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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환의 주간 교육통신 '입시 큐'] 2023 서울대 입시 예고안, 쟁점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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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학년도 서울대 입시 예고안이 화제다. 지난 주 발표되자마자 일부 학부모단체에서는 정시에서도 변형된 학생부종합전형이 적용되었다며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현 고1학년부터 적용되는 서울대 입시안의 가장 큰 변화는 정시에서 교과평가가 도입되었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주요 대학의 입시 방향을 보면 정시에서는 수능 100%반영이 대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서울대 입시 예고안이 주는 파장은 적지 않다.

# 정시 지역균형전형 신설과 일반전형, 둘 다 교과평가 반영

서울대의 갑작스런 발표에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그렇다고 정시에서 수능 위주의 틀을 흔들 정도의 영향은 없다고 본다. 정시 지역균형(학교별 2명 추천/ 졸업생 가능)은 수능 60 교과 40의 비중이고, 정시 일반 전형은 1단계 수능 100(2배수) 2단계 수능 80 교과 평가 20이다. 이번에 발표한 수능점수 환산식(표1 참조)을 대입해보면 수능 최고점과 최저점의 차이가 지역균형전형(이하 지균전형)은 15점 미만인 경우, 일반전형은 20점 미만인 경우가 각각 15점 이상, 20점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보다 점수대 별 성적 환산 점수 차이가 더 벌어지는 결과가 나온다. 서울대의 경우 모집단위마다 차이가 있지만, 최고점과 최저점 차이가 크게 발생하지 않는 사례가 더 흔하다고 가정할 때, 정시 지균전형이든 일반전형이든 3개 등급(ABC) 절대 평가인 교과평가(AA/AB/BB까지 지균 전형 2점 간격, 일반전형 1점 간격)에 비해 상대평가인 수능의 영향력은 여전히 크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의학계열. 약학대학, 과학기술특성화대학 등 서울대 이외의 선택지가 많은 자연계 상위권 수험생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인문계 수험생들에게 정시 교과평가 도입이 더 큰 고민거리가 될 수 있다. 재수를 해서라도 정시 서울대 진학을 희망하는 인문계 수험생들에게는 교과평가가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자사고를 비롯해 일부 내신성적 경쟁이 치열한 지역 고교의 인문계 수험생들 중 내신성적과 선택과목 관리 등이 미흡한 경우 정시에서의 패자 부활전이 예전보다 어려워질 수 있다. 이번 예고안이 확정되면 2023학년도 서울대 정시부터는 자신의 교과평가 점수를 추정하고, 이에 따라 수능점수를 어디까지 맞춰야 합격할 수 있을지 예측해야 한다.

한편 이번에 도입되는 교과평가는 두 명의 독립된 평가자가 등급을 부여하고 조합에 따라 점수를 부여하게 된다. 예를 들어 정시 지균전형에서 AA는 10점, AB는 8점, BB는 6점 식이다. 지균전형에 비해 일반전형은 조합별 감점 폭이 작다. (표2 참조) 그런데 학생부종합전형(이하 종합전형)을 왜 정시에 도입하는 것인가 하는 시비가 이는 지점은 교과평가가 단순한 내신평가가 아니라는 점이다. 각 고교의 교육과정 편성표, 학교생활기록부를 토대로 하여 교과선택 과목 이수내용, 교과 성취도(과목수준, 수강자수, 원점수, 평균(표준편차), 성취도별 분포비율),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2명의 평가자가 독립 평가한다. 교과와 관련된 사항을 종합전형에서 평가하는 방식과 같다.

# 수시 지역균형전형 단계별 전형으로 전환, 수능최저기준도 완화

수시 지역균형전형(이하 지균전형)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먼저 수능최저학력기준 변화다. 3개 영역 이상 각 2등급에서 3개 영역 합 7등급 이내로 지균전형 수능최저기준 부담을 완화했다. 지균전형에서 수능최저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을 줄이고, 지균전형에서 폭넓게 지역을 안배하려는 의도가 뚜렷하다. 다만 일괄합산전형에서 단계별 전형으로 바뀌고 2단계에서 면접비중이 명시된 것이 어떻게 작용할 지는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면접방식이 이전과 같을지, 면접시간 또는 형식에 어떤 변화를 줄 지에 따라 면접의 실질적 비중이 다소 커질 수도 있다.

# 서울대 2023 입시 변화, 취지만큼 효과 발휘할까?

서울대가 밝힌 2023학년도 전형 취지를 보면, 교육 과정의 정상화를 독려하고, 고교학점제의 정상적인 안착에 기여한다고 되어있다. 즉 학생의 진로와 관련된 교과과정에 충실할 것을 요구하고, 이에 따른 선택과목을 제대로 공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2022학년도 대입부터 서울대는 교과과목 이수기준에 따라 정시 가산점제를 도입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보면 다음해인 2023학년도 정시에 교과평가를 도입한 것은 다소 충격적이기는 해도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다만 서울대 자연계 진학을 희망하는 수험생의 수능 필수 선택과목인 과학탐구 Ⅱ 선택자의 감소 추세, 서울대 정시에 합격할 만한 수능 점수를 획득한 수험생들이 특정 고교나 일부 지역에 여전히 편중되어있거나, 수능 중심 정시에서의 재수생 강세 등 현 상황을 따져 볼 때, 정시 지균전형 신설, 정시 지균, 일반전형 교과평가 도입 등이 애초의 취지대로 우수 인재의 균형선발이라는 효과를 실제적으로 발휘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한편 서울대의 입시 변화가 다른 대학 입시전형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관심사인데, 경쟁대학인 연세. 고려대 등 상위권 사립대학보다는 지역거점 국립대 중 일부가 서울대 입시 변화를 벤치마킹할 가능성도 꽤 있다고 본다. 수능 위주의 경쟁력이 고민되는 대학들 중에서는 교과평가와 수능을 결합한 정시 구조에서 수험생 집단과의 새로운 접점을 찾는 대학들이 나올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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