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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NOW]공시생, 고3 수험생 사이 품절 대란인 펜은 ‘이것’

-30~120여 분 뒤 글씨 사라지는 기화펜 인기
-기출문제 반복해 풀 때 유용…대량 구매하기도


기사 이미지
수험생들 사이에 일반 펜과 달리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잉크가 사라지는 기화펜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시간이 흐를수록 기화펜으로 쓴 내용이 점점 옅어지는 모습./네이버 쇼핑 캡처


최근 공무원시험이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수시로 소환되는 문구용품이 있다. ‘지워지는 펜’, ‘순삭(순간 삭제)펜’, ‘마법의 볼펜’, ‘기출 펜’ 등으로 불리는 기화펜이다.

기화펜은 일반 펜과 달리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잉크가 사라지는 펜이다. 필기한 내용이 전부 사라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빠르면 30분, 길면 2시간 정도. 종이 재질, 필압, 방의 온도나 습도 등에 따라 소요 시간은 제각각이다. 한 판매 업체 관계자는 “잉크 성분이 공기 중의 산소, 이산화탄소, 수분 등을 흡수하면서 중화 반응으로 색이 퇴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래 기화펜은 인형이나 옷 제작 시 원단에 줄을 긋는 목적으로 사용되다가 이달 들어 수험생들 사이에 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시험 준비에 드는 시간, 비용을 줄여준다는 이유 때문이다.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기출문제집을 여러 번 반복해 풀 때 지우개로 답을 일일이 지우거나 새로운 문제집을 살 필요가 없다’, ‘공책에 반복적으로 내용을 적으며 암기하는데 기화펜 쓴 뒤로는 공책 값을 아끼게 됐다’, ‘이제 맘 편하게 밑줄 그으면서 기본서를 읽는다’ 등의 후기가 속속 올라온다.

펜을 대량 구매하려는 수험생들이 늘면서 상품 품절이나 배송 지연 사태도 빚어지고 있다. 급기야 인당 구매 개수를 정해두는 쇼핑몰도 나온다. 내년에 시험을 치를 예정인 공무원준비생(공시생) 김모(26)씨는 “품절이라 2주 정도 기다렸다가 간신히 펜을 구매할 수 있었다”면서 “다행히 구매 개수가 정해져 있지 않아 넉넉하게 리필심 200개를 샀다”고 말했다.

국내 쇼핑몰에서 펜을 구하지 못한 수험생들은 해외 직구 전문 사이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고등학교 2학년 박모양은 “30분 정도 기출 문제를 풀다가 1번 문제로 되돌아갔더니 이미 답 체크된 게 사라져 있었다”면서 “결국 다시 문제를 풀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필압이 높으면 자국이 남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살살 내용을 적으려 한다”며 “오히려 더 공부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덧붙였다.

haj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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