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방학 동안 자기소개서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했다면 수시에 지원하는 수험생의 다음 목표는 ‘면접’ 대비다. 면접이 없는 전형에 지원하는 경우라면 상관없지만, 5~10분의 간단한 서류 기반 면접이라도 수험생에겐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이러한 불안감을 반영하듯 수시모집을 앞둔 시즌이면, 면접 후기, 면접 기출문제, 면접 사례 등 면접과 관련된 콘텐츠가 온라인상에서 큰 관심을 받는다. 특히 주변에 대입 면접 경험자가 없는 수험생일수록 정보에 대한 갈증이 크다 보니 이러한 콘텐츠에 관심을 기울이기 마련.

하지만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카더라’식의 정보까지 무분별하게 수용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최근의 경향을 반영하지 못한 오래된 자료이거나 아예 잘못된 자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 그렇다면, 수험생 입장에서 보다 믿을 수 있는 면접 정보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 출처 불분명한 ‘카더라’ 대신 검증된 면접 후기

대입 면접과 관련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자료는 역시 지원 대학이 직접 발간한 면접 관련 자료다. 그러나 대학 측이 발표한 자료만으로 내용이 충분치 않거나 대학 측 발표 자료가 따로 없을 때는 각 시‧도교육청에서 발간하는 대입 면접 자료집도 좋은 참고자료가 된다.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수험생의 진학 지도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매년 수시 지원자들의 대입 면접 후기를 모은 자료집을 내놓는다. 시‧도교육청이 발간하는 면접 자료집은 주로 책자 형태로 일선 고교에 배포되거나 교육청 산하 진로진학센터 등을 통해 공개된다. 전국의 진로진학센터 정보는 대입정보포털 ‘어디가’ 내의 ‘대입상담’ ▷ ‘진로진학센터안내’ 메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어디가'에 소개된 전국 진로진학센터 홈페이지 주소]

자료집마다 세부 내용은 차이가 있지만 면접 후기는 주로 △대학별(전형별) 면접 특징 및 개요 △모집단위별 면접 질문 △지원자 답변 △면접 소감 등으로 구성돼 있다. 면접 후기와는 별도로 집필진이 대입 면접의 유형별 특징, 지원 전공에 따른 빈출 질문 예시, 면접 답변 준비 전략 등을 부록으로 구성한 자료집도 있다. 따라서 자료집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대입 면접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어디서도 못 구하는 실제 경험자의 ‘생생한’ 후기

면접 후기집이 특히 유용한 이유는 실제 면접을 경험한 것이 검증된 지원자들의 ‘생생한’ 후기라는 점이다. 면접 후기집에 소개된 사례는 대부분 고교를 통해 수집된다. 실제 대학의 면접고사에 응시하고 온 수험생이 면접 당일 혹은 다음날, 자신이 받은 질문과 답변 내용, 면접장의 분위기 등을 상세하게 적어 학교에 제출하는 것이다. 시‧도교육청은 이런 식으로 다수 고교에서 수집된 자료를 대학, 학과별로 엮어낸다.

유석용 서라벌고 교무부장 교사(전국진학지도협의회 수석대표)는 “실제로 면접에 참여한 학생이 자신이 겪은 일을 가장 잘 기억할 수 있을 때 적어내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가장 ‘생생한’ 후기”라면서 “후기를 상세히 적는 학생들의 경우 면접장에 들어갈 때부터 나올 때까지 전 과정을 그대로 적기 때문에 면접 관련 정보가 부족한 고교라면 꼭 봐야할 자료”라고 말했다.

수험생 입장에서 느낀 면접장의 분위기, 면접관의 구성 및 면접 상황 등은 면접에 앞서 이미지 트레이닝에 특히 효과적이다. 면접은 대부분 긴장된 상황에서 치러지기 때문에 돌발 요소에 당황하기 쉬운데, 면접 후기를 통해 현장의 분위기나 흐름에 대해 어느 정도 익히고 가면 당황하는 일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같은 수험생의 시각에서 작성된 자료를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찾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장광재 광주 숭덕고 교사는 “학생에 따라 면접 질문은 물론 심지어 면접장이 어떤 느낌이었는지까지 상세히 적기도 하는데, 길게는 6페이지까지 적어내는 경우도 봤다”면서 “면접 후기가 중요한 이유는 이처럼 상세한 후기를 통해 면접의 전반적인 흐름이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면접 질문의 경향성 파악… 제시문 기반 면접에도 통한다

물론 심리적 측면뿐 아니라 실질적인 면접 대비에도 면접 후기집은 효과적이다. 특히 시‧도교육청의 면접 후기집은 매년 새롭게 발간되기 때문에 해마다 발간된 자료를 누적하면 훨씬 방대한 데이터가 된다. 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다 보면 대학별, 학과별 면접 질문의 출제경향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장 교사는 “면접 시즌이 다가오면 학교에서는 면접 후기 자료를 대학별, 학과별로 묶어 학생들에게 출력해준다”면서 “꼭 자신이 지원한 학과가 아니더라도 유사한 학과, 방침이 비슷한 대학끼리 분류해보면 대략 어떻게 질문들이 나왔는지 알게 되는데, 이를 토대로 대학의 면접 질문 출제 경향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식의 면접 후기 활용법은 특히 대비가 까다로운 제시문 기반의 심층 면접 대비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유 교사는 “제시문 기반 면접에서 제시문은 매년 바뀌지만 면접 형식은 별다른 예고가 없는 한 이전의 포맷이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후기에서 질문이 어떤 식으로 구성되는지 특히 꼬리 질문은 어떤 점을 주로 묻는지 등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수험생 혼자서 파악이 어려운 경우에는 진학 담당 교사 등 수시 면접에 대해 잘 아는 교사로부터 도움을 받아 면접 특징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모의면접을 3번 이상 해 보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매년 대학의 방침이나 전형 변화에 따라 면접의 세부 내용이 달라질 수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 이런 경우 면접 후기집의 내용보다 대학이 면접 변화에 대해 공식적으로 안내한 내용을 우선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