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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엉뚱이스트는 누구? 세상을 바꾸는 '괴짜'들의 노벨상 '이그노벨상'

-괴짜 과학자들의 '엉뚱기발'한 축제를 아니?

​*사진 출처=news.itmo.ru​


괴짜 과학자들의 ‘엉뚱기발’한 축제를 아니?


“올해 영광의 수상자는… 나.엉.뚱!!” 
짝짝짝짝-!!!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터져 나오고, 멋진 옷을 차려입은 엉뚱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단상으로 올라갔어요. 많은 사람들의 환호와 부러움 속에 최고의 과학자에게 주어지는 노벨상을 거머쥔 나엉뚱 친구! 
“감사합니다, 여러분! 이 영광을 저희 부모님과 과학 선생님께….” 

“엉뚱아, 일어나!! 밥 먹어야지!!” 
엥? 갑자기 정말 엉뚱한 곳에서 들려오는 엄마의 목소리에 눈이 번쩍 떠진 엉뚱이. 이런, 지금까지 모두 꿈이었군요. 최고의 과학자를 꿈꾸는 엉뚱이가 실망 가득한 표정으로 터덜터덜 밥상 앞에 앉자, 가족들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쳐다봤어요. 엉뚱이가 꿈 이야기를 털어놓자, 잘난 체쟁이 누나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팩폭’을 합니다. 
“너 작년에도 과학 50점 받았잖아.” 
“엉뚱이한테 왜 그래. 그래도 우리 아들 ‘엉뚱력’은 이그노벨상감이잖니?” 
엉뚱이는 편을 들어주는 엄마가 고마웠어요. 엇, 그런데 이그노벨상이 뭐지? 노벨상이랑 사촌쯤 되는 상인가? 엉뚱이는 갑자기 엄마가 자신을 놀리는 것인지 칭찬하는 것인지 헷갈리기 시작했어요. 깔깔거리는 가족들을 뒤로 하고 엉뚱이는 휴대폰에서 ‘이그노벨상’을 검색했어요. 


-이 기사는 <톡톡> 2월호 '커버스토리'에 4p분량으로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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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기만 좋아하는 우리 아이, '책'과 놀게 할 수는 없을까? 재밌는 잡지를 읽었더니 두꺼운 책도 술술 읽혀요! 독서능력이 쑥쑥! 다양한 분야에 걸친 흥미로운 기사로 아이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톡톡으로 내 안에 숨은 잠재력을 깨워보세요. 


과학을 못해도 받을 수 있는 노벨상이 있다?


실험실에 들어서면 놀랍고 신비로운 일들이 펼쳐지는 과학시간! 그래서 우리 친구들 중에도 과학시간을 제일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마술 같은 실험을 하면서 언젠가는 멋진 발명품을 만드는 과학자가 되는 꿈도 꾸죠. 

하지만 과학은 신비로운 만큼 어려운 학문이기도 해요. 그래서 공부하다 지친 나머지 멋진 발명가의 꿈을 포기하기도 하죠. 우리 엉뚱이 친구도 멋진 발명품을 만들어 노벨상을 받는 과학자가 되는 게 꿈이지만 공부는 많이 어려운가 봐요. 과연 엉뚱이는 꿈을 이룰 수 있을까요? 

그런데, 엉뚱이 같은 고민을 하는 친구들에게 귀가 솔깃할 만한 정보가 있어요. 바로 ‘과학을 못해도 받을 수 있는 노벨상’ 이야기예요. 


노벨상을 패러디한 ‘이그노벨상’


매년 10월 초순이 되면 그 해의 노벨상 수상자가 가려지는데요. 그 무렵 하버드 대학의 샌더즈 극장에서는 또 다른 ‘노벨상’ 시상식이 열립니다. 바로 ‘이그노벨상’시상식이죠. 이그노벨상도 진짜 노벨상처럼 물리학, 화학, 의학, 문학, 평화 부문뿐만 아니라 공공의료, 학제 간 연구 등 많은 분야에서 수상자를 내고 있어요. 

이그노벨상은 1991년 과학계의 재미난 이슈를 다루던 잡지 <황당 연구 연대기(Annals of Improbable Researches)>의 편집자 마크 에이브러햄스가 만든 상이에요. ‘반복할 수 없거나 반복해서는 안 되는’ 황당한 연구를 한 과학자들을 수상자로 선정하며, 매년 진짜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기 1~2주 전에 시상식을 엽니다. 쉽게 말해 노벨상을 패러디한 상이죠. 

흥미로운 사실은 실제 노벨상 수상자들과 과학계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과학자들이 대거 참여해 논문을 심사하고 시상과 진행까지 맡고 있다는 점이에요. 재미난 위트와 유머로 과학계에 큰 웃음과 빅재미를 선사하는 신나는 과학 축제가 바로 이그노벨상 시상식인 거죠. 


