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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학년도 대입 치를 고1, ‘이 대학’을 주목하라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입 전면에 등장한 이후 대입 시계는 한층 빨라졌다. 지원 대학 및 학과를 고민하는 것은 고3이 아니라 고1부터다. 수능 성적에 맞춰 대학에 가는 인원보다 고교 1학년부터 쌓아온 이력을 토대로 대입에 도전하는 인원이 더 많아지면서 체계적인 준비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학을 결정하는 시점과 실제 대입을 치러야 하는 시점 사이의 시차다. 지금은 ‘흥하고’ 있는 대학이나 학과가 2년 뒤에도 ‘흥하고’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반대로 지금으로선 안개속이지만 2022학년도엔 전체 대입 지형을 뒤흔들 새로운 대학이 등장할지 모른다. 

 

고1의 대입 레이스는 이미 시작됐다. 미래를 예측하기가 결코 쉽지 않지만, 때로는 멀리 내다보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 현재 고1이 대입을 치를 시점에 의외의 복병이 될 수 있을만한 대학과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를 추려봤다. 

  

자연계열 최상위권 수험생의 선택지가 의대라면, 인문계열에서는 교대가 수년간 그 역할을 맡아왔다. 대졸자가 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초등교사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이점이 부각되면서다. 

 

하지만 전국 13개 교대 및 초등교육과의 수시 경쟁률은 2017학년도 9.89대 1을 기점으로, 최근 3년간(△2018학년도 7.61대 1 △2019학년도 6.5대 1 △2020학년도 6.1대 1) 줄곧 하락해 왔다. 또한 2019학년도 전국 10개 교대의 정시 일반전형 경쟁률은 2005학년도 이후 사상 처음으로 2대 1 미만으로 떨어졌다. 

 

굳건하던 교대 인기의 하락은 2017년 불거진 ‘임용절벽’이 도화선이 됐다. 당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사전 예고한 임용 선발예정인원이 3321명으로 전년도 6022명의 절반 수준에 그치면서 과거와 달리 교대나 초등교육과를 나와도 교사 임용을 장담할 수 없게 된 것. 졸업 후 안정적 진로가 최대 강점이었던 교대는 임용절벽 사태가 불거진 그 해 수시모집부터 경쟁률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현재 고1이 주목해야 할 점은 학생 수가 급감하는 등의 인구구조 변화로 교원 수급계획에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교육부는 이미 지난해 공립 초‧중‧고 교사 정원을 2030년까지 단계별로 감축하는 내용의 중장기 교원 수급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당초 예상보다 학생 수가 더 빠르게 줄면서 이 방안 또한 재차 손질이 필요해졌다. 

 

이에 교대 진학을 희망한다면 교육부가 연말쯤 발표할 학령인구 감소 대응 방안을 주목해야 한다. 교원 수급과 관련된 내용이 담길 예정인데, 이미 학령인구절벽이 가시화된 만큼 중장기적으로 교사 임용 인원을 줄이고, 교대 및 사범대 정원을 감축하는 방안이 담길 가능성이 있다. 

 

 

○ 대입에서 부활하는 약대, 의대 버금갈 인기 예상

 

반면 2022학년도 대입의 새로운 핵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대학도 있다. 바로 약대다. 약대는 2008학년도 이후 14년 만에 통합 6년제로 회귀하면서 2022학년도부터 고교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학부 선발을 재개한다. 입시전문가들은 약대가 대입 시장으로 돌아오면 지금의 의학계열에 버금가는 선호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전국 약대는 올해 신설된 전북대와 제주대 약대를 포함해 모두 37곳. 현재는 최소 2년의 학부 과정을 거친 후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EET)을 거쳐 편입으로만 진학이 가능하다. 복잡한 전형과정을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약대 인기는 고공행진이다. 올해 PEET 응시자 수는 전국 약대 정원 대비 9.3대 1에 해당하는 1만 6222명으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약대가 학부 선발을 재개할 경우 자연계열 최상위권 수험생을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학원멘토에 따르면, 실제로 약대가 대입 시장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2008학년도 입시에서 수도권 상위권 약대의 정시 합격선은 지방 의대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매년 의학계열의 입시 경쟁이 상위권 공대 등의 입시 결과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점을 감안할 때, 약대의 학부 선발 재개는 단순히 최상위권의 대입 경쟁에 약대가 포함되는 것을 넘어 자연계열 전반의 대입 지형도를  뒤흔들어 놓을 수 있다. 

 

다만, 약대 입시 역시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전국의 모든 약대가 통합6년제로 전환될지 현재로선 미지수다. 대부분 약대가 통합 6년제 전환을 목표로 하는 것은 맞지만 실제 학제 개편을 위해서는 정원 조정, 교원 수급 등 전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2020학년도 기준 전국 약대 정원은 1753명. 상황에 따라 이 중 일부만 6년제로 전환될 가능성도 없진 않다. 전국 약대는 오는 30일까지 교육부에 학제개편 선택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 공기업 한전이 대학을 만든다? 취업난 속 주목받는 ‘한전공대’

 

한편 2022학년도 개교를 목표로 새롭게 신설을 추진 중인 대학도 있다. 바로 한국전력공사가 설립을 추진 중인 ‘한전공대’다. 한전이 지난 18일 발표한 ‘한전공대 설립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한전공대는 대학원생 600명·학부생 400명·외국인 학생 300명 등 총 1300명 규모의 정원을 가진 에너지 분야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으로 전남 나주시에 세워질 예정이다. 한전은 27일 ‘학교법인 한전공대’ 창립총회를 열어 법인 설립에 필요한 제반사항을 논의한 뒤 다음 달 초 교육부에 설립을 신청하고 내년부터 착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050년까지 세계 TOP10 공대 진입’을 목표로 설립이 추진되는 한전공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설립투자 및 운영비로만 1조 60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범국가 프로젝트다. 최근 나온 한전공대의 설립 계획안은 △에너지 신소재 △에너지 인공지능(AI) △차세대 전력 그리드 △수소 에너지 △에너지 기후환경 등 5대 연구 분야별 에너지 특화 연구소 건립과 기존의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보다 1.5배 높게 책정된 교수 연봉 등 미래 에너지 핵심 기술 분야를 집중 육성하기 위한 전폭적 지원 방안을 담아 큰 관심을 끌었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대표 공기업인 한전이 설립을 추진하는 점도 눈여겨볼 요인이다. 취업 시장에서 높은 선호도를 보이는 한전이 설립한 대학의 졸업생으로서 취업 경쟁력이 어느 정도 담보된다면 지방 대학이더라도 입시 경쟁이 일어날 수 있다. 이재진 대학미래연구소장은 “채용보장형 계약학과의 높은 인기에서 보듯 졸업 후 안정적 직장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어느 정도 보장된다면 지방 대학이라 하더라도 신입생 모집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전공대가 계획대로 2022년에 개교하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 소장은 “학령인구 급감으로 대학 구조조정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정원의 신규 대학 설립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은 계속 따라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막대한 설립 비용과 매년 수백억 원에 달하는 운영비를 조 단위의 적자를 보고 있는 한전이 부담하면서까지 대학 설립을 추진해야 하는지를 두고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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