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절대평가 수능 영어, 어렵게 출제되면 9만 명이 1등급 못 받는다?

영어, ‘무조건’ 1등급을 사수하라


“4만3000명이 될 수도, 13만명이 될 수도 있다.”

절대평가로 실시될 2018학년도 수능 영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올해 수능 영어영역에서 1등급을 받는 인원이 4만명이 될 수도 있고, 13만 명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을 어림잡아 55만명이라고 했을 때 상대평가 체제하에서 1등급을 받는 상위 4%의 인원은 2만2000명 내외. 올해부터 영어에서 90점 이상만 받으면 모두 1등급을 받을 수 있으니 당연히 2만2000명 보다는 많은 학생들이 1등급을 받을 것이다. 그런데, “4만3000명이 될 수도 있고, 13만명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은 무슨 말일까?

 

최근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이 낸 ‘2018학년도 대입 진학지도의 방향’이라는 자료집에는 흥미로운 통계 자료 하나가 실렸다. 지난 2016년 9월 모의고사에서 90점 이상을 받은 학생의 비율은 23%였고, 2017학년도 수능에서 90점 이상을 받은 학생의 비율은 7.8%라는 것. 이를 각 시험을 치른 응시자수를 반영해 환산하면 2016년 9월 모의고사에서 90점 이상을 받은 학생은 13만명을 넘어섰고, 2017학년도 수능에서 90점 이상을 받은 학생은 4만3000여명에 불과했다. 어렵게 출제돼 ‘불수능’으로 불렸던 2017학년도 수능 영어영역의 원점수 1등급 컷은 94점으로 추정되는 반면, 2016년 9월 모의고사 영어영역의 원점수 1등급 컷은 97~98점으로 추정된다. 시험의 난이도에 따라 영어에서 90점 이상을 받는 학생들의 수가 3배 이상 차이 나는 것이다. 

 

결국, 수능 영어 절대평가 시스템 하에서는 시험이 어떤 난이도로 출제되느냐에 따라 내가 1등급을 받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 1, 2년 뒤에 수능을 치를 현 고 1, 2학생들은 이를 남다르게 받아들여야 한다.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로 실시되니까 1등급 받기가 쉬울 것’이라고 생각해 영어 학습을 안일하게 했다가는 큰 코 다칠 수도 있다. 만에 하나라도 영어에서 1등급을 놓칠 경우 대입은 결국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으므로 ‘무조건’ 1등급을 받는다는 생각을 갖고 영어 학습에 임해야 한다. 

 

 

○ 정시로 ‘in 서울’하는 수험생들, 대부분 영어 1등급!

영어에서 1등급을 놓칠 경우 대입은 결국 실패로 돌아간다? 무슨 말일까? 

 

전국의 수많은 수험생들의 목표는 소위 ‘in 서울(인서울)’ 대학이다. 수능에서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는 2018학년도 입시를 통해 인서울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영어 1등급을 받아야 한다. △고려대 △경희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서울의 주요 11개 대학의 2018학년도 모집인원을 합산하면 약 3만6000명. 

 

만약 올해 수능 영어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된다면 서울 소재 주요 11개 대학 정원보다 7000명가량 더 많은 4만3000여 명이 영어에서 1등급을 받게 된다. 만약 영어가 그보다 쉬웠던 2016년도 9월 모의평가 수준으로 출제되면, 주요 11개 대학의 입학정원보다 4배나 더 많은 13만명의 학생이 영어 1등급을 받게 되는 것. 상위권 대학 지원자 대부분이 1등급을 받는 상황에서 나만 2등급을 받으면? 이는 곧 상위권 대학 진학에 매우 불리해진다는 뜻. 아래의 표를 통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위의 두 표는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이 주요 대학에 2016학년도 정시모집으로 합격한 서울 소재 고교 수험생들의 수능 영어 성적 분포를 조사해 발표한 자료. 