웃게 하라, 그리고 생각하게 하라!


▲ 이그노벨상 시상식 [사진 출처=sciencefriday.com]

이그노벨상의 의미는 그 뜻을 알면 명확히 이해됩니다. 이그노벨(ig noble)은 고귀하다는 뜻의 ‘노벨(noble)’에 반대의 의미인 ‘이그(ig)’를 붙여 ‘불명예스러운’이라는 뜻을 가진 말이에요. 그러나 이 의미는 조롱이나 비판이 아니라, 엉뚱하고 기발한 발상과 도전으로 과학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연구에 대한 귀여운 풍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그노벨상을 만든 마크 에이브러햄스는 잡지 편집자로 일할 때 굉장히 멋진 일을 하고 있음에도 아무도 몰라주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그것이 안타까워 처음 이 상을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이그노벨상은 사람들을 웃게 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연구 업적을 남긴 이에 대한 경의의 표현이기도 해요. 그러니 한편으로는 노벨상만큼이나 의미가 있는 상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이그노벨상 수상자들의 ‘엉뚱기발’ 연구 리스트


그렇다면 어떤 연구를 한 사람들이 ‘이그노벨상’의 주인공이 되었을까요? 괴짜
노벨상이라고 불릴 만큼 그 엉뚱함과 기발함은 상상을 초월한답니다. 


이그노벨상을 수상한 ‘괴상한 ’ 연구과제들!


2016 의학 | 몸의 왼쪽이 가려울 때 거울을 보고 몸의 오른쪽을 긁으면 해소할 수 있다.
2016 생물학 | 야생에서 오소리, 수달, 여우, 새로 각각 살아보기
2016 심리학 | 천 명의 거짓말쟁이에게 평소 얼마나 자주 거짓말하는지 묻고 나서 그들이 내놓은 답변을 믿을 것인가?
2017 물리학 | 고양이는 고체일까, 액체일까, 둘 다일까?
2017 해부학 | 노인의 귀는 왜 클까?
2018 화학 | 사람의 침이 미술품 표면을 닦는 데 훌륭한 세제 역할을 한다.
2018 경제학 | 복수하고 싶은 이를 생각하며 인형을 마구 찌르면 스트레스가 감소한다.
2018 평화 | 운전자 25% 이상이 운전 중 소리 지르거나 욕을 하며, 그 중 2%만이 자신의 그런 태도를 인정한다.
2019 화학 | 5살 아이가 하루에 생산하는 침의 양 예측하는 방법
2019 경제학 | 어느 나라 지폐가 위험한 박테리아를 옮기는 데 가장 뛰어난가?



괴짜 노벨상 받은 ‘한국인’도 있다?


이그노벨상은 우리와 그리 멀리 있지 않아요. 우리 한국에서도 자랑스러운(?) 이그노벨상 수상자가 4명이나 나왔거든요. 그 중 가장 최근인 2017년에 이그노벨상을 수상한 한지원 씨의 수상 스토리를 소개합니다. 과연 그는 어떤 엉뚱하고 기발한 연구로 세상을 놀라게 했을까요? 

누구나 한 번 쯤 물이나 음료가 가득 든 잔을 들고 걸어갈 때 쏟을까봐 조마조마했던 경험이 있을 거예요. 얼른 내려놓으려고 빠르게 걸으면 더욱 거세게 출렁거리고, 그렇다고 거북이처럼 느릿느릿 걷자니 걷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답답합니다. 한지원 씨는 민족사관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커피를 가지고 이런 고민을 해결할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잔의 모양에 따라 잔속에 든 커피의 출렁임이 달라진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원통형 머그잔에 담긴 커피는 작은 진동에도 심하게 출렁이는 반면, 와인잔에 든 커피는 표면에 잔잔한 물결이 생길 뿐이었지요. 

그 다음에는 컵을 쥐는 방법을 바꾸면 커피를 쏟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컵의 손잡이나 몸통 가운데를 잡는데요. 그보다 컵의 입구 부분을 잡고 걸으면 진동수가 낮아져서 커피가 덜 튄다는 사실을 알아냈죠. 

간단해 보이지만 일상생활에 매우 유용한 정보가 돼 줄 이 연구는 2017년 이그노벨 유체역학상을 수상했어요. 그는 마지막까지 재치 있는 수상소감을 남겨 이그노벨상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켰습니다. 

“연구에서 중요한 것은 나이도 아니고, 똑똑함도 아니에요. 바로 당신이 얼마나 많은 커피를 마실 수 있는가입니다!” 


될성부른 나무 일찌감치 알아본 이그노벨상!


