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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대선 후보들이 놓치고 있는 ‘교육백년지대계’의 의미

<나침반 36.5도> 2017년 4월호 발행인칼럼


예부터 교육을 백년지대계라고 말한다.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당장 눈앞에 보여주기 식으로 교육 정책을 펼칠 것이 아니라, 미래를 대비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해 나가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최근 유력 대선 후보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 후보가 교육 공약을 발표했다. 그런데 공약을 자세히 살펴보면 고개를 갸웃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발표에서 문 후보는 대입을 교과, 종합, 수능 등 세 전형으로 단순화시켜 골고루 선발하고, 수시 비중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겠다고 했다.

사실 대통령 출사표를 던진 여러 후보들의 교육 정책을 봐도 정도 차만 있을 뿐 내용은 거의 대동소이하다.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대표되는 수시를 축소하고, 대신 수능 정시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잘못된 정보에 기초해 문제제기를 하고 답을 찾다 보니, 내놓는 답들이 갈수록 정답과 멀어지는 형국이다.

당장 고등학교를 찾아 현장 교사들에게 물어보라. ‘수시·정시 골고루’가 학생들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를. 또한 후보자들은 물론이고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요즘은 수능이 아닌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이 ‘개천에서 용 낸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더구나 정시 확대는 수시로 인해 겨우 살아나고 있는 일반고를 다시 주저앉히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수능 확대로 학교는 교육 주도권을 다시금 학원에 빼앗기고 예전과 같은 혼란의 도가니로 빠지게 될 것임은 자명하다.
 

  
▲ 호서대학교 입학처 http://goo.gl/gd3a2b



수능 정시를 확대하겠다는 것은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해 나갈 수 있는 학생들을 기성세대가 겪었던 주입식 반복학습의 지옥으로 밀어 넣겠다는 발상이다. 대학 입시 변화는 이처럼 교육 환경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다.

교육 정책은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어떻게 육성해야 할지를 명확히 정립한 뒤 결정해야 한다. 특히 앞으로의 교육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4차 산업혁명기가 요구하는 자질을 키워주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

학생들의 사고력과 논리력을 키워주고 의사소통능력과 공감능력을 길러주며, 창의력과 협업능력, 인성을 두루 갖춘 학생을 육성하는 교육이 돼야 하는 것이다. 대통령 후보라면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는 대입전형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고 대입 제도를 설계해 가야 한다.

4차 산업혁명기를 대비할 수 있는 전형, 개천에서 용 날 수 있게 하는 전형, 학교를 학교답게 만드는 전형,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전형은 바로 학생부종합전형이다.

수능 성적은 학생의 현재 학업능력을 증명할 뿐, 수능 성적만 가지고는 학생이 가지고 있는 인성, 협업능력, 창의력,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전공 적합성, 논리력, 사고력, 발전 가능성 등을 제대로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수능이 실력대로 선발하는 가장 객관적인 전형이라는 말은 틀린 말이다. 학생의 실력을 학업능력에만 한정시키는 것은 산업화 시기에는 통했을지언정, 4차 산업혁명기를 목전에 둔 지금에 와서는 하루라도 빨리 폐기해야 할 구시대적 사고방식이다.

세계적인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은 대통령 후보라면 '성적 만능주의'인 수능의 망령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에듀진 기사 원문: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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