업하는 구조로 점진적으로 바뀌고 있다.

전문기술인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도 또 다른 배경으로 꼽힌다. 산업이 점차 고도화됨에 따라 중급 이상의 기술인력 수요가 많아진 것이다. 따라서 고등학교 3년 또는 전문대학 2년의 단기 교육과정이 아닌,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장기 교육훈련을 통한 중·고급 기술인력 양성이 시급해졌다. 숙련 기술인으로의 성장을 돕는 취업보장형 고교·전문대 통합교육인 유니테크는 이러한 취지에 부합하는 신개념 교육과정이다.

유니테크의 선정 분야는 지속적인 인력이 필요하고 향후 고용 창출이 기대되는 기반 기술, 정보통신, 유망 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추진된다. 2015년 7월 기반 기술 11개교, 정보통신 3개교, 유망 서비스 2개교 등 16개 사업단이 선정됐으며 2016년 3월부터 시범 운영 중(1기 사업기간은 2015~2019년)이다. 총 101개 기업이 협약을 맺었으며 그중 대기업은 10곳이다. 현재 총480명의 학습근로자 중 101명이 대기업과 협약해 훈련을 받고 있다.


김윤진 기자  kyj@edu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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