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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생리대 안전성 논란에… 주부 대상 생리대 만들기 강좌 ‘인기’


“면 생리대 만들기 특강하는 곳이 있나요? 요즘 생리대 문제가 많고 비싸기도 해서요.”

깨끗한나라 릴리안 제품군에서 시작된 생리대 유해성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직접 수작업으로 면 생리대를 만들어 쓰겠다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 일회용 생리대뿐 아니라, 시중에 파는 면 생리대 역시 안심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각종 온라인 육아맘 커뮤니티에선 ‘면 생리대 만들기 재능기부 합니다’, ‘면 생리대 만들기 캠페인’ 등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면 생리대는 기존 일회용 생리대에 함유된 화학물질이 들어 있지 않고 세탁해서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경제적인 효과가 크다는 장점이 있다. 주부들은 재료부터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손수 바느질해 만든 만큼 믿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생리대 파동 이후 면 생리대 만들기 수업을 신청한 주부 조은지(가명·서울 서초구)씨는 “화학 범벅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하기보단, 제가 직접 고른 유기농 원단으로 한땀한땀 바느질해 만들어 쓰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며 “휴대가 쉽지 않고 빨랫감도 늘어 힘들지만, 화학 범벅 생리대로 몸을 혹사하고 매달 생리불순, 생리통 등으로 고생하는 것보단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에 파는 친환경 면 생리대도 안심할 수 없어 직접 만들어 쓰기로 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100% 순면과 유기농 소재가 들어간 제품이라 광고해도 안정성에 의심이 든다는 것. 주부 김미영(가명·서울 노원구)씨는 “외국산 유기농 면 생리대라고 해도 뭔가 찜찜한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요즘 시장을 볼 때 달걀 껍데기에 새겨진 코드를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고 샴푸 하나를 고를 때도 유해 화학물질이 들어 있는지 성분표부터 보게 돼요. 아무리 친환경 면 생리대, 외국산 유기농이라 쓰여 있어도 의심부터 드는 게 사실이에요.”

갓 생리를 시작한 딸을 위해 만들기 시작했다는 주부들도 있다. 중학생 두 딸을 둔 장은주(가명·경기 시흥)씨는 “아이가 초경이 시작한 이후에 늘 생리통을 달고 살았는데, 며칠 전 아이가 사용하는 생리대의 유해성 논란을 듣곤 깜짝 놀랐다”며 “면 생리대가 몸에 좋다는 건 알았지만, 아이가 계속 휴대하고 다녀야 하는 등 불편함이 있어 권하지 않았는데 이번 기회에 엄마가 직접 만든 면 생리대를 사용해보라고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원인으로 ‘케미컬포비아(화학물질 공포증)’를 꼽았다. 최근 ‘살충제 달걀’, ‘유럽산 간염 소시지’, ‘카드뮴 덩어리 핸드폰 케이스’ 등 논란이 불거지면서, 생필품 전반에 대한 불신이 가중됐다는 것.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전엔 인식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이런 사건을 통해 밝혀지니 국민이 신경 쓸 수밖에 없다"며 "기업뿐 아니라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도 소비자들이 잘 믿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있는데 정부가 올바른 정보를 빨리 제공해야 불안을 없애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부작용 논란에 휩싸인 깨끗한나라는 현재 릴리안 생리대의 판매와 유통을 모두 중단하고 전 제품에 대해 환불 조치를 결정했다. 이 같은 방침에도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릴리안 생리대 피해자를 위한 집단소송(손해배상청구) 준비 모임’ 카페가 만들어지는 등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국내 시판 252종(팬티라이너 포함)에 대해 각종 유해 화학물질 전수조사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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