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혁명 전야의 러시아를 극사실화로 그려내다

영미권 작가들이 꼽은 최고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



최근 인문학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들에 대해 관심을 갖는 기업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개인이 가진 기술력에는 한계가 있지만,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사람의 창의력과 상상력은 무한하기 때문이다. 


인문학은 사람과 연결된 모든 학문영역을 다루고 있어, 인간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자기 삶의 구체적인 방향을 잡게 해준다. 또한 인간다운 삶, 질 높은 삶, 진리를 추구하는 삶 등 한층 더 높은 차원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한다. 


이번 호에서는 톨스토이와 그의 작품 <안나 카레니나>를 살펴보고 작품을 통해 작가가 독자에게 어떤 것들을 전달하고자 했는지 알아보기로 하자. 


러시아를 대표하는 대문호(大文豪)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Lev Nikolayevich Tolstoy, 1828.9.9~1910.11.20)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문학가이자 사상가다. 인간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을 갖고 그것을 유려한 이야기로 풀어내는 리얼리즘의 대가로, 민중에 대한 한결같은 사랑과 깊은 휴머니즘, 도덕적 면모를 작품에 담고 있다. 


<안나 카레니나>(1877)는 그의 대표작 중 하나다. 사랑, 결혼 등 보편적인 소재를 가지고 19세기 후반 러시아의 귀족들과 농민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또한 가식이나 허위에서 벗어나 진정한 삶을 살아내는 당대 지식인상의 본보기를 보여주기도 한다. 


톨스토이가 남긴 작품은 체호프, 고리키 등 기라성 같은 러시아 문학가들을 탄생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나아가 시대를 초월한 인류의 위대한 스승으로 역사에 기록되고 있다. 


톨스토이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3가지 #키워드


#리얼리즘(Realism) 

사실주의(寫實主義), 즉 리얼리즘이란 객관적 사물을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재현하려는 태도를 말한다. 문학에서 리얼리즘은 작품을 통해 평범한 현실을 충실하고 완전하게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문예사조다. 따라서 고전주의나 낭만주의, 심미주의 등과 같은 이상주의적 경향과 자의식의 절대성 및 회의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모더니즘(modernism)과 대립된다. 


평론가들은 한결같이 톨스토이를 리얼리즘의 거장이라고 말하는데, 그 이유는 톨스토이가 우리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무의식 안의 심리를 끄집어내 표현하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톨스토이는 소설의 스토리에 따라 인물을 꼭두각시처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생생하게 그려낸다. 또한 그는 소설 속 인물들을 통해 인간의 가식과 허위를 가감 없이 묘사한다. 


또한 톨스토이는 러시아 제국에서 혁명이 준비되고 있던 시대적 배경을 사실적으로 작품에 녹여내, 레닌이 “톨스토이 이전에는 진정한 농민의 모습이란 없었다”고 극찬할 정도였다. 그의 문학과 사상은 전 인류의 예술적 발전을 한 걸음 진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두 얼굴의 톨스토이 

톨스토이의 작품에는 설교자로서 ‘이상주의자’ 적인 면모를 보이는 톨스토이와, 삶을 사랑하는 ‘쾌락주 의자’인 두 얼굴의 톨스토이가 나타난다. 톨스토이의 세계에서는 이 같은 분열된 두 자아가 계속해서 다투는 양상을 보인다. 


이 두 자아는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동전의 양면처럼 톨스토이 문학을 구성하는 전체로 인식해야 한다. 다시 말해 작가이자 사상가로서의 톨스토이의 두 자아가 작품 안에서 부딪치며 그만의 작품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종교(Religion) 

톨스토이는 <안나 카레니나>를 완성할 무렵부터 삶과 죽음에 대한 고민과 괴로움으로 심한 정신적 동요를 일으키며 과학, 철학, 예술 등에서 해답을 구하려고 노력하다 결국 종교에 의탁하게 된다. 


