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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원의 정책제안] 마지노선은 4월 20일...개학 연기와 9월 학기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으로부터 특별보고를 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으로부터 특별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청와대)

[에듀인뉴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세가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개학이 4월 6일(월)로 연기됐다. 이날을 기점으로 180일 수업을 확보했다. 


그렇다면 아직 9일 여분이 남았다. 왜냐면 초중고 법정 수업일수가 190일이고 최대 1/10(19일)을 감축해 운영할 수 있으니 171일 이상 운영하면 된다. 


4월 6일 개학은 180일 수업을 확보하는 셈이니 9일간의 여유분이 추가로 발생한다. 


문제는 학교에서 감염이 가정과 지역사회로 확산하는 경우다. 개학 후 열흘간 학교가 전파의 매개 공간이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도 학생들의 왕성한 활동력으로 순식간에 가정과 사회로 전염병 확산은 불을 보듯 뻔하다. 게다가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노약자가 있는 가정의 경우는 치명적 피해가 예상된다. 


그런데 바로 다음 주가 4월 15일(수) 총선이다. 정부가 4월 6일(월)에 개학을 강행하기 어려운 조건임이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여유분 수업일수 9일을 추가로 쓰지 않고 총선 전 주인 4월 6일 개학을 단행하는 것은 정부로서도 쉽지 않은 선택이다. 


만일 여유분으로 남겨두었던 수업일수 9일을 모두 소진하게 되면 개학은 다시 4월 20일(월)로 연기된다. 어찌 보면 이런 선택이 더 현실적 대응일 수도 있다.


문제는 4월 20일(월) 이후에도 코로나 사태가 진정의 기미를 보이지 않을 경우, 정부는 어떤 장기적 대책을 마련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깊어져야 한다. 


마지노선은 4월 20일(월)이다. 더 늦춰지면 법정 수업일수를 어기고 법령을 위반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 


그렇게 된다면 이젠 법령개정에 나설 수밖에 없다. 20대 국회 임기는 5월 말까지다. 임기 말 국회에서 초·중등교육법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할 수 있는 동력과 열정이 남아있는지 의문이다. 


그렇다고 새롭게 선출된 21대 국회 임기가 6월부터 시작되겠지만 원 구성과 상임위 배분 등으로 6월 한 달이 갈 것이다. 아무리 빨라도 7월이나 8월은 되어야 법령개정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상황이 이렇다면 현재 고3 학생들만 우선 4월 개학을 하고 나머지 학생들은 9월 학기제 도입이 가능한지도 검토할 시점이 되었다. 


현재 학교의 인적 자원과 가용시설에 대해서는 9월 이전까진 고3 한 개 학년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물리적 거리를 확보해 학교 감염을 억제할 수 있는 효과적 대응책이 될 수도 있다.


남은 6개월간 9월 학기제 도입을 위한 법령개정을 포함한 행정적, 재정적 검토와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2015년 한국교육개발원(KEDI) 연구 결과에 따르면 9월 학기제 전면 도입을 위해선 사회적 비용만도 10조원 이상이 필요하다. 그만큼 실효성 있는 선택인지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누적된 연구와 검토 내용이 축적되어 있으니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9월 학기제가 갖는 장점은 첫째, 국제기준에 부합한다는 사실이다. 현재, 우리나라와 호주, 일본을 제외하곤 OECD 선진국을 포함한 유럽과 미국 등 대부분 국가에서 9월 학기제를 시행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3월 학기제를 고집함으로써 외국 유학이나 어학연수 등을 결정하여 떠나거나 반대로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마치고 본국으로 귀국할 때, 한 학기를 기다리거나 중복해서 다녀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했다. 


말하자면 국제기준을 충족시킨다는 점에선 장점이 된다. 아울러 국제교류 등에서도 혼란과 혼선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확인된다. 


둘째, 인적 자원의 사회진출을 6개월 더 앞당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급격한 인구감소와 노동인구 감소세를 고려할 때 적절한 대응책인 동시에 과거와 달리 육체적, 정신적 성장 환경이 빨라진 신세대의 생애주기 특수성을 고려하면 시의적절한 결정일 수 있다. 만18세 선거권 인하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 조치들이었다.


셋째, 여름방학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동시에 봄방학의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장기간 주어지는 여름방학을 활용하여 다양한 체험과 의미 있는 활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9월 학기제 도입의 단점으로는 첫째, 사회적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 우선 염려된다. 2015년 기준으로 10조 원가량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현재 기준으로는 2015년 당시보다 더 큰 예산 규모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9월 학제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적응기 혼란을 감수해야 한다는 현실적 문제가 단점으로 제기된다. 3월 학기제를 오랫동안 유지해 오면서 자리 잡은 익숙한 관습과 문화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셋째, 법령 정비에도 시간이 촉박하다. 자칫 졸속행정으로 흘러가면 불필요한 혼란과 갈등을 유발할 우려가 존재한다. 


과거 문민정부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9월 학기제에 대한 검토가 여러 차례 이뤄졌다. 그만큼 현실적 필요가 있었다. 다만 9월 학기제를 전면 도입하기에 적절한 시점과 소요되는 예산 문제 등으로 집행을 결정하지 못했다. 


9월 학기제 도입과 관련한 논의가 내부적 필요와 자생적이고 필연적 이유로 촉발된 상황이 아니다. 전염성과 침투력이 강력한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한 상황이니 외부 충격으로 촉발된 9월 학기제 논란이 사회적 화두로 대두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사회적 합의 과정을 도출하기 위해 치열한 고민과 토론이 필요한 상황이다. 과연 9월 학기제 도입이 우리나라의 환경과 상황에 바람직한가에 대한 검토와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전경원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소장/ 하나고 교사
전경원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소장/ 하나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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