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까지 3개월 반 남은 현 시점, 수능 영어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어떻게 공부하고 있을까. 혼자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는 반면 인터넷 강의, 과외 수업 등 주변의 도움을 받아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핵심은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주변의 도움에만 기댈 뿐,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을 갖지 않는다. 주변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실력이 늘고 있다는 착각이 공허한 만족감을 줄 뿐 결국 자신의 실력은 그대로인 것이다. 학습에 도움을 주는 여러 매체들이 본인에게 진정 의미가 있으려면, 강의 등을 통해 학습한 내용을 스스로 체화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강의, 칼럼 등 여러 형태의 자료를 통해 본인에게 들어오는 정보를 체화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내용을 반복해서 학습하고, 실제로 적용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기출 문제 분석은 학습한 내용을 체화 하는 시간을 가지기에 가장 적합한 방법이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매년 6, 9월 모의고사를 통해 수능 문제의 방향성과 경향성을 어느 정도 제시한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수능에서도 그 방향성과 경향성이 일치되는 부분이 많으며 그렇기 때문에 6월, 9월 모의고사 성적에 관심을 가지고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매년 수능 기출 문제와 6, 9월 평가원 모의고사를 분석하다 보면 해당 연도의 출제 경향을 파악할 수 있으며, 각 유형별로 출제 경향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분석할 수가 있다. 그렇다면 영어 기출 문제 분석은 어떻게 할까? 

문제를 풀이하는 시간은 수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마킹 시간 5분과 듣기 시간 약22분을 제외하고 43분 안에 모든 문제를 풀어본다는 가정하에 시간을 산출해본다면 아래와 같다. 

쉬운 유형(목적, 주장, 도표, 내용일치 등)은 1분 15초~1분 30초  

중간 유형(어법, 어휘, 요약 등)은 1분 30초~2분  

고난도 유형(빈칸, 문장 삽입, 순서 등)은 2분~2분 30초 

이렇게 문제를 풀면 40분 내외의 시간이 소요된다. 본인의 성향에 따라 유형별 난이도는 분명히 다르지만, 일반적인 학생들의 성향으로 분석한 내용이니 참고해도 좋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아는 어휘라도 지문에서 어떤 의미로 활용됐는지를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Please observe the rules of dormitory라는 문장을 봤을 때, observe의 뜻을 관찰하다, 관측하다로만 알고 있는 학생들은 ‘기숙사의 규칙을 관측하다’라고 독해를 하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법, 규칙 등을) 준수하다는 뜻이 있고 그 의미로 활용된 것이다. 이와 같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어휘도 본인이 모르는 다른 뜻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있다. 기출 어휘를 분석할 때 이런 다양한 뜻도 함께 공부하며 본인의 어휘력을 확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영어는 같은 말을 반복해서 하는 것을 꺼려한다. 그래서 대명사와 지시사가 많이 사용된다. It, That과 같은 지시대명사나 He, She와 같은 인칭대명사가 많이 활용되는 걸 볼 수가 있다. 

또한, 같은 의미라도 다른 식으로 표현하여 지속적으로 중심내용에 대한 서술을 하기도 한다. 이를 Paraphrasing이라고 하며 영어 영역에서는 이 Paraphrasing에 익숙해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고난도 유형 중 하나인 빈칸 유형에서는 특히나 더욱더 이 Paraphrasing 식별 능력이 중요하다. 전반적으로 내용이 어렵고 이해하기 어려운 어휘를 많이 사용하는 대신, 핵심 내용이나 주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같은 의미의 문장을 다른 형태로 바꿔가면서 서술하는 전개 방식이 가장 많다. 

이처럼 지시사, 대명사, Paraphrasing에 익숙해지고 분석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스스로 지문을 분석하고, 정답의 근거를 찾아가는 연습을 반복해야 한다. 

어떤 식으로 내용이 전개되는지와 답은 어떤 구조로 도출되는지를 분석한다.

A, B 소재 소개 ->  A,B 의 차이점 서술 ->  역접, A, B의 공통점 -> 비교급 표현을 활용하여 A, B의 차이점 도출

 

이런 식으로 다양한 기출 지문의 구조를 분석하다 보면, 유형별로 어떤 내용 전개 구조가 많이 활용되는지, 어떤 구조와 논리로 답을 이끌어내는지, 함정을 만든다면 어느 부분에서 만들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이 4단계 분석 방법으로 기출 문제를 분석하고 분석한 내용을 본인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반복해서 공부하는 과정을 지속한다면 어휘력을 확장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고, 지문을 읽어 나갈 때 Paraphrasing 파악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으며, 문단 전체의 구조를 파악하여 이해력을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양질의 기출 분석이 누적되면서 본인이 완벽히 체화하고 반복 학습한다면 유형별로 독해 구조가 잡히고 자신감이 증가하여 독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기출 지문 분석의 시작은 하루 3지문 내외로 해보자. 지문의 난이도와 본인의 수준에 따라 다르지만, 한 지문에 평균 25분정도로 분석 시간을 투자하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난이도 설정은 본인이 판단해서하면 된다. 본인 수준에 따라 쉬운 유형부터 차근차근 시작해도 좋고, 고난도 유형이 어려운 경우에는 고난도 유형 위주로 해도 좋다. 단순히 틀린 문제 다시 풀어보고 단어 외우는 게 기출 분석이 아니다. 기출 분석을 하는 이유와 방법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실천해보자. 

▶박기훈 이리온 영어 강사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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