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코칭

“고교학점제, 취지 좋지만 갈 길 멀어”

-13일 서울 용산구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 동계 워크숍
-참여교사 ‘학생 선택 확대 찬성’‘미이수제·대입전형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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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 선도학교 관계자 220여명은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동계 워크숍을 열고 성과와 개선과제 등을 논의했다. /이재 기자


고교학점제를 시범도입한 연구·선도학교의 관계자들이 고교학점제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이들은 학생 선택권을 강화하는 고교학점제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 354곳 관계자 140여명은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교원 동계 워크숍을 열었다. 관계자들은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 운영과 학생 맞춤형 학습관리, 고교학점제를 위한 공간 조성 등 연구학교 성과와 사례를 공유하고, 올해 운영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워크숍은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최했다. 

이날 현장 관계자들은 학생 선택권을 확대하는 취지엔 공감한다고 밝혔다. 올해 연구학교 3년차를 맞은 충북지역 고교의 모 교사는 “연구학교 선정 뒤 학생들이 원하는 문학수업 등을 세분화해 제공했다”며 “학생이 스스로 관심을 갖고 과목을 선택해 전체적인 성취수준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교육부의 발표에 따르면 연구·선도학교의 수업 다양성은 일반학교보다 크게 늘었다. 연구·선도학교의 학생 선택 이수 단위 편성은 지난해 12월 기준 79.4단위다. 일반학교는 66.3단위로, 19.6%p 높았다. 

연구·선도학교는 학생의 선택권 강화를 위해 주로 설문조사를 도입했다. 올해 연구학교 선정 3년차를 맞은 경북지역 한 고교 관계자는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 설문조사 등도 실시해 실제 원하고 필요한 과목을 개설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연구·선도학교를 중심으로 학생의 수업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교과 융합 수업과 전문적 학습 공동체 활성화, 과정중심평가 실시 등 수업과 평가의 질적 제고도 이뤄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정재훈 경남교육청 고교학점제 담당 장학사는 “탐구교과와 영어교과간 연계형 평가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화학과 세계지리, 동아시아사, 윤리와 사상 등 탐구교과를 공부한 뒤 이를 바탕으로 영어교과에서 영어로 발표하도록 하는 융합 방식이다. 

이 밖에도 1교과 2교사제를 적극 도입해 같은 과목을 동시에 수업하면서 세부내용에 따라 분반을 하거나, 수준에 따라 분반을 하는 방식의 수업 운영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다만 이들은 안정적인 제도 도입을 위해선 갈 길이 멀다고 입을 모은다. 학생의 이수·미이수 규정 도입이나 공강에 따른 학교공간 마련, 다양한 교과개설을 위한 교원 수급 등 개선해야 할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지난 1년간 고교학점제를 운용한 전남지역 한 고교 교사는 “교육당국은 과목 이수·미이수 기준을 마련해 학생의 성취를 평가하길 원하지만 실제 현장에선 어려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이수자가 유급되거나 고교를 졸업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사회적 낙인이 찍힐 수 있고, 학부모의 반발이 심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이 교사는 “미이수자를 3년 내에 졸업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보충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게 과제”라고 설명했다. 

대입과의 연관성도 풀어야 할 숙제다. 경기도 연구·선도학교의 또 다른 교사는 “학교 여건에 따라 개설과목 수나 내용이 다를 텐데 이를 대학이 어떻게 전형요소로 수용하느냐가 문제”라며 “가령 공대 진학을 원하는 학생이 학교 내에 해당 과목이 없어 수강을 못하거나, 개설과목 수준이 낮아 대학이 요구하는 데 부합하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이 괴리를 풀 수 있을지 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의 대입 정시모집 확대에 대한 불만도 털어놨다. 이 교사는 “고교학점제가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학생부종합전형 등이 활성화돼야 하는데, 대입에서 정시모집 비중이 늘면서 고교학점제를 도입한 연구·선도학교의 입시 지도는 더욱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육부는 올해 마이스터고 51곳을 대상으로 고교학점제를 도입한다. 또 현재 354곳 규모의 연구·선도학교도 700여곳까지 늘려 일반학교 적용을 준비할 방침이다. 이후 연차별 계획에 따라 고교학점제 도입 규모를 늘려 2025년 전국 모든 학교에 고교학점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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