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코칭

보이지 않는 거대한 힘, 플라즈마

주변에 흔히 존재하지만 알아채지 못한 제4의 물질



-본 기사는 청소년 진로 학습 인문 시사 월간 매거진 <나침반36.5도> 11월호에 수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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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물질의 상태는 세 가지다. 고체, 액체, 기체가 바로 그것이다. 얼음에 열을 가하면 0℃에 이른 뒤 액체 상태인 물로 바뀌고, 이 물을 더욱 높은 열로 가열하면 100℃에서 끓어올라 수증기가 되는 현상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전 우주의 물질은 이렇게 세 가지 상태로만 존재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면서도 알아채지 못한 제4의 물질이 있다. 바로 ‘플라즈마’다.

제4의 물질, 플라즈마


물질을 이루는 가장 작은 알갱이인 ‘원자’는 양전하를 띠며 무겁고 움직이지 않는 ‘원자핵’과, 마이너스 전하를 띠며 가볍고 움직임이 활발한 ‘전자’로 이루어져 있다.

고체와 액체 상태를 지나 기체 상태가 된 물체가 이보다 더 높은 고온의 상태가 되면 그 속에서 기체 분자들이 더욱 격렬하게 충돌한다.

그러다 주변으로부터 많은 에너지를 흡수한 전자가 원자로부터 떨어져 나오게 되고, 전자를 잃은 원자는 양이온의 상태가 된다. 이처럼 고온에서 이온과 전자가 뒤섞여 있는 상태를 제4의 물질, 플라즈마라고 한다.


‘플라즈마’라는 말을 물리학 용어로 가장 처음 사용한 사람은 미국의 물리학자 어빙 랭뮤어(Irbing Langmuir, 1881~1957)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독일 괴팅겐 대학교에서 물리학 교육을 받는 그는 귀국한 뒤 제너럴 일랙트릭의 연구소에 들어갔다.
 

1878년 설립된 제너럴 일랙트릭은 바로 발명왕 토머스 앨바 에디슨(Thomas Alva Edison, 1847~1931)이 초대 회장으로 있는 곳이었다. 이곳에서 부소장까지 역임한 그는 1932년 계면 화학에 대한 공헌으로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태양은 ‘플라즈마’ 덩어리?

우리가 볼 수 있는 우주의 약 99%는 플라즈마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태양’이다. 태양의 중심부에서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 에너지를 내뿜는다. 지구에는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지만 이 에너지는 실로 상상을 초월하는 열을 발산한다.

태양 중심의 온도는 1,500만K(켈빈, 절대온도), 표면 온도는 6,000K에 이른다. 따라서 높은 열을 방출하는 태양은 고체도, 액체도 아닌 기체 상태의 플라즈마로 이루어져 있다.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는 플라즈마 현상은?
지상으로 쏟아지는 음전하, 번개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지만 사실 플라즈마 현상은 우리 주변의 자연 속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바로 ‘번개’다. 구름을 구성하는 물방울은 기류의 움직임에 따라 충돌하고 파열된다. 그러면서 양전하와 음전하로 나뉘게 된다. 이렇게 전하가 분리되어 있는 구름을 ‘뇌운’, 즉 번개구름이라고 한다.

뇌운의 위쪽에는 양전하, 그리고 아래쪽에는 음전하가 자리를 잡게 되는데, 이때 아래 위치한 음전하는 지상의 음전하인 전자를 밀어낸다. 그렇게 되면 지상에는 양전하를 띤 원자만 남는 지점이 생겨나고, 구름에 축적된 전자가 이 지점으로 한꺼번에 이동하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것이 바로 플라즈마 상태인 ‘번개’인 것이다.

태양 플라즈마와 지구 대기의 충돌, 오로라


번개 말고도 우리 눈으로 관측할 수 있는 플라즈마 현상은 더 있다. 바로 ‘오로라’다. 북부지방에서 주로 관측되는 오로라는 태양에서 방출된 플라즈마가 태양풍을 따라 지구 근처까지 도달했다가 지구의 자기장에 이끌려 대기로 진입하면서 발생한다.

대기권 상층부의 기체와 충돌한 플라즈마는 공기분자와 마찰을 일으키며 빛을 내는데, 이것이 바로 오로라 현상이다. 오로라는 북반구와 남반구의 고위도 지방에서 주로 관측되기 때문에 ‘극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인류를 구할 무한한 에너지, 핵융합 발전

플라즈마로 이루어진 태양은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는 무궁무진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런 태양의 빛과 열에너지의 근원은 바로 ‘핵융합’이다. 수소 원자핵들이 충돌해서 헬륨 원자핵으로 바뀌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날 때, 줄어드는 원자의 질량만큼 에너지가 발생하는 것이다.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태양과 같은 1억℃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만들고 가둘 수 있는 ‘핵융합 장치’가 필요하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핵융합 장치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가장 주목을 받는 핵융합 장치는 도넛 형태로 자기장을 만들어 플라즈마를 가두는 형식인 ‘토카막’이다. 토카막은 강력한 자기장으로 플라즈마를 공중에 띄워 가두는 형식을 취한다.
 
핵융합을 하기 위한 연료로는 수소의 동위원소인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필요하다. 이 중 중수소는 바닷물에서 추출할 수 있으며, 삼중수소는 리튬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지구 표면의 70%가 바다로 이루어져 있고, 리튬의 매장량 또한 풍부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핵융합 발전에 필요한 연료는 거의 무한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학자들은 지구 표면과 바닷속에 들어있는 수소의 양은 앞으로 인류가 3천 년 동안 아무 걱정도 없이 쓸 수 있는 양이라고 추정했다.

핵융합 장치 안에서 초고온 플라즈마 상태의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면 그 결과로 엄청난 운동 에너지를 지닌 중성자가 나오게 된다. 이 중성자의 운동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변환하면 이 열에너지가 증기를 발생시키고, 이 증기가 전력 발전을 일으키는 터빈 발전기를 돌며 전기를 생산하게 되는 것이다.

아직은 많은 부분이 베일에 싸인 플라즈마. 하지만 이를 제대로 이용하는 방법만 개발된다면 지구의 에너지 걱정은 사라지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사진 설명: [사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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