한편 이 재미있는 가짜 노벨상, 이그노벨상은 진짜 노벨상 수상자를 먼저 알아본 적이 있는데요. 그 주인공은 바로 이그노벨상과 노벨상을 모두 거머쥔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안드레 가임(Andre Geim) 교수입니다. 


안드레 가임, 개구리를 공중부양 시키다!


안드레 가임 교수는 2000년 개구리를 공중부양 시키는 요상한 실험으로 이그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어요. 그는 연구를 진행하던 도중, 뜻밖에도 개구리의 몸이 ‘반자성’을 띤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반자성이란 자석을 가까이 가져다 대면 자석을 밀어내는 성질을 말하는데요. 납이나 수은, 구리, 흑연, 다이아몬드, 금, 은, 물 등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물질은 약한 반자성을 띠고 있어요. 그런데 개구리 역시 이처럼 자석을 밀어내는 ‘반자성’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거예요. 

가임 교수는 개구리의 이러한 특징을 이용하면 자석으로 개구리를 공중에 띄울 수 있겠다는 엉뚱한 생각을 해내고 바로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살아있는 개구리에게 강력한 자기력을 주어서 개구리를 공중에 띄운 것이지요! 그는 이 실험으로 자랑스러운 이그노벨상 수상자가 됐습니다. 


노벨상의 영광을 안긴 꿈의 신소재, ‘그래핀’ 발견!


▲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 [사진 출처=nanotechmag.com]

안드레 가임 교수가 이그노벨상을 수상한 지 10년 후, 그는 다시 한 번 과학계를 뒤흔드는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진짜 노벨상의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광을 품에 안았지요. 

그가 발견한 것은 ‘꿈의 신소재’라고 불리는 ‘그래핀’이라는 물질이었어요. 그래핀은 세상에서 가장 얇은 물질로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며, 늘리거나 구부려도 전기적인 성질을 잃지 않는 신비로운 물질입니다. 이 물질을 잘이용하면 구부리거나 돌돌 말아 주머니에 쏙 넣고 다닐 수 있는 전자제품을 만들 수 있지요. 


엉뚱함의 끝판왕, 안드레 가임의 ‘그래핀’ 추출 방법!


그런데 안드레 가임 교수가 그래핀을 얻어낸 방법은 그의 개구리 공중부양 실험만큼이나 별납니다. 이렇게 위대한 물질을 얻어내는 데 그 어떤 대단한 기술도, 천문학적인 돈도 필요가 없거든요. 

그가 꿈의 신소재 그래핀을 추출하는 데 사용한 도구는 오로지 ‘셀로판테이프’ 하나였습니다.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셀로판테이프를 흑연에 붙였다 떼었다 하는 것을 며칠 동안이나 반복하다가 세상에서 가장 얇은 물질인 그래핀을 얻어낸 것입니다. 


이그노벨상의 상금은 얼마일까?


노벨상 상금은 약 11억 원 정도!


그렇다면 이그노벨상 수상자들은 무엇을 받았을까요? 노벨상은 노벨이 남긴 엄청난 유산을 투자해 얻은 수익으로 매년 상금을 마련합니다. 노벨상 시상식이 최초로 개최된 1901년 당시 상금은 약 15만 크로네로, 당시 스웨덴 대학교수의 25년 치 연봉과 맞먹을 만큼 큰 액수였어요.

이후 상금은 더 늘어서 2001년에는 1000만 크로네까지 올랐다가, 최근에는 약 800만 크로네가 수여된다고 합니다. 800만 크로네는 한화로 약 11억 원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이그노벨상의 상금은 얼마나 될까요?


이그노벨상, 상금까지 괴상하네~?


놀랍게도 2013년과 2015년 수상자들은 자그마치 10조 달러를 받았습니다! 다만 미국 달러가 아닌 ‘짐바브웨 달러’로 말이죠. 짐바브웨는 슈퍼 울트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화폐가치가 상상도 못할 만큼 떨어진 나라예요. 이 상금을 미국 달러로 환산하면 4달러 정도가 됩니다.

이그노벨상의 익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아요. 2003년 수상자들은 무려 ‘금 벽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크기가 1나노미터(nm)예요. 상상이 되나요? 1미터(m)를 1천 개로 쪼갠 것이 1밀리미터(mm)인데, 그 1밀리미터를 다시 백만 번 쪼갠 것이 1나노미터입니다. 화학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원자나 분자의 크기를 말할 때나 쓰이는 단위이지요.

하지만 이 보이지 않는 금 벽돌을 만들어내는 데도 상당한 공이 들었을 거예요. 상을 받는 사람도, 상을 주는 사람도 ‘진정한 괴짜들’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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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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