톨스토이는 자신이 경험했던 삶과 죽음, 육체와 정신, 사랑과 진리에 대한 관념들을 일반적이거나 보편적인 형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예술가이자 인생의 교사로서 이런 관념들에 대한 해답을 인류에게 제시해, 자기 구원과 인간 구원을 하고자 한 것이다. 


전일성(全一性) | 전체로서 통일을 이루고 있는 성질 

블라디미르 레닌 | 러시아 공산당 및 소비에트 연방국가의 창설자




지식인이자 활동가였던 톨스토이 


러시아 사회와 교회를 신랄하게 비판하다! 

톨스토이는 백작의 지위를 가진 귀족이었음에도, <바보 이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등의 작품들을 통해, 당시 너무 많은 재산을 갖고 있어 대다수의 민중들을 가난하게 살게 만든 러시아 귀족들을 비판했다. 이런 이유로 톨스토이의 작품 <참회록>과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는 러시아 귀족들에 의해 출판 금지를 당했다. 


또한 그는 민중들에게 무관심한 러시아 정교회를 비판해, 교회의 미움을 받아 1901년 러시아 정교회에서 파문당하기도 했다. 이처럼 톨스토이는 당시 러시아 사회와 교회를 가감 없이 비판했던 지식인으로 활약했다. 


귀족이지만, 농민을 위해 힘썼던 삶 

톨스토이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내용은 몸소 실천에 옮기는 지식인이었다. 그는 자유로운 교육을 통해 진짜 교육이 이루어진다고 믿었기 때문에 1860년, 고향에 농민학교를 세우고 운영했으며, 교육 잡지 <야스나야 폴랴나>도 발간했다. 


부모의 강요로 노동을 하는 게 전부였던 농민들의 자녀들은, 농민학교 학생이 되어 공부도 하고 재미있게 놀 수 있었다. 부모들은 처음에 일손이 부족해지는 것을 걱정해 자녀들이 학교에 가는 것을 싫어했지만, 톨스토이가 진심으로 농민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는 아이들을 기꺼이 학교에 보냈다.


1871년에는 직접 교과서를 쓰기도 했는데, 가난하고 배움이 부족한 농민을 멸시하는 귀족들은 농민들과 평등한 교육을 받을 수 없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하지만 농민들은 자신들도 배울 수 있다는 사실에 감동했다. 농민학교는 결국 귀족들의 반발로 폐교되기는 했지만, 톨스토이는 각기 다른 조건을 갖고 태어난 개인들의 출발선 차이를 가장 좁힐 수 있는 방법은 교육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신분제를 넘어서는 행동을 할 수 있었다.




영미권 작가들이 꼽은 세계 최고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 

<안나 카레니나(Анна Каренина, Anna Karenina)>는 <전쟁과 평화>, <부활>과 더불어 톨스토이의 사상과 예술이 집대성 된 3대 걸작 중 하나다. <안나 카레니나>는 문학의 문학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영미권 작가들이 꼽은 세계 최고의 소설일 뿐더러 사랑, 결혼, 윤리, 예술, 종교, 계급, 서술기법 등 소설의 거의 모든 것을 총망라해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안나 카레니나>는 농노제 붕괴에서 러시아 혁명에 이르기까지, 19세기 후반 러시아 사회 전반의 모습을 살아있는 듯 생동감 넘치게 묘사하고 있으며, 등장인물들이 대담하게 주제를 이끌어 가는데 문체는 담담하고 세밀하다. 


또한 인간과 배경 사이의 균형 잡힌 입체성, 작품 자체의 문학성과 예술성도 갖고 있어 이를 읽은 도스토옙스키는 “<안나 카레니나>는 예술적으로 완벽해서, 현대 유럽의 문학 중 이 작품에 비견할 수 있는 작품은 없다.”라고 찬사하기까지 했다. 