 

표를 살펴보면 인문계열 서울대 합격자들은 모두 영어 90점 이상을 받았다. 연세대, 고려대 합격자 중 영어 90점 이상을 받은 학생의 비율은 94% 이상을 차지하고,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 합격자 중 영어 90점 이상을 받은 학생의 비율도 87%에 달한다. 자연계열도 이와 비슷한 상황.

 

결국 주요 대학에 정시모집으로 합격하려면 수능 영어 90점 이상을 받아 1등급을 받거나 못해도 2등급 이상은 받아야 하는 것. 현재 모의고사 영어영역에서 2등급을 받는 고1, 2 일지라도 1등급을 받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실제 수능에서 영어 난도가 높아지면 1등급 학생들이 대거 2등급으로 하락할 수 있는 것처럼 2등급대의 학생들이 3등급으로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수시 올인해도 수능 영어 반드시 준비해야!

그렇다면 수시에 올인하려는 학생들은 수능 영어 학습에 힘을 빼도 될까? 답은 NO! 수시에서 다른 학생들과 경쟁할 기회를 얻기 위해선 반드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일부 지원자들은 수능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됐기 때문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기 쉬워졌다고 판단하기 쉽다. 정말 그럴까? 수능 영어영역이 절대평가로 전환됨에 따라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변경한 연세대의 예시를 통해 자세히 살펴보자.

 


2017학년도 연세대 인문계열 학교활동우수자전형(학생부종합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3개 등급 합이 6’이었다. 반면 2018학년도 활동우수형(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국어, 수학, 탐구(2개 과목) 중 2개 등급 합4(영어 2등급)’으로 변경되었다. 얼핏 보면 2017학년도 등급 합과 2018학년도의 등급 합이 6으로 같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꼼꼼히 따져보면 2018학년도의 수능 영어 최저학력기준이 강화된 것임을 알 수 있다. 2017학년도의 수능을 치른 학생은 3개의 영역 각가 모두 2등급을 받거나, 1-2-3 등급 혹은 1-1-4 등급을 받으면 등급 합 6을 충족할 수 있었다. 이 경우 영어가 취약한 학생은 영어 4등급을 받아도, 다른 과목에서 등급을 만회해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18학년도에서는 영어를 3등급만 받게 되도,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수 없게 된다. 연세대처럼 영어영역에 대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강화한 대학들도 적지 않다. 결국, 수능 영어에 대한 학습이 미비하면 수시모집 합격 또한 어려워지는 것이다. 


 

○ 70점 미만은 기본부터 차근차근… 상위권은 실수 줄여야! 


모의고사 영어 점수가 70점 이하라고 해서 좌절하기는 이르다. 터를 닦아야 튼튼한 집을 짓는 법. 여름방학을 이용해 어휘·어법과 같은 영어의 기초를 다잡는다면 실제 수능에서 충분히 1등급을 받을 수 있다. 

 

배용준 종로학원 영어 강사는 “영어 성적이 70점 아래로 나온다는 것은 영어 문장 해석 자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면서 “기본적인 어휘 암기로 시작해 수능을 치를 때까지 점차 어휘 난도를 상승시켜 까다로운 영어지문이 나와도 안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의고사 영어에서 1, 2등급이 나오는 학생들은 영어 공부에 손을 떼도 되는 것일까? 끝까지 방심은 금물! 수능 당일에는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른다. 평소와 다른 긴장감에 실수를 할 수 있으며 높은 난도로 문제풀이에 애를 먹을 수도 있다. 특히 90점과 80점의 경계를 오르락내리락 하는 학생들은 한 문제 실수로 등급이 바뀔 수도 있다. 따라서 평소 고난도 문제를 풀며 실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배 강사는 “평소 영어 실력이 출중한 경우라도 언제든 빈칸·문장 채우기와 문단 배열 문제는 틀릴 가능성이 높다”며, “다양한 난이도의 문제를 정확하고 꼼꼼하게 푸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김효정인턴 기자 hj_kim86@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관련기사

언론사 주요뉴스



배너

지금은 토론중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