소설은 이후 세계 여러 나라에 번역돼 전 세계 작가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으며 1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인간 삶의 총체적인 모습을 완벽하게 구현해낸 인류 보편의 걸작으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소설에는 150여 명의 인물이 등장하지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인물은 네 명으로 압축할 수 있다. 주인공 안나와 그녀의 애인 브론스키가 한편의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톨스토이의 모습이 투영된 레빈과 그의 아내 키티의 이야기가 흘러간다. 각각 두 명씩 독립적인 이야기를 펼치는 듯 보이지만, 각자 관심과 애증의 관계로 복잡하게 얽혀있음을 알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히 안나가 가정을 버리고 브론스키와 불륜을 저지른다는 내용으로 볼 수 있지만, 사실 내포된 의미는 당시 사회가 가진 다양한 문제점들에 대한 톨스토이식 관찰과 항변으로 나타나 있다. 즉 톨스토이는 가정소설이라는 형태 속에서 당시 러시아가 고민했던 여러 부분들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담음으로써 엄연한 사회소설을 그려낸 것이다.




<안나 카레니나>의 주인공‘ 안나’는 어떤 사람일까 

아름다운데다 총명하기까지 한 안나는 정부 고관 카레닌의 아내이다. 그녀는 남편을 사랑하지는 않지만 존중하며, 끔찍이 아끼는 아들과 함께 나름 만족스럽고 안정된 생활을 보내고 있다. 안나는 우아하고 단아하며, 편협하거나 거만하지도 않다. 늘 즐거움과 활기로 가득 차 있는 그녀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상류사회와 교류하고 있다. 


안나는 오빠를 만나러 모스크바에 가게 됐는데, 이때 모스크바 기차역에서 브론스키 백작을 만난다. 이 만남은 그녀의 삶 전체를 바꾸어놓는다. 처음으로 자신의 인생에서 격정을 느낀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닫게 된 것이다. 그녀는 걷잡을 수 없이 사랑의 감정이 커져 그와 불륜을 저지르게 된다. 새로운 감정에 눈 뜬 안나에게 남편과 함께했던 지금까지의 생활은 죽은 자들의 삶처럼 느껴졌다. 


남편이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온 그녀를 기차역으로 마중 나왔을 때, 그녀는 남편에게 혐오의 감정을 느낀다. 


더구나 자신이 그렇게 보고 싶어 했던 아들과 만났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기쁘지 않았다. 그녀는 인생에서 자신이 브론스키에 대해 느끼는 사랑만큼 자신의 삶을 충만하게 채우는 것은 없었다고 느끼고 있었다. 


안나와 브론스키의 불륜 사실은 삽시간에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상류사회 전체로 퍼져나갔다. 이 일은 그녀의 명성과 존재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는 더없이 위험한 일이었다. 안나의 남편 카레닌은 안나의 불륜을 알게 되지만 사회적 파장을 고려하여 이혼하려는 생각을 접는다. 그리고 카레닌은 자신의 명성, 결혼, 사회적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안나가 브론스키를 만나지 못하게 하며, 품위 있는 행동을 하라고 말한다. 


결국 안나는 브론스키와 함께 살기 위해 남편, 그리고 자신의 아들마저 두고 떠난다. 이후 계속되는 멸시로 그녀는 상류사회에서 추방된다. 이제 안나에게 남은 것은 브론스키와의 사랑뿐이다. 하지만 브론스키의 사랑은 점점 식어가고 있어 안나는 충격을 받고 질투와 광기로 과민해진다. 


두 사람의 관계가 점점 더 악화되면서 안나는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브론스키와 헤어져야 한다고 결심한다. 안나는 비참한 자신의 상황에 절망하며, 브론스키에게 복수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모스크바역 화물열차에 몸을 던진다. 하지만 열차가 그녀를 덮치는 순간 안나는 비로소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이었는지 깨닫게 되고, 일어서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다. 




톨스토이의 대표작 

<전쟁과 평화>(1869) 

<안나 카레니나>(1877) 

<참회록>(1882)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1885) 

<이반 일리치의 죽음>(1886) 

<바보 이반>(1886) 

<어둠의 힘>(1888) 

<하느님의 나라는 당신 안에 있다>(1894) 

<예술이란 무엇인가>(1897) 

<부활>(1899)


*에듀진 기사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